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워치] 중국발전포럼 내일 개막…글로벌기업 CEO 중국 집결
[앵커]
글로벌 기업 총수들이 이번 주말부터 중국에 대거 집결합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래 국경을 걸어 잠가 온 중국이 3년 만에 대외 경제 교류와 협력을 위한 장을 잇따라 마련해 참석을 요청했기 때문인데요.
베이징을 연결해서 자세한 소식 들어보겠습니다.
임광빈 특파원.
[기자]
네, 베이징입니다.
[앵커]
어떤 행사들이 예정돼 있나요?
[기자]
내일부터 사흘간 베이징에서는 중국 국무원 산하 싱크탱크인 발전연구센터가 주최하는 '중국발전고위급포럼'이 열립니다.
지난 2000년 창설 이래 중국의 주요 대외경제교류의 장으로 자리 잡아 온 국제회의입니다.
'경제회복, 기회와 협력'을 주제로 열리는 올해 포럼을 위해 중국은 글로벌 기업에 초청장을 보냈는데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를 비롯해 지멘스와 퀄컴, BMW와 벤츠, 화이자, 아람코 등의 최고 책임자들이 참석할 예정입니다.
이어지는 다음 주 화요일(28일)부터 나흘 동안은 중국 남부 하이난에서 아시아 국가들의 경제 교류와 협력을 위한 논의의 장으로 자리 잡은 '보아오 포럼'도 개최됩니다.
코로나 팬데믹 직전 2019년에는 14개국 정상과 140여 명의 각국 장관급 인사와 60개국 2천여명 이상의 인사들이 참석했는데, 올해도 비슷한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앵커]
이재용 회장의 중국 방문이 반도체 기술을 두고 미국과 중국이 팽팽한 기 싸움을 벌이는 상황에 이뤄진다는 점에서 관심이 클 것 같은데요.
어떻습니까?
[기자]
미국은 현지시간으로 지난 21일 각국 기업들의 중국 내 반도체 공장 생산능력 확장에 제한을 가하는 이른바 반도체법 '가드레일' 규정을 발표했습니다.
미국 반도체법에서 규정한 투자 보조금을 받으면 이후 10년간 중국에서 반도체 생산능력을 5% 이상 확장하지 못하게 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중국 시안과 쑤저우에서는 각각 삼성의 낸드플래시 생산 공장과 반도체 후공정 공장이 돌아가고 있습니다.
이 회장의 중국 방문이 미국의 반도체법 '가드레일' 규정 발표 직후 이뤄진다는 점에서 관련 업계와 중국 당국의 관심이 클 것으로 보입니다.
발전포럼이 열리는 사흘 동안 이재용 회장은 앞서 소개해 드린 글로벌 기업 책임자들과 다양한 소통의 기회를 가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과거 전례에 비춰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 또는 허리펑 부총리 등 시진핑 집권 3기 중국 고위급 인사들과의 교류 기회도 있을 수 있습니다.
이 회장은 어제 오후 이미 베이징에 도착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베이징에서의 구체적인 일정은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앵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중재역'을 자처하는 모습이데요.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난 이후 정상 외교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요?
[기자]
'집권 3기' 첫 정상 외교일정으로 러시아를 국빈방문하고 돌아온 시진핑 주석이 이번에는 중국에서 잇따라 해외 정상들을 만납니다.
모레(26일) 중국에 도착하는 브라질의 룰라 대통령과는 다양한 경제 현안과 함께 우크라이나 사태 해법을 논의할 것으로 보입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을 끝내기 위한 '평화클럽' 창설을 제안했던 룰라 대통령은 시 주석이 주장하는 '평화협상'을 적극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시 주석에게도 자신의 '평화클럽' 구상을 전달할 것으로 관측됩니다.
시 주석은 이어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와도 다음 주 금요일(31일) 정상회담을 할 예정인데, 스페인 총리실은 우크라이나 해법이 정상회담의 주요 의제가 될 것임을 시사했습니다.
스페인은 올 하반기 6개월 단위로 돌아가는 유럽연합 이사회 의장국 자리를 맡게 돼 외교적 영향력이 평소보다 더 큰데요.
산체스 총리는 지난달 키이우를 찾아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무조건적 지지를 약속한 바 있습니다.
러시아의 철군을 요구하지 않는 중국의 중재안을 두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영토 불법 점령을 인정해주는 것이나 다름 없다'는 서방의 비판 속에서 어떤 논의를 이어갈지 주목됩니다.
다음 달부터는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에 이어 유럽연합 EU 집행위원장, EU정상회의 상임의장 등을 잇따라 만날 예정입니다.
그동안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대체로 관망하던 시 주석이 '중재역'을 자처하며 외교적 영향력을 확대하는 모습입니다.
[앵커]
중국의 외교적 영향력 확대를 엿볼 수 있는 또 다른 장면이 있다고요?
[기자]
최근 중남미 국가 온두라스가 사실상 대만과 단교를 선언하고 중국과의 외교 관계를 추진하고 나선 것입니다.
시오마라 카스트로 온두라스 대통령은 지난 15일 트위터를 통해 중국과의 공식 관계를 시작하도록 외교장관에게 지시했다고 썼습니다.
에두아르도 레이나 온두라스 외교장관 이 지시를 이행하기 위해 어제(23일) 중국을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대만에서는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이달 29일부터 과테말라와 벨리즈 방문을 계기로 미국 일정을 소화하는 시점에 맞춰 온두라스가 단교를 공식화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대만의 외교적 고립을 극대화할 목적이라는 겁니다.
온두라스의 단교 선언의 배경은 중국의 '금전 외교'에 있다고 대만 언론들은 분석하고 있습니다.
온두라스가 수력발전소를 짓겠다며 3억 달러를 지원해달라고 대만에 요청했지만, 이를 거절하자 중국과 손을 잡은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하나의 중국' 원칙에 기초해 온두라스를 포함한 세계 각국과 우호·협력 관계를 발전시킬 뜻이 있습니다. 이것이 온두라스의 경제 발전과 국민 복지에 더 큰 기회가 될 것으로 믿습니다."
대만 언론은 온두라스의 단교 선언은 미국의 영향력 감소 때문이라는 분석도 내놓았습니다.
대만과의 수교국 대부분이 미국과의 관계를 염두에 두고 외교 관계를 유지하는 가운데, 미국의 힘이 쇠퇴하면서 중국과의 수교를 택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지금까지 베이징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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