[앵커]
최근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린 한국인 원폭 피해자 위령제에 재외동포청장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정부 대표로 참석해 희생자들을 추모했습니다.
개선된 한일 관계를 반영한 건데, 지난해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일본 총리의 첫 공동 참배를 시작으로 원폭 피해자들의 눈물을 닦아주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신현준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이상덕 재외동포청장이 히로시마 원폭 희생자 위령비에 헌화하고 고개를 숙였습니다.
동포청장이 정부 대표 자격으로 2년 연속 위령제에 참석한 건데, 해빙된 한일 관계를 반영했다는 평가입니다.
그동안 과거사 문제로 껄끄러웠던 한일 관계는 지난해 초 우리 정부가 강제징용 해법을 내놓으면서 변곡점을 맞았습니다.
이어 지난해 5월엔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일본 총리가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에 공동참배하면서 새로운 화해 분위기를 열었습니다.
[윤석열 / 대통령(지난해 5월) : 한국인 원폭 피해자에 대해 추모의 뜻을 전함과 동시에 평화로운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우리 총리님의 용기 있는 행동으로 기억될 것입니다.]
[기시다 후미오 / 일본 총리(지난해 5월) : (한국인 위령비 공동참배는) 양국 관계에서도, 그리고 세계 평화를 더욱더 발전시키는 데에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윤 대통령은 또 약속한 대로 원폭 피해 동포를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을 함께 하며 아픔을 달랬습니다.
이 자리에서 병이 낫길 바라며 종이학을 접다가 숨진 동급생의 이야기를 전하다 눈물을 흘렸던 김화자 할머니.
올해 위령제에는 참석하지 못했지만, YTN과의 인터뷰에서 피해자를 잊지 말고 보듬어 달라는 당부를 남겼습니다.
[김화자 (피폭 당시 4살) / 전 재일한국부인회 히로시마현지부 부회장 : 정말 원폭을 당한 사람에 대한 마음을 알아주신다면 그것은 정말 기쁜 일이지만, 그것은 정말이지 이루어졌으면 좋겠네요. 마음뿐만 아니라, 말뿐만 아니라.]
59년 전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떨어진 원자폭탄으로 인해 숨진 한국인은 5만 명으로 전체 사망자의 20%를 넘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또 원폭 피해 한국인 3명 중 1명은 강제징용으로 일본으로 끌려갔던 사람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상덕/재외동포청장 : 아픔과 고통의 현장에 와서 다시는 우리가 재외동포들의 아픔과 고통을 우리 정부가 외면해서는 안 되겠다는 다짐을 다시 하는 계기가 됐습니다.]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는 오랜 기간 방치되다 1999년에야 공원 안으로 옮겨졌는데, 이제는 한국 피폭자들의 상처를 어루만져주는 상징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YTN 신현준입니다.
YTN 신현준 (shinhj@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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