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오늘(31일)도 '도시락 있슈' 이도성 기자, '월드클라스' 이용주 캐스터 나왔습니다. 먼저 도시락 보이, 첫 번째 한 번 들어볼까요?
[기자]
< 드디어 해방 >입니다.
어제부터 실내에서도 마스크를 벗을 수 있게 됐습니다.
2년 3개월 만인데요. 여러분은 어떠셨나요?
[앵커]
저는 안경에 김 서림이 없으니까, 좋더라고요.
[기자]
안경이 없는 분들은요?
[앵커]
저는 어색하기도 했고, 얼굴이 추운 느낌이 들었어요.
[캐스터]
저는 어색했던 부분이, 꽤 오래 일했던 사람들이 있는데, 마스크를 벗고 있는 모습을 보니까 너무 낯설어서 황당했어요.
[기자]
물론 계속 쓰고 있는 건 상관없지만 법적으로는 드디어 해방입니다.
마스크 해방 첫날, 시민들은 어땠는지 이야기 한번 들어보시죠.
[임아름/서울 봉천동 : 표정이 보이고 하니까 좀 더 편안해하는 것도 있고요. 평소에는 계속 벗으라고 끌어내리는데 그런 것도 없으니까 외출이 좀 편해졌어요.]
[정용호/서울 신월동 : 훨씬 좋은 것 같아요. 아예 대중교통도 다 해제됐으면 좋겠는데요.]
[김보라/서울 수색동 : 숨을 자유롭게 쉴 수 있으니까 훨씬 개운하고 폐도 더 건강해지는 기분이에요.]
[기자]
제가 다 상쾌하네요. 그런데 아직 좀 어색하긴 한 것 같습니다.
저희 취재진이 대형마트에서 30분 동안 지켜보면서 마스크 쓴 사람들 다 세어봤는데요.
158명 중에서 148명, 90% 이상이 여전히 마스크를 쓰고 있었습니다.
[앵커]
아무래도 습관이 남아있겠죠. 그런데, 모든 곳에서 다 마스크를 벗어도 되는 건 아니잖아요?
[기자]
그렇죠. 의료기관과 약국, 감염취약시설, 대중교통수단에서는 여전히 마스크를 써야 합니다.
다른 곳들은 마스크 착용이 의무에서 권고로 바뀐 거고요.
벗어도 되지만 가능하면 써라 정도의 의미입니다.
헬스장이나 탈의실이라도 병원이나 감염취약시설 안에 있다면 마스크 써야 합니다.
[앵커]
그런데 마스크 벗는 걸 간절해 바랐던 사람들도 있더라고요. 청각장애인들이요. 입 모양을 봐야 의사소통이 편하잖아요.
[기자]
맞습니다. 마스크가 일종의 벽이었던 사람들이죠. 이제는 일상을 되찾았습니다.
다른 사람과 소통할 때는 입 모양을 보고 표정을 관찰해야 하는데요.
마스크로 얼굴의 반을 가려 의사소통이 더욱더 어려웠다고 합니다. 인터뷰 볼까요?
[청각장애인 학생 : 마스크를 끼면 무슨 말인지 몰라서 입 모양이 보이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이현주/한국구화학교 교사 : (투명 마스크는) 목소리가 바깥으로 나가기도 어렵고 김이 서려요. 표정과 손 모양, 분위기 다 종합해 전달하는 게 우리 아이들 소통 방법이거든요.]
[캐스터]
이렇게 보니까 좋아 보이네요. 그런데 마스크를 써서 좋았던 점도 있었잖아요. 입을 가리고 있으니까 표정도 좀 숨기고 싫은 사람 앞에서는 입 모양으로만 욕도 좀 하고 그런 게 있었는데 이제 못 하잖아요.
[기자]
저도 입 모양 많이 했는데요.
이가혁 앵커랑 마스크 쓰고 회의할 때 가끔.
그리고 이가혁 앵커는 저한테 마스크 쓴 게 낫다고 하더라고요.
외모가 저 같은 '마기꾼'들은 마스크를 벗는 게 마냥 달갑지만은 않습니다.
그냥 쓰고 다녀도 되긴 하지만 남들 벗는데 혼자 쓰기도 좀 그렇고요.
마스크를 벗으니 표정 관리가 신경 쓰인다거나 화장을 더 해야 해 불편하다는 의견들도 있었습니다.
[앵커]
어쩐지 이도성 기자가 마스크를 쓰고 저한테 뭔가 말하는 것 같은 때가 있었는데 아무 소리는 들지 않았지만 그랬군요. 다음 도시락으로 빠르게 가볼까요?
[기자]
< 겨울 바다에 뛰어들다 >입니다.
최근 부산에서 일어난 일입니다. 영하의 날씨였는데요. 영상으로 먼저 보시죠.
지난 27일 밤 8시쯤인데요. 부산 광안리해수욕장을 비추는 영상입니다.
한 50대 여성이 바다에 들어가 있는데요. 또 다른 여성이 뒤따라 걸어 들어갑니다.
그런데, 이 모습을 발견한 한 남성이 서둘러 따라갔습니다.
한참을 이야기하는가 싶더니 결국 여성들 데리고 바다를 빠져나왔습니다.
[앵커]
저게 무슨 상황인가요? 엄청 추웠을 텐데요.
[기자]
두 여성은 모녀 사이였습니다. 알고 보니 극단적인 선택을 하려던 상황이었는데요.
수년 전 남편이자 아버지를 떠나보낸 뒤 힘들어했다고 합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부산남부경찰서 소속 고승현 경장이 모녀의 발길을 돌려세웠습니다.
딸을 키우는 아버지의 입장에서 설득했다고 하네요.
10여 분간 대화를 주고받은 뒤 모녀를 무사히 구조했습니다.
[캐스터]
천만다행입니다. 그래도 저분들 여전히 걱정이 되네요.
[기자]
그렇죠. 아무래도 심리상태가 불안한 상황인데요.
경찰은 모녀가 마땅히 의지할 곳이 없다는 점을 고려해 응급입원 조치를 했다고 합니다.
현재 특별한 외상없이 입원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이나 지인이 있을 경우 상담 전화 등을 통해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앵커]
힘든 상황이겠지만 잘 이겨내고 건강히 또 행복하게 사셨으면 좋겠습니다. 다음 도시락 열어주시죠.
[기자]
< 엄마가 된 할머니 >입니다.
친할머니가 손녀를 입양해 딸로 삼은 사연입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한가 싶었는데요.
중국 국적 초등학생 A양은 다섯 살이던 지난 2014년 한국에 들어왔습니다. 할머니와 함께였는데요.
한국에 귀화해 살던 할머니가 A양을 키울 사람이 없다는 소식을 듣고서는 곧바로 중국에 넘어가 A양을 데려온 겁니다.
[캐스터]
키울 사람이 없어요? 아이 엄마랑 아빠는요?
[기자]
아이 부모는 몇 년 동안 연락이 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사업을 하던 아버지는 행방불명이었고 어머니도 가출을 했다고 하네요.
문제는 A양이 부모와 마찬가지로 중국 국적이었다는 겁니다.
그럼 장기체류를 할 수가 없거든요.
결국 한국에 살던 엄마와 연락이 닿아 재외동포 자격으로 머물렀지만 엄마가 재혼해 중국으로 떠나게 되면서 강제출국 위기에 처했습니다.
엄마가 아닌 할머니와 살고 있었지만 법적인 동거인은 엄마였기 때문입니다.
[앵커]
중국으로 가면 함께 살 사람이 없는 거 아녜요? 엄마도 새 가정을 꾸렸다면서요.
[기자]
그래서 할머니가 법원에 입양허가 신청을 했습니다.
친딸로 입양하면 계속 한국에 살 수 있었으니까요.
하지만 지난해 7월 서울가정법원 1심 재판부는 부친의 사명여부가 확인되지 않았고, 할머니가 어머니가 되면 친족관계에 혼란이 생긴다면서 기각했습니다.
입양제도가 국적 취득은 위한 게 아니라는 이유도 덧붙였습니다.
실제로 키우지는 않았지만 어찌 됐든 친모가 살아있으니까요.
[앵커]
그러면 진짜 아이 혼자 중국에 가야 하는 거예요?
[기자]
할머니는 대한법률구조공단의 도움을 받아 다시 한번 법정으로 향했는데요.
지난달 항고심 재판부가 입양을 허가했습니다.
1심 이후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처음으로 조부모의 손자녀 입양이 가능하다는 판단을 내렸는데요. 이 취지를 따른 판결입니다.
할머니가 A양의 실제 보호자 역할을 하며 안정적으로 양육했고 입양이 되지 않으면 돌봐줄 사람이 전혀 없는 중국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점을 판단 이유로 들었습니다.
A양과 친모 역시 입양에 동의했다는 점도 고려했습니다.
이도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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