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유난히 따뜻한 봄 날씨가 이어지면서 봄꽃들도 빠르게 찾아왔습니다.
부산에서는 지난 일요일 관측 사상 102년 만에 가장 일찍 벚꽃이 피었고요.
경남 진해의 벚꽃은 이번 주말에 절정에 달한다고 합니다.
올해는 봄꽃들이 일러도 너무 일찍 피고 있는데요.
왜 이렇게 봄꽃이 일찍 피는 건지.
또 이로 인해서 어떤 문제가 우려되는지.
현인아 기자가 전해 드리겠습니다.
◀ 리포트 ▶
부산에서 벚꽃으로 유명한 남천동 거리에 벚꽃이 활짝 폈습니다.
나뭇가지에서 피어오른 새하얀 꽃잎이 바람에 하늘거립니다.
나무 둥치에서도 꽃망울이 터져, 길가는 사람들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올해 부산에서는 관측 사상 가장 일찍 벚꽃이 폈습니다.
벚꽃 개화의 기준이 되는 부산 기상관측소 벚꽃이 지난 일요일 처음 꽃을 피웠습니다.
[박소영/부산 기상관측소]
"1921년부터 관측을 시작해 왔는데 관측한 이후로 가장 빨리 개화가 관측됐습니다."
군항제와 벚꽃 명소로 유명한 진해 여좌천은 어떤지 돌아봤습니다.
지난 화요일 벚꽃이 화사한 자태를 드러내기 시작했습니다.
벚꽃을 배경으로 외국에서 온 관광객들이 기념촬영을 하느라 여념이 없습니다.
이곳 진해 여좌천에도 작년보다 6일 빨리 벚꽃이 도착했습니다.
피는 속도가 빨라서 이번 주말이면 연분홍빛 꽃물결이 가득해질 전망입니다.
일본도 비슷해서, 지난 14일 도쿄는 관측 사상 가장 빨리 벚꽃이 폈습니다.
벚꽃이 만개한 공원에서 사람들이 벚꽃을 즐기고 있습니다.
유례없는 동아시아의 벚꽃 개화 속도는 이례적으로 따뜻한 봄 날씨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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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색이 짙을수록 예년보다 기온이 높은 건데요.
아시아 동쪽부터 유럽까지 대륙 전체가 이상고온으로 달아올랐습니다.
이러다 보니 적산온도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적산온도는식물이 꽃을 피우기 위해 필요로 하는 열량을 뜻하는데요.
일평균기온 5도 이상인 날의 기온을 누적해 산출한 수치입니다.
3월 22일 기준으로 64도를 넘어, 이전 최고기록이었던 2021년 45도를 크게 웃돌고 있습니다.
[예상욱/한양대 해양융합공학과 교수]
"유라시아 지역의 서쪽부터 중앙 지역까지 눈이 평년보다 굉장히 적게 왔어요. 지표면이 흡수하는 태양 복사 에너지가 많아서 유라시아 지역의 지표면 온도 상승에 기여를 하고 있다고 생각이 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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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수목원과 서울대 환경대학원이 지난 10년간 개화 시기를 분석한 자료입니다.
기온이 1도 오를 때마다 진달래와 철쭉의 개화 시기는 6일, 왕벚나무와 개나리, 아까시나무는 4일 빨라졌습니다.
너무 빨리 피는 봄꽃은 꿀벌 등 생태계에 혼란을 가져올 수 있습니다.
야생벌은 땅속에서 겨울을 나는데 땅속은 바깥보다 늦게 데워집니다.
[정철의/안동대 식물의학과 교수]
"야생의 벌들이 출현하는 시기가 꽃 피는 시기와 안 맞을 가능성도 있어요."
개화 시기와 꿀벌 활동 시기가 어긋나면 과실수의 수정에도 악영향을 끼치고, 양봉 농가도 타격을 받습니다.
아까시나무가 남쪽에서 북쪽으로 순차적으로 펴야 차례차례 수확하는데 한꺼번에 피면 수확할 시기가 절반으로 줄어듭니다.
기후변화가 멈추지 않으면, 이번 세기 후반엔 2월에 봄꽃들이 만개할 수 있습니다.
MBC뉴스 현인아입니다.
영상 취재 : 이지호, 독고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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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취재 : 이지호, 독고명
현인아 기자(innah@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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