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신종마약부터 구경조차 어려웠던 마약까지, 사실상 모든 종류의 마약이 빠른 속도로 국내에 유통되고 있는 현실 전해드렸는데요.
취재진을 만난 마약중독자들은 '앞으로가 더 걱정'이라고 입을 모았습니다.
조국현 기자입니다.
◀ 리포트 ▶
17살, 동네 친구들과 함께 손을 댄 필로폰.
이후 말 그대로 '약의 노예'가 된 이 모 씨는 이제 50살이 됐습니다.
[이 모 씨/마약 중독 치료자]
"'조절 망상'이 다 있거든요. '언제든지 내가 마음먹으면 안 할 수 있어. 있으면 하고, 없으면 안 해'라는… 근데 그게 잘못된 거거든요."
교도소만 6번.
처벌도 그와 마약을 갈라놓지 못했습니다.
경남 김해에서 만난 40대 박 모 씨 역시 10년 넘는 세월을 마약에 헌납했습니다.
몸 망가지고 돈 바닥나는 것보다 힘든 건, 소중한 사람들이 곁을 떠나는 현실.
[박 모 씨/마약 중독 치료자]
"내 주위에 남아 있는 사람은 마약하는 사람밖에 없어요. 그게 제 인생에서 제일 힘든…"
그 처음과 끝을 오롯이 맛봤던 중독자들은 마약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요즘 세태가 그래서 더 걱정스럽다고 합니다.
[최 모 씨/마약 중독 치료자]
"시간이 많은 줄 알아요. 기회가 많은 줄 알아요. 30대 돼서 끊으면 되지, 40대 돼서 끊으면 되지… 그게 아니라는 거죠."
10대와 20대 마약 사범 1만 명 시대.
먼저 경험하고 고통 속에 살았던 이들은 예방과 교육, 회복과 치료 등 핵심 마약 대책이 안이하고 미흡해 앞으로가 더 걱정이라고 말합니다.
[이 모 씨/마약 중독 치료자]
"(교육을) 철저하게 받았다고 하면 멈출 수 있는 힘이 생기든, 문제가 생겼을 때 다시 되돌아가는 힘이 생기는데 그렇지 않기 때문에…"
그나마 약을 끊는 최선의 방법으로 꼽히는 건 치료와 재활기관 공동 생활.
[한부식/경남 김해 리본하우스 원장]
"'약만 안 하면 되지' 이렇게 생각하는데 그게 아니거든요. 이런 시설이라도 있으면 가서 좀 여유를 두고 재활을 할 수 있잖아요."
하지만 민간 마약중독재활센터는 운영난과 부정적 시선 등을 견디지 못하고 하나 둘 사라져 이제 전국에 1곳만 남았습니다.
이를 대체할 정부 주도 마약중독재활센터의 경우 공동 생활보다 상담에 치중해약을 끊는 것까지 이끌기에는 한계가 분명합니다.
대책이 현실을 쫓아가지 못하는 사이, 마약은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젊은층을 잠식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조국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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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현 기자(jojo@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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