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국내 한 방송국 자회사 간부가 직원들에게 폭언을 한 혐의로 노동부와 경찰 조사를 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애초에 이를 신고한 피해자 측에게 노동부가 "신고자들도 나중에 가해자가 될 수 있다"는 취지로 말을 했다고 합니다.
최연수 기자입니다.
[기자]
한 방송국 자회사의 디자이너 A씨는 2021년 10월, 간부가 다른 직원에게 자신을 언급하며 욕설을 한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A씨/직장 내 괴롭힘 신고자 : XX들이라는 모욕을 당하고 그걸 우리한테 전해주라고…]
또 다른 직원 B씨는 간부가 자신을 두고 "정신이 온전치 못해 일을 제대로 못 했다"고 말한 사실을 전해 들었습니다.
B씨는 업무 스트레스로 공황장애를 앓고 있었다고 합니다.
[B씨/직장 내 괴롭힘 신고자 : (해당 간부에게) 지병에 대해 알려드리고 비밀을 지켜달라고 약속 받았습니다. (말을 전한) 직원에 대해 '죽여 가서 죽여'라는 (발언도 했습니다.)]
직장 내 성희롱 피해를 입은 또 다른 직원에게는 "공과 사를 구분해야 한다"며, 가해자와 함께 업무하도록 지시했는데, 피해자의 반발로 이뤄지지 않은 일도 있었습니다.
지난해 8월, 직원들은 회사에 직장 내 괴롭힘 신고를 했습니다.
조사를 맡은 외부 업체는 "부적절한 언행이 있었지만, 정신적 고통을 줬다고 보기엔 무리가 있다"는 의견을 냈고, 회사는 무혐의 처분했습니다.
직원들은 이번엔 노동부와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그런데 근로감독관은 신고자들도 나중에 가해자가 될 수 있단 취지의 말을 했다고 합니다.
[A씨와 근로감독관 통화녹취 : 저랑 OOO(신고자들)이 만만치 않은 사람들이라 앞으로 권력 가지게 되면 어떻게 될 것 같냐고 말하셨다고.]
[A씨와 근로감독관 통화녹취 : 아무런 생각 없이 한 건데 그렇게 들으셨다면 유감이고요.]
취재진은 해당 국장의 입장을 듣기 위해 수차례 연락을 취했지만 답을 듣지 못했습니다.
다만 진상 조사 과정에서는 욕설을 한 것은 신고인이 '하극상'을 주도해 울분이 터져서였고, 지병을 언급한 게 아니라 정신없이 바쁜 상황을 의미한 것이었다고 해명했습니다.
또 성희롱 사건인 줄은 몰랐다고 했습니다.
해당 간부는 사의를 표명한 가운데, 방송사 측은 노동청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영상디자인 : 신하림)
최연수 기자 , 김준택, 정재우, 김대호, 김영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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