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디씨인사이드 우울증 갤러리를 통해 미성년자들에게 접근한 남성들이 성범죄를 저질렀다고 어제(12일) 전해 드렸습니다. 저희가 추가로 취재해 봤더니 이들의 반복되는 범행에도 피해자들은 경찰에 신고는 물론 가족에게조차 제대로 알릴 수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무슨 이유가 있었던 건지, 김보미 기자가 취재한 내용 먼저 보시겠습니다.
<기자>
지난해 말부터 우울증 갤러리를 통해 알게 된 20대 남성에게 수차례 성범죄와 폭행을 당했다고 증언하는 피해자.
[B 양 (14세) : 술 마시고 와서 갑자기 대라 하고 막 때렸는데 '내가 사랑해서 때리는 거다 안 맞을 거냐']
그럼에도 이런 사실을 주변에 알릴 수 없었다고 말합니다.
[B 양 (14세) : '내가 뭘 가지고 있는지 아느냐' 해서 제가 '너 설마 영상 가지고 협박하는 거냐' 이런 식으로 말하니까 '똑똑하네?' 이러면서 영상을 유포하겠다는 듯이….]
실제로 언제 찍혔는지도 모르는 사진들이 우울증 갤러리에 올라오는 걸 보면서 혹시라도 더 많은 영상물이 퍼질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입을 닫을 수밖에 없었다고 털어놨습니다.
[B 양 (14세) : 제 영상도 있고 하니까 제가 먼저 꼬리를 내렸어요. 부모님께 알리는 게 저는 너무 무서웠어서….]
또 다른 피해자도 자신의 신상 정보와 사진이 담긴 글이 우울증 갤러리에 올라오고, 다른 남성들까지 가세해 사진을 변형시켜 가며 능욕하는 것을 그저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고 합니다.
[C 양 (15세) : 제가 (갤러리에) 올린 적이 없는 사진이 몇 번 올라온 적이 있어요. 교복 입고 있는 사진이라든가….]
[우울증 갤러리 이용자 : '강증'이라고 해서 강제 인증이라고 하거든요. '10초 뒤에 삭제', '5초 뒤에 삭제' 이런 식으로. 걔네가 원하는 거는 남들한테 보여주기 위해서가 아니라 피해 여성이 불안해하고 초조해하는 걸 원하는 거기 때문에….]
불법 촬영물 유포에 대한 두려움뿐만이 아니었습니다.
피해자들은 고등학생부터 12살 초등학생까지 모두 10대 미성년자들로, 불안정한 가정환경 등으로 인해 우울과 불안 증세를 보이며 의지할 곳이 필요했다는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B 양 (14세) : 솔직히 이게 잘못됐다는 걸 아는 데 걔와의 관계가 너무 좀 중요해서…. '그래 이번만 눈 감고 넘어가자 이번만 넘어가자']
가해자의 폭력과 애원이 반복되면서 서서히 길들어 갔다고 합니다.
[C 양 (15세) : 자기는 너가 신고하거나 자기랑 헤어지면 죽어 버릴 거다. 저한테는 제 탓이라는 듯….]
이렇게 호의로 포장된 관계는 금전적인 착취로도 이어졌습니다.
[B 양 (14세) : '배고픈데 돈이 없다' 제가 좋아했으니까 돈을 몇 번 보내줬어요. 도저히 화가 안 풀리는데 네가 10만 원 보내주면 그나마 나아질 것 같다.]
성범죄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을 어린 피해자들을 심리적으로 지배하며 착취한 '그루밍 범죄'의 전형으로 분석했습니다.
[한송이/성동청소년성상담센터장 : 취약한 아이들을 꼬드기기 쉬운 방법을 아는 거죠. 외로운 아이들이었잖아요. 우울감이 있는 아이들이고. 나는 너무 외로운데 유일하게 누군가 나한테 다가와 준 거죠. 그런데 이 사람이 나를 떠나겠다? 그거 되게 무섭거든요.]
[딱 갑과 을의 관계였던 거 같아요. 너무 힘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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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 내용 취재한 김보미 기자와 얘기해 보겠습니다.
Q. 피해자들은 현재 어떤 상황?
[김보미 기자 : 앞서 보셨듯이 피해자들은 무엇보다 2차 가해를 두려워하는 상태라 인터뷰하는 내내 불안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래서 일부 피해자들은 아예 서면 인터뷰로 대체하기도 했는데요. 저희 취재진은 사진과 영상 자료도 다수 확보했지만, 사용을 일부 자제하면서 최대한 주의를 기울였습니다. 특히 피해자들은 꽤 오랜 고민 끝에 고소를 했는데, 그 후에 고소를 취하하라는 회유성 협박까지 받기도 했습니다.]
Q. '청소년 성 착취' 가해자, 직접 만나 보니
[김보미 기자 : 리포트에서 보셨듯 피해자들이 지목한 가해자들은 여러 명인데, 저희 취재진은 이들 한 명 한 명 찾아가서 직접 해명을 들어봤습니다. 그 내용 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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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미 기자 spring@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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