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창 공부하고 꿈을 키워야 할 고3 학생의 안타까운 죽음이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2주 전, 고3 김상연 군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학교 폭력때문입니다.
부모를 여의면 고아라 부르지만, 자식을 잃은 부모를 표현하는 단어는 없습니다.
그 슬픔이 너무 깊어서요.
그 깊고도 어두운 슬픔을 헤치고 부모가 아들의 얼굴과 이름을 공개한 이유는요.
학폭 신고에 학교 측이 좀 더 적극적으로 대응했으면 비극을 막을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한스러운 마음 때문입니다.
아들의 한을 풀기 위해서라도 진상조사를 해주길 바라는 건데요.
가방 속에서 발견된 수첩과 유서에는 1학년 때부터 당해온 괴롭힘들이 빼곡히 적혀 있었습니다.
고향을 비하하고, 성적인 모욕을 하고, SNS를 통해 우스꽝스러운 사진을 올리고.
하나 하나가 예민한 사춘기 시기 청소년에게는 칼날보다 더 아프고 날카로운 흉기였을 겁니다.
아버지는 나이 마흔 넘어서 본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귀여운 막둥이를 잃었습니다.
수첩을 본 부모의 무너지는 마음을 어느 누가 위로할 수 있을까요.
양동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고향을 떠나 충남 천안에서 어머니와 생활하던 고등학교 3학년 김상연 군.
전남 목포에서 일하던 아버지는 지난 11일 김 군이 숨졌다는 청천벽력같은 소식을 들었습니다.
[김복철 / 고 김상연 군 아버지 : 특정 학생들 한 8명 정도가 1학년 때부터 3학년까지 계속 지속적으로 왕따시키고 게이라고 놀리고 욕하고…. 5월 4일에 집사람이 전화해서 학교폭력방지위원회를 열어달라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학교폭력이) 없었다고 묵살하고….]
이에 대해 학교 측은, 교사가 학교 폭력 신고를 받고도 묵살했다는 유가족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항변했습니다.
또, 관련 사안에 대해서도 학교폭력 전담 기구를 구성해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와 별도로 경찰은 김 군이 숨진 경위 파악에 나섰습니다.
[김복철 / 고 김상연 군 아버지 : 가해자 학생들과 직무 유기한 선생님, 지휘 선상에 있었던 분들, 이분들은 합당한 처벌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앵커]
오늘만 지나면 황금 연휴입니다.
하루 정도는 마음껏 놀아볼까, 술 약속 잡으시는 분들도 있으실 텐데요,
술 마신 다음 날 운전해야 한다면 숙취 운전을 조심하셔야겠습니다.
덜 깬 잠, 덜 깬 술이 콜라보를 이루는 순간, 사고는 순식간에 일어나니까요.
하룻밤의 유흥에 인생을 걸지 마십시오.
엄윤주 기자입니다.
[기자]
생애 마지막 날까지 생계를 위해 배달 오토바이를 타다 음주 차량에 죽음을 맞이한 40대 가장.
[음주 운전 피해 유족 : 아버지와 같이 보낸 시간이 많지가 않아요. 제가 어렸을 때부터 일만 하시느라 집을 거의 안 들어오시는 분이었단 말이에요.]
늦은 밤까지 술을 마신 뒤 술이 다 깨지도 않은 채 운전대를 잡는 이른바 '숙취운전'은 이렇게 한 가정을 송두리째 무너뜨렸습니다.
[권성희 / 서울 홍제동 : 인식 자체가 바뀔 정도로 처벌이 강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절대로 있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고….]
[정한빈 / 서울 북가좌동 : 본인만 피해당하는 게 아니라 아무 잘못 없는 사람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는 문제기 때문에 심하면 사망까지 하는 경우도 있고….]
하지만 '숙취운전'에 대해서만큼은 아직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최규호 / 서울 중화동 : 대부분 사람이 술 먹고 다음 날 술이 다 깼다고 생각해서 음주운전을 하는 거로 알고 있습니다. 그거 그렇게 하면 안 돼요.]
실제로 운전자 8명 가운데 1명은 전날 음주 여부와 관계없이 다음 날 운전한다고 답했고, 본인의 몸 상태에 따라 운전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사람도 절반에 달했습니다.
1년 내 음주운전을 한 경험이 있는 운전자를 대상으로 한 결과는 더 심각합니다.
전날 술을 마셔도 상관없이 운전한다고 답한 사람은 전체의 42%.
여전히 숙취운전에 대한 안일한 의식 수준을 보여줍니다.
[주영글 / 변호사 : 아무리 자고 일어난 뒤 숙취운전이라고 하더라도 이것도 엄연히 음주운전으로 처벌되는 범죄이기 때문에 반드시 주의가 필요합니다.]
[앵커]
술 마시면 온갖 나쁜 버릇들이 다 나오나 봐요.
음주운전·숙취운전은 말할 것도 없고요,
아무 죄도 없는 사람에게 단지 그 자리에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행패를 부리는 사람들이 꼭 있습니다.
편의점 앞이에요.
술에 취해 사리분별이 어려웠던 취객 두 명, 70대 어르신들이 행패를 부리고 편의점 주인까지 가위로 찔렀습니다. 특수상해 혐의입니다.
YTN 시청자께서 제보해주신 영상 보시죠.
대전 동구의 한 편의점인데요,
그제(24) 저녁 7시 반쯤 70대 A씨 등 2명이 한 편의점 앞에서 의자를 던지고 업주를 가위로 찌르는 등 행패를 부렸습니다.
이 얼마나 위험한 행동입니까? 피해를 당한 업주가 절뚝절뚝 피하는 모습까지 영상에 담겼는데요,
난동부린 70대 두 명, 현행범으로 체포됐습니다.
이들은 편의점 야외 테이블에서 술에 취해 오랜 시간 엎드려 자고 있었대요.
결국 업주가 깨웠더니 그때부터 이 같은 난동을 부리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경찰은 이들이 술에 취한 탓에 간단한 조사를 마친 뒤에 집으로 돌려보냈고요, 자세한 경위는 추가로 조사할 예정입니다.
[앵커]
추태를 넘어 범죄가 되는 일, 경찰 내부에서도 있었죠.
현직 경찰관이 미성년자와 여러 차례 성관계를 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큰 실망과 함께 공분을 샀습니다.
한두 명의 비위가 아니라는 게 더 실망스러운 포인트입니다.
경찰관 성 비위는 1주일에 한 번꼴로 발생하고 있습니다.
더 심각한 건 징계 기준이 지켜지지 않는다는 거예요.
법을 집행하고 단죄해야 할 집단이 정작 자신들의 범죄에는 너무나 관대한 현실.
있으나마나한 징계라면 국민은 법을 왜 지킵니까?
읍참마속이 삼국지 안에서만 존재하는 고사성어가 아니길 바랍니다.
김다현 기자입니다.
[기자]
현직 순경이 중학생과 여러 차례 성관계하고 성 착취물까지 요구한 혐의로 구속됐습니다.
[미성년자 의제 강간 피의자 : (왜 성 착취물 요구하셨어요?)….]
성범죄와 성희롱, 성매매를 포함해 성 비위로 징계를 받은 경찰은 지난 2018년 48명에서 지난해 79명으로 증가하는 추세.
하지만 경찰 내부의 대처는 오히려 역행하는 모습입니다.
앞서 경찰은 지난 2017년 성폭력을 저지르면 무조건 '해임'이나 '파면'하도록 징계 수위를 높였습니다.
그러다 4년 만에, 부처들의 징계 수위를 맞출 필요가 있다는 정부 방침에 따라 징계 하한을 다시 '정직'으로 내렸습니다.
직원을 무릎에 앉히고 성추행하거나 불법 촬영을 한 경찰관이 정직 처분을 받기도 했는데, 이들은 관련 규칙대로라면 해임됐어야 합니다.
이렇듯 최근 3년 동안, 경찰관 성 비위 사건에서 징계 기준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은 경우는 16건으로 집계됐습니다.
[이윤호 / 고려사이버대 경찰학과 석좌교수 : 징계 기준을 엄격하게 구체적으로 정해서 330여 개 경찰서마다 차이가 있지 않도록 크게 나지 않도록 그런 노력은 얼마든지 경찰청에서 해볼 수 있는 거죠.]
경찰청은 성 비위 특별경보를 발령해 실태를 점검하고, 구체적인 대책 마련을 검토하기로 했습니다.
[앵커]
가수 이선희 씨가 어제(25) 경찰의 소환 조사를 받았습니다.
자신이 설립했던 연예기획사의 자금은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경찰은 지난해 하반기에 이선희 씨의 연예기획사 대표이사로 재직하던 시절 수차례 자금을 횡령했다는 첩보를 입수해 수사를 벌였고요, 어제 이 씨를 불러서 조사했습니다.
이선희 씨는 2013년 연예기획사를 설립한 뒤 지난해 6월까지 대표이사를 지냈습니다.
경찰은 이 씨가 기획사 직원을 허위로 등재하는 방식 등으로 회삿돈을 횡령했다는 혐의를 들여다보고 있는데요,
이 씨는 대표이사로 재직했지만 경영에는 일절 개입하지 않았다면서 횡령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최근 중국의 한한령이 다시 꿈틀대나? 의문을 품게 하는 일들이 있었습니다.
한류스타 정용화 씨의 방송 출연 불발이라든가, 한국의 인터넷 접속을 차단한다든가.
대체 이 행보의 의미는 뭐지? 고민하게 만드는 조치들이 있었지요.
현지의 목소리를 들어보니까요, 과거 사드 보복 때와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는 말도 들립니다.
어떤 의미인지 강정규 기자의 보도 보시고요, 이어서 전문가와 함께 중국의 행보, 분석해보겠습니다.
[기자]
한류 스타 정용화 씨가 베이징의 한 실용 음악 학원에 나타났습니다.
그러나 베이징시 TV 총국이 방송 출연에 제동을 걸면서 빈손으로 돌아가야 했습니다.
최근 네이버 접속 차단과 맞물려 중국 당국이 '한한령'에 재시동을 걸었단 말이 나오는 이윱니다.
하지만, 베이징 외교 소식통들은 일사불란하게 타올랐던 2017년 사드 보복 때와 달리 지금은 견제와 협력의 신호가 엇갈리고 있다고 봅니다.
실제 최근 한국 화장품 수출 재도약을 위한 식약처의 방중 협의가 이뤄졌고,
중국 외교부 아시아 국장도 서울을 찾아 실무 소통 채널 복원의 첫 단추를 뀄습니다.
중국의 마이크론 반도체 제재 국면에서도 수요의 공백을 메우려면 한국 기업의 협조가 필요합니다.
[마오닝 / 중국 외교부 대변인 (지난 22일) : 관련국 정부와 기업이 중국과 함께 다자간 무역 체계를 유지하고 국제 산업 공급망의 안정성을 유지하길 바랍니다.]
중국 관가에서조차 사드 사태 때 지나친 한국 때리기가 결과적으로 국익에 보탬이 되지 못했단 자성론이 들리는 배경입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YTN 안보라 (anbora@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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