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세계 최고의 의료시스템이 붕괴되고 있단 우려 속에, 정부가 의대생 2천 명을 더 뽑기로 한 근거를 밝히려는 청문회가 국회에서 열렸습니다.
불과 닷새 만에 대학별 정원 규모를 정했는데, 누가 몇 명이서 정했는지도 온통 알 수 없어서 의혹이 집중됐지만 회의 기록마저 파쇄했다는 답변이 나오면서 현장이 술렁였습니다.
송서영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의대 '2천 명' 증원이 결정된 뒤인 지난 3월 20일, 교육부는 대학별 증원분 배정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전문가들로 구성된 '배정심사위원회'가 고작 닷새간 세 차례 회의를 열어 속전속결로 내린 결론이었습니다.
최종 결정이 내려지기 전부터 김영환 충북지사가 '충북대 의대에 2백 명 배정이 예상된다'고 밝힌 데다, 당시 회의에 충청북도의 고위 간부가 참석한 사실까지 드러나 공정성 시비가 가열됐습니다.
[충청북도 간부 (지난 3월)]
"오늘 회의 참석하러 왔는데요. 저는 교육부 직원은 아니에요. 얘기를 하면 안 될 것 같은데요."
오늘 열린 국회 청문회에서도 관심은 '배정심사위원회'에 집중됐습니다.
당시 회의 참석자 수와 명단 등에 비공개 입장을 유지해온 교육부는 배정심사위 회의록도 '작성 의무가 없다'며 의원들의 공개 요구에 맞섰습니다.
[심민철/교육부 인재정책기획관]
"이름을 적거나 회의록을 작성하게 되면 아무래도 발언에 상당히 부담감을 느끼실 수 있어서…"
하지만 오석환 교육부 차관이 회의록을 파기했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가, "회의록이 아닌 참고자료"였다고 말을 바꾸면서 한때 정회가 선언되기도 했습니다.
[김영호/국회 교육위원장 (더불어민주당)]
"회의록 파기 언제 했습니까?"
[오석환/교육부 차관]
"배정위원회가 운영되고 운영 그 기간 중에 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김영호/국회 교육위원장 (더불어민주당)]
"그러니까 회의를 마치고 나서 바로 파기했다는 말씀이세요?"
[오석환/교육부 차관]
"예."
이주호 교육부 장관이 진화에 나섰지만 의원들의 공세는 가라앉지 않았습니다.
[이주호/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그 자료가 사실 지금 워낙 민감한 상황이고 갈등이 지금 최고조에 달해 있기 때문에 혹시라도 그런 자료가 유출돼서 이게 갈등을 더 촉발시킬 수 있지 않나 하는…"
[김영호/국회 교육위원장 (더불어민주당)]
"정부가 정무적인 판단을…해서는 안 되는 발언이시고요. 국회를 신뢰하지 못한다는 말씀이세요."
'의정갈등' 해결의 실마리가 될 내년도 이후 증원과 관련해, 청문회에 출석한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은 "2026년 의대 정원이 이미 결정돼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MBC뉴스 송서영입니다.
영상편집: 이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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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서영 기자(shu@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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