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렇게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두 번째 체포 시도가 임박한 가운데 경호처 내부 균열은 더 커진 걸로 보입니다. 경호처 안에서 실제 어떤 목소리들이 나오는지 저희가 상세히 취재했는데요. 대통령실 출입하는 김태영 기자와 짚어보겠습니다.
김 기자, 일단 경호처 전반에 김성호 경호처장 직무대행 등 수뇌부에 대해선 따르지 않겠다는 기류가 분명 있는 거군요?
[기자]
경호처 중간 간부들의 '저항' 그리고 지난주부터 전해드린 것처럼 일선 경호관들의 '반발'이 계속되고 있는데요.
오늘(13일) 한 경호처 직원은 "김성훈 경호처장 직무대행 등 강경파가 코너에 몰린 것 같다"고 내부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강경파 수뇌부가 적법한 체포영장 집행을 저지하는 불법 행위에 자신들을 앞세우고 있다는 불만이 표면상 이유일 겁니다.
그런데 속을 더 들여다보면 이른바 김용현 전 국방장관과의 개인적 인연을 고리삼아 김건희 여사 라인으로 이어지는 이 구도에 대한 반발심이 작용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우리가 무슨 윤석열 사병이냐" 이런 반응까지 나오고 있다고 하는데요.
이러다 보니 '김 여사 라인'으로 꼽히는 현 수뇌부가 먼저 체포돼도 막아주지 말자 사실상 이런 방침까지 세운 걸로 보입니다.
[앵커]
그러면서 이번엔 체포 집행이 될 가능성이 크단 관측이 나오는데 경호처 직원들이 이른바 '소총 가방'이라 불리는 배낭을 메고 있는 모습도 포착됐습니다. 이건 어떻게 봐야 합니까?
[기자]
일선 경호관들은 실제로 부당한 지시엔 불응하려는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고 합니다.
오늘 동아일보를 보면 실제로 경호처 특수팀으로 추정되는 직원들이 가방을 메고 있는데, 이른바 이 '소총 가방'에는 소총과 여분의 탄창 등을 수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한 경호처 관계자는 "직원의 99%는 충돌할 의지가 없다"며 "총기를 들고 다니는 직원들도 삽탄을 안 하고 탄창을 분리해놓고 있다"고 증언했습니다.
게다가 이마저도 논란이 되자 이 같은 가방을 메고 다니라는 지시마저 거둬들인 것으로 전해집니다.
[앵커]
이러다 범법자가 될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크지 않겠습니까?
[기자]
경호처 내부에선 "나중에 누가 지켜주고 책임을 지겠냐" "체포영장 집행을 저지하다 공무원 생활이 끝나면 얼마나 불명예스럽겠냐" 이런 얘기들이 오가고 있다고 합니다.
어제 전해드렸듯이 경호처 게시판엔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이 정당하다'는 취지의 글이 올라오기도 했습니다.
김성훈 대행 지시로 이를 삭제하려다가 반발이 있었고 이 글은 현재 복원된 상태인데 이런 움직임이 더 커질 가능성 있어 보입니다.
[앵커]
윤 대통령의 칩거가 벌써 한 달을 넘겼잖아요. 명분도 없는데 '충성파 수뇌부'가 무리하게 방어 시키면서 피로도 쌓이지 않았겠습니까?
[기자]
평소 실제경호업무와는 거리가 먼 행정직원들까지 동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제 평시 체제의 관저 근무로 돌려놔야 직원들도 좀 살고, 긴장감도 낮출 수 있단 얘기가 나오는데요.
내란 우두머리 등의 혐의로 체포영장이 두 차례나 발부된 윤 대통령을 지키겠다며 2주째 이어지는 이런 비상근무체제에 직원들의 피로감이 극에 달했기 때문입니다.
곧 있을 2차 체포영장 집행에서 이런 경호처 내부 분위기가 실제로 표출될지는 봐야겠지만, 이들 절대 충성파 수뇌부가 체포되고 나면 윤 대통령 체포로 향하는 길이 법과 상식에 따라 갈 가능성이 조금 더 열린 거란 관측이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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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강경파 수뇌부' 체포부터?…경호처 내부선 '막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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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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