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설 연휴 직전 화재로 집을 잃은 구룡마을 주민은 여전히 구청이 제공한 임시숙소에서 지냅니다. 당초 오늘까지던 숙소 제공 기간이 일주일이 연장됐는데, 이 시간이 만료되면 추위와 폭설 속에 어디로 가야할지... 이재민들은 애가 탑니다.
한지은 기자가 만나고 왔습니다.
[리포트]
밤새 내린 폭설로 눈 쌓인 도로 끝. 20일 구룡마을 화재 이재민이 삼삼오오 모였습니다.
주택 60여 채가 있던 자리는 그을린 가재도구만 덩그러니 쌓였습니다.
올 겨울 강추위 예보에 50만원을 들여 장만한 보일러는 한 달만에 시커멓게 타버렸습니다.
김성한 / 구룡마을 이재민
“(물건들이 있을까) 젓가락으로 헤집어 보기도 하고….”
수십 년 추억이 깃든 곳이지만 다시 돌아올 수 있을지 기약도 없는 상황.
구룡마을의 화재 복구가 진행되고 있지 않는 것은 불이 난 직후 연휴에 들어간 데다, 사고 현장이 모두 국유지라 다시 집을 짓는 등의 복구가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지차체가 마련해준 임시 숙소에서 지냈는데, 일주일 뒤엔 나가야 합니다.
구청 측은 임대 주택 거주를 제안했는데 보증금과 월세, 관리비 부담에 망설여지기만 합니다.
유근우 / 구룡마을 이재민
“몇 개월치 가스 요금이, 수도 요금 안 내면 쫓겨내는 거 아냐. 그렇잖아요. 그리 가봐야 내내 또 쫓겨나오니까….”
주민이 원하는 것은 화재 보상과 안정된 주거 마련.
하지만 구청 등 관계기관과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 일주일 뒤 한겨울 강추위 속 어디로 가야할지 막막하기만 합니다.
TV조선 한지은입니다.
한지은 기자(jin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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