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초대형 허리케인 '헐린'이 미국 남동부를 덮치면서 200명이 넘는 사망자가 나왔죠.
이런 가운데 당시 수해의 참상을 전한 한 소녀의 사진이 퍼지며 많은 사람의 가슴을 먹먹하게 만들었는데요.
사진 속 어린 소녀는 구명조끼를 입고 온몸이 비에 홀딱 젖어있고요.
강아지를 품에 안은 채 서럽게 울고 있습니다.
이 사진들은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확산했는데 조 바이든 정부의 무능력함을 비판하는 이미지로 사용되기도 했습니다.
미국 유타주의 마이크 리 상원의원은 이 사진을 자신의 X에 공유하며 바이든 정부의 재난 대응 능력에 대한 비판을 유도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이 사진, 알고 보니 실제가 아닌 가짜였습니다.
AI가 생성한 딥페이크 이미지였는데 사진을 자세히 보면 부자연스러운 곳을 찾을 수 있습니다.
소녀의 중지와 약지 사이에 손가락 하나가 더 있죠.
소녀가 입고 있는 옷은 물론이고, 타고 있는 보트 종류도 같지 않습니다.
또 안고 있는 강아지 털 색깔도 사진마다 다르단 걸 볼 수 있습니다.
이 사진이 가짜로 드러나자 포브스는 재난 상황에서의 조작된 이미지는 대중의 신뢰를 해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재난 피해 현장에선 가짜와 진짜 위기를 구별하기 어려워 구호 활동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는 겁니다.
그리고 미국 연방 재난관리청도 이렇게 가짜 정보들이 무분별하게 확산하자 신뢰할 수 있는 출처의 공식 정보만을 공유해달라고 당부하기도 했습니다.
이용자들도 SNS상에서 정보를 볼 때 특히 주의해야 하겠지만요.
한편으론 재난 현장을 대상으로도 가짜 사진이 만들어진다는 사실이 조금은 씁쓸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YTN 유다원 (dawon0819@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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