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총리 공저에는 유령이 출몰한다는 소문이 있습니다. 이 때문인지 공저에서 지내지 않았던 역대 총리들도 있었는데요. 이시바 시게루 총리는 이사를 마치고 첫 밤을 보냈다고 하네요.
일본 총리 관저 바로 옆에 지어진 오래된 건물.
총리가 업무 외 시간에 집처럼 지낼 수 있는 공저입니다.
관저까지 1분 거리에 지내면서 위기 시에 곧장 대응하도록 한 겁니다.
그런데 이곳에서 지냈던 총리들은 많지 않습니다.
항간에는 유령 때문이란 이야기도 나왔습니다.
소문의 시작은 지난 1936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군부에서 공저 건물에서 쿠데타를 일으켰다가 정부군에 유혈 진압되면서 실패로 돌아갔는데요.
이후 군인들의 모습을 보거나 군화 소리를 들었다는 소문이 돌면서 유령이 나오는 집으로 알려졌습니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는 입주 전 신도 승려를 불러 퇴마 의식을 거행하는가 하면,
아베 전 총리는 1차 내각 당시였던 지난 2013년, 유령 출몰설이 사실인지에 대한 공식 질의까지 받았습니다.
아베는 "도시 전설일 뿐"이라고 일축했지만, 1차뿐 아니라 2차 내각 때도 공저에 입주하지 않았습니다.
다시 공저를 사용한 건 아베의 뒤를 이은 기시다 후미오 전 총리입니다.
지난 2023년 기시다가 한밤중에 갑자기 공저에서 나와 인근 호텔에서 숙박한 일이 있었는데요.
이때도 "유령이 나온 게 아니냐"는 추측이 쏟아졌습니다,
그리고 지난 밤, 이시바 시게루 총리도 취임 이후 처음으로 공저에서 밤을 보냈습니다.
과연, 이시바는 유령을 만나게 될까요?
[이시바 시게루 / 일본 총리 (지난해 12월 27일 인터뷰)]
"저는 '유령 Q타로' 세대거든요. 아시나요? 모르나요? 별로 무섭지 않습니다. 실제로 보면 무서울지도 모르겠지만요."
♣유령Q타로: 원제는 'オバケのQ太郎'. 일본의 유명 작품인 '도라에몽'의 작가 후지코 F. 후지오가 후지코 후지오 A와 콤비 시절 함께 그린 만화로 애니메이션으로도 제작돼 일본의 60~70년대 선풍적 인기를 끌었다.
정원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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