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혜성 가운데 일반인들에게 가장 많이 알려진 핼리혜성에 대한 기록이 조선시대에도 남아 있었습니다.
영조 35년, 1759년에 작성됐는데 조선시대의 뛰어난 천문학 수준을 보여주는 이 기록을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하기 위한 노력이 시작됐습니다.
김윤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선명하게 밝은 머리와 그 뒤로 뻗은 밝고 긴 꼬리.
지난 1986년 지구 옆을 지나간 핼리혜성의 모습입니다.
이 혜성의 모습은 260여 년 전, 조선시대 기록에서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꼬리가 긴 별 하나가 별자리 사이를 가로지릅니다.
그림 주변에는 상세한 기록이 남았습니다.
혜성의 위치와 북극으로부터 거리는 물론, 꼬리의 길이까지 적혀 있고, 관측에 참여한 5명의 이름도 담겼습니다.
이 별의 정체는 조선 영조 35년인 1759년에 나타난 '핼리혜성'.
영국의 천문학자 핼리가 76년 주기를 예측한 뒤 처음 나타난 핼리혜성을 조선 시대 천문과 기상 관측을 담당했던 관상감이 25일 동안 '성변측후단자'라는 기록으로 남겼습니다.
관상감의 관측보고서는 경종 때부터 영조 때까지 39장이 유일한 원본으로 남아있는데, 핼리혜성의 움직임을 구체적으로 담은 이 기록은 왕실의 공식 기록으로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됐습니다.
[박관규/연세대 학술문화처 차장]
"국가적으로 이렇게 성변(별의 변화)을 기록한 사례가 동서양을 막론하고 없는 상황이고…"
조선 시대 밤하늘에 나타난 핼리 혜성을 비롯해 3건의 혜성 관측 기록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하려는 움직임이 본격적으로 시작됐습니다.
천문연구원 등 천문학계가 내후년 등재 신청을 목표로 힘을 합치고 역사적, 과학적 가치를 널리 알리는 학술대회도 잇따라 열립니다.
[양홍진/한국천문연구원 고천문연구센터장]
"현대 천문학자가 혜성을 관측해서 남기는 기록과 크게 다를 바가 없습니다. 예전에 남긴 관측 기록이라 할지라도 현대 천문학자에게는 매우 소중한 관측 기록으로…"
현재 우리나라의 세계기록유산은 16건.
만약 등재에 성공한다면 우리나라 문헌 가운데는 최초의 과학 분야 세계기록유산이 될 전망입니다.
MBC뉴스 김윤미입니다.
영상취재: 김 훈/대전
MBC 뉴스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전화 02-784-4000
▷ 이메일 mbcjebo@mbc.co.kr
▷ 카카오톡 @mbc제보
영상취재: 김 훈/대전
[저작권자(c) MBC (https://imnews.imbc.com) 무단복제-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