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당시 행적 자체가 내란죄와 직접 연결될 수 있습니다. 법조팀 연지환 기자와 따져보겠습니다.
연 기자, 이제 본격 수사가 시작될 텐데 계엄 당시 윤 대통령이 어떤 지시를 했는지, 동선은 어땠는지, 하나하나 확인을 해야겠죠?
[기자]
맞습니다. 저희가 시간에 따라 비상계엄 당시 윤 대통령의 움직임을 정리해 봤습니다.
우선, 지난 3일 저녁 8시22분쯤 국정원 1차장에게 전화를 걸어 "한두 시간 뒤에 중요한 일이 있으니, 대기하라" 이런 말을 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비상계엄을 선포하기 두 시간 전부터 대기하라는 지시를 직접 내린 겁니다.
이어 밤 9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이어 10시 23분에 비상계엄을 선포했지요.
그리고 30분 만에 국정원 1차장에 다시 전화를 걸었습니다.
이 통화 내용이 내란죄의 핵심 단서가 될 수 있습니다.
국정원 1차장은 대통령이 "봤냐, 이번 기회에 싹 잡아들여라, 정리해라", "국정원에 대공수사권을 줄 테니 방첩사를 지원해라"라고 했다는 겁니다.
[앵커]
대통령이 직접 국정원 1차장에게 지시를 한 건데요. 뒷받침하는 내용들도 있죠?
[기자]
윤 대통령의 말은 그냥 나온 게 아니었습니다.
대통령과 통화 직후, 국정원 1차장은 방첩사령관에게 전화를 겁니다.
"대통령이 도와주라 했다며 뭘 도와주면 좋겠느냐"고 물었고, 통화를 꺼려하던 방첩사령관이 "'대통령 지시가 있었다'고 하자 말을 시작했다"는 게 국정원 1차장의 설명입니다.
방첩사령관은 '국회에 체포조가 나가있다' '소재 파악이 안되는데 검거 지원을 해달라, 위치추적을 해달라'고 말하면서 이재명 민주당 당대표, 우원식 국회의장,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 등의 이름을 불러줬다고 합니다.
'이번에 싹 잡아 들이라'는 윤 대통령의 지시가 방첩사령관과의 통화로 명확하게 확인된 겁니다.
[앵커]
국정원 1차장뿐만 아니라 윤 대통령이 직접 전화를 한 사람이 여러 명이죠?
[기자]
윤 대통령은 3일에서 4일로 넘어가는 자정쯤, 곽종근 특전사령관에게 전화합니다.
707 특수임무단을 거론하며 "어디쯤 이동하고 있느냐" 물었다는 게 곽 사령관의 기억입니다.
자정을 넘은 직후, 군은 국회 경내로 진입했습니다.
그리고 이 때, 정확한 시각은 모르지만 대통령은 수방사령관에도 전화를 합니다.
'상황이 어떠냐'는 대통령 질문에 '복잡하다'고 답하자 '알겠다'고 했다는 게 수방사령관의 기억입니다.
[앵커]
그러니까 윤 대통령이 계엄 상황에서 전화를 여기저기 돌리면서 직접 지휘도 하고 상황도 파악했다고 볼 수 있는 정황들이네요?
[기자]
맞습니다. 4일 새벽 1시 무렵 국회에서 계엄 해제 요구안이 의결된 뒤에도 윤 대통령의 움직임은 계속 이어졌습니다.
대통령은 용산 국방부 내에 있는 합참 지휘통제실을 잠시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대통령은 3시간 가량 지난 오전 4시 27분, 계엄 해제 담화를 발표했습니다.
계엄 해제가 곧바로 이뤄지지 않은 것도 수사가 필요한 대목입니다.
6시간에 걸친 움직임 곳곳에 대통령의 내란죄 단서들이 담겨 있습니다.
연지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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