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최근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이 자신의 별명인 '치타' 관련 기사를 소셜미디어에 올렸죠? 때문에 치타처럼 빠르게 뛸 준비를 마친 게 아니냐? 당대표 출마설에 힘이 실렸었는데요. 결국 오늘(31일) 불출마를 선언했습니다. "아무 의미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면서 "인내하며 때를 기다리겠다"고 밝혔는데요. 관련 내용을 정치 인사이드에서 짚어봅니다.
[기자]
[유승민/전 의원 (BBS '전영신의 아침저널' / 지난 5일) : 저의 출마에 대해서 정말 반반이고, 백지상태에 모든 거 그냥 가능성을 열어놓고 고민하고 있고. 2월 초에 (후보) 등록을 하니까요. 설 연휴까지도 저는 각종 여론도 듣고…]
당권 도전 여부를 놓고 장고에 들어갔던 유승민 전 의원, 결국, 불출마를 선택했습니다. 유 의원은 "아무 의미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하는데요. "오직 민심만 보고, 새로운 길을 개척하겠다"며 "폭정을 막고, 민주공화정을 지키는 소명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밝혔습니다.
민심과 폭정, 민심에서 당대표로 첫손에 꼽혔지만, 윤핵관들에게 손과 발이 잘렸죠? 여론의 비판에 귀를 닫고, 축구 골대를 여 보란 듯이 옮겨세웠습니다.
[유승민/전 의원 (YTN '뉴스라이더' / 지난달 21일) : 제가 만약 1차 투표에서 1위를 하면 2위 한 후보, 이제까지 룰로는 제가 1위 하면 끝나거든요. 3위 이하의 표를 또 다 모아가지고 2위한테 줘가지고 그거를 한번 뒤집어보려고 결선투표제를 만든 거죠.]
[유승민/전 의원 (KBS '사사건건' / 지난달 19일) : 어떤 미사여구로 갖다 붙여도 이번 결정, 당원투표 100%라는 것은, 이것은 대통령 명령에 따라가지고 윤핵관들이 이거는 유승민 하나를 죽이기 위해서 한 폭거다, 그렇게 보는 거죠.]
유 전 의원은 도전정신을 자극한다며 '중꺾마'를 강조하기도 했었는데요.
[유승민/전 의원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지난달 22일) : 저보고 나오지 말라, 유승민 안 된다, 유승민 나와도 뭐 막겠다, 이 메시지임은 분명한데. {그건 분명합니까?} 저는 그건 오히려 제 도전정신을 오히려 자극하는 거고, {오히려 도전정신을 자극한다.} 예…]
도전 정신을 의심하는 목소리도 꽤 있었죠? 결과를 장담할 수 없는 데다, 도와줄 사람도 마땅치 않다는 겁니다.
[전원책/변호사 (KBS '사사건건' / 지난 25일) : 나오지 않을 명분을 지금 나는 찾는 게 아니냐. 당대표 출마해서 또 결선투표까지 못 가고 낙선을 한다면 유 의원이야말로 정말 자기의 정치적 미래를 스스로 파묻어버리는 결과가 됩니다. 안 하죠, 안 나오겠죠.]
[신인규/국민의힘 바로세우기 대표 (BBS '전영신의 아침저널') : 지금 주변에 이렇게 도울 수 있는 참모들이나 이런 분들도 이미 다 결정을 한 상황이라 현실적인 면에서 출마를 결심하기가 저는 조금 어렵지 않은가…]
더욱이 유 전 의원의 정치 스타일상 외로운 '들개'는 못된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김성태/국민의힘 중앙위원회 의장 (KBS '주진우 라이브' / 지난 27일) : 유승민 의원 역시도 그렇게 그런 엄동설한에 버려진 들개처럼 참 처절한 정치를 하신 분은 아니에요. 우리 당원들의 지지율을 뻔히 알면서 자기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의 길을 간다고 그러고 출마할 그런 상황은 아니라고 봅니다.]
유 전 의원, '들개'가 아닌 '치타'로 통합니다. 지지자들 사이에서 '유치타'란 별명으로 불리는데요. 유 전 의원이 최근 치타과 관련된 기사를 공유했죠. 때문에 출마 쪽으로 마음이 기운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습니다. 이 치타, 유 전 의원이 상당히 마음에 들어하는 별칭이라고 하는데요. '엄근진'을 내려놓고, '귀염뽀짝'을 시전하기도 했죠. 정치인 유승민의 변신을 알린 신호탄이기도 했습니다.
[유승민/전 의원 (유튜브 '유승민TV' / 2021년 10월 17일) : 아 이게 치타예요, 표범이에요, 이게? 아니 무늬가 조금 다르잖아. {싸움 잘하게 생겼는데요?} 하여튼 따뜻하니 좋네요. {이걸 이렇게 차시면 되는 겁니다.} 이렇게…]
[이준석/당시 국민의힘 대표 (2021년 9월 17일) : 최근에 유승민 후보께서 본인의 20년 가까운 정치 행보상에 엄중함을 버리시고 헤어스타일 이런 것도 변화를 주시고 거기에 더해서 며칠 전에는 치타 인형을 가지고 방송하시는 걸 보면서 변화가 시작되긴 시작하는구나…]
사실 이 '치타'란 별명엔 슬픈 뒷이야기가 담겨 있는데요. 첫 시작은 '치타'가 아니라 '기타'였습니다.
[유승민/전 의원 (JTBC '썰전 라이브' / 2021년 10월 28일) : 기타 후보 이런 식으로 해서 그런 걸 갖고 누가 제 지지자가 농담 비슷하게 제가 기타 치는 모습을 하면서 기타리스트. {유기타 씨.} 그 이후에 이제 기타가 치타로 지지자들이 바꿔서 치타같이 처음에는 출발은 늦었지만 빨리 달려서 따라잡자, 이런 걸로 지어줬는데 저는 굉장히 고맙게 생각하고 제 캠프에 지금 치타 인형이 잔뜩 있어요.]
민심과 달리, 당원 여론조사에선 한 자릿수 지지대로 밀려난 유 전 의원, 양강과는 큰 차이가 있죠. 치타처럼 따라잡겠다는 의미가 아니냐? 생각해 볼 수 있는 부분입니다. 하지만, 최종 선택은 불출마였죠. 결국, 치타가 쫓아야 할 대상, 당심이 아니라, 민심이라고 생각한 게 아닐까요? 차기 대선을 바라보는 유 전 의원 입장에서 '윤핵관'에 좌우되는 당심, "아무 의미가 없다"고 말입니다.
[장성철/공론센터 소장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지금 윤핵관들은 결사적이거든요, 사생결단이에요. 김기현 의원 당대표 안 되면 자기네들 다 죽는 줄 알아요. 각 당협 별로 한 500명씩 해서 여론조사를 할 겁니다. '50%가 안 넘었네, 이거 당신들 때문에 우리 이거 김기현 의원 당선 안 될 수도 있어. 김기현 안 되면 당신 공천 받을 수 있을 것 같아?']
그래서일까요? 유 전 의원이 못 나온 게 아니라, 안 나온 거란 평가도 나옵니다. 나경원 전 의원과는 케이스가 다르다는 겁니다.
[정봉주/더불어민주당 교육연수원장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 안 나온다하고 못 나온다하고 분명히 다릅니다. 유승민 안 나온다, 나경원 못 나온다. 이번에 전당대회에서 가장 큰 수혜자가 유승민이에요. 당 쪽에서는 이거 힘도 못 써보고 포기한 거 아니냐 했는데, 오히려 정치를 바라보는 사람들은 '저렇게 진흙탕 싸움에서 꼴뚜기처럼 숟가락 꽂는 게 아니라 후퇴할 줄 아는 지혜도 있네' 이런 평가가 새롭게 나오고 있거든요.]
전당대회에 못 나온 나경원 전 의원, 결국은 못난 처지가 될 거란 전망이 많죠. 김기현 의원과 손을 잡을 거란 의견이 지배적입니다.
[김재섭/국민의힘 서울 도봉갑 당협위원장 (CBS '박재홍의 한판승부' / 어제) : 나경원 전 대표가 출마하지 않는 가장 큰 목적은 '나는 반윤 내지 비윤으로 정치를 하지 않겠다'라는 분명한 선언이거든요. 그런데 그 선언을 완성시키는 것이 저는 사실 김기현 대표를 지지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박원석/전 정의당 정책위의장 (CBS '김현정의 뉴스쇼') : 그냥 나경원 의원은 그런 사람이구나. 권력에 빌붙고 그걸 통해서 생명 연장의 꿈을 이루고 본인이 어쨌든 이 본인 앞에 드리워진 난관과 역경에 맞서서 뭔가 의지를 가지고 그거를 돌파한 정치인이 아니구나, 이걸 확인사살하는 거라고 보고…]
윤핵관의 손을 잡고, 정치생명 연장이라? 불출마 선언 당시 메시지가 무색해질 수도 있을 듯싶습니다.
[나경원/전 의원 (지난 25일) : 질서정연한 무기력함보다는, 무질서한 생명력이 필요합니다.]
[성치훈/더불어민주당 정책위 부의장 (CPBC '오창익의 뉴스공감' / 어제) : 본인이 던진 메시지를 모순되는 행동을 하게 되는 거거든요, 김기현 의원의 그 윤핵관의 손을 잡게 되면. 그러면 나경원 전 의원은 정치인으로서의 생명력은 거의 다 끝나게 되는 것이고 선수 한 번 더 추가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는 거 아닌가…]
유 전 의원은 적어도 나 전 의원과는 다른 길을 걸을 듯한데요. 민심만 보고 개척하겠다는 그 길,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겠죠. 더욱이 차기 대선까지는 아직 한참의 시간이 남아있습니다. 치타처럼 빠르게 달음질칠 상황도 아닙니다.
[박성태/앵커 (JTBC '썰전 라이브' / 2021년 10월 28일) : 육식동물 중에서 치타가 좀 약한 편에 속한다는 얘기도 있거든요.]
[유승민/전 의원 (JTBC '썰전 라이브' / 2021년 10월 28일) : 치타가 사자나 호랑이만큼 세지는 않지만 빠르기는 빠르니까. 빠른 거 가지고 그렇죠.]
[이준석/당시 국민의힘 대표 (2021년 9월 17일) : 치타가 진짜 빠른데 치타가 보통 사냥을 하다가 체온조절 기능이 이제 약간 다른 동물보다 부족해가지고 빨리 심장이 뛰어오르고 이래가지고 멀리 못 뛰는 경향성이 있어서…]
[유승민/전 의원 (2021년 9월 17일) : 그래서 아직 안 뛰고…]
'치타의 속도'보다는 '야수의 본능'이 더 필요하지 않을까 싶은데요. 인내하며 때를 기다리겠다는 유 전 의원, 앞으로 행보, 지켜보겠습니다. 오늘의 정치 인사이드, 이렇게 마무리합니다.
[유승민/전 의원 (CBS '박재홍의 한판승부' / 지난달 30일) : 죽다가 살아나니까 이게 사람이 뭔가 영혼이 자유롭고 겁이 없어요. 그래서 제가 좀 그런 정치를 해야 되겠다…]
조익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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