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행 : 이광연 앵커, 박석원 앵커
■ 출연 : 이형원 경제부 기자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 시 [YTN 뉴스]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1.4%로 내렸습니다.
그만큼 경제 상황이 좋지 않다는 건데요.
경기 방어를 위해 기준금리는 세 차례 연속 동결했습니다.
한은이 이렇게 결정한 배경과 경기 전망을 짚어보겠습니다.
경제부 이형원 기자 나와 있습니다.
올해 성장률, 지난 2월에 이어 또 하향 조정한 거죠?
[기자]
네, 한국은행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4%로 낮췄습니다.
지난 2월 전망치와 비교하면 0.2%포인트 낮아진 건데요.
이런 하향 조정, 처음이 아닙니다.
지난해부터 벌써 다섯 차례 연속 이뤄지고 있습니다.
지난해 2월만 해도 한은은 올해 성장률을 2.5%로 내다봤습니다.
이후 계속 전망치를 내리면서 1.4%까지 낮아지게 된 겁니다.
[앵커]
성장률 1.4%면, 한국은행이 굉장히 보수적으로 봤다고 할 수 있죠?
[기자]
네, 다른 주요 기관이 내놓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대부분 1.5%였거든요.
한국개발연구원, KDI나 국제통화기금, IMF, 또 아시아개발은행 모두 1.5%로 전망했습니다.
한은이 그만큼 올해 우리 경제 상황을 어둡게 내다보고 있는 겁니다.
실제로 경기는 둔화 흐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소비가 조금씩 살아나면서 내수시장은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수출이 문제입니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 부진이 계속되고 있는 건데요.
애초 중국 경제활동이 재개되면 수출 부진을 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는데, 이런 예상이 빗나간 겁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도 이 부분을 이번 하향 조정 배경으로 언급했습니다.
[이창용 / 한국은행 총재 : 성장률 하향 조정은 IT 경기 회복과 중국 경제활동 재개의 영향 파급이 애초 예상보다 지연되고 있는 데에 대부분 기인합니다.]
[앵커]
그러면 올해 하반기에도 경기 반등이 힘든 건가요?
[기자]
정부와 한국은행은 그동안 '상저하고' 흐름을 강조해왔습니다.
올해 상반기는 힘들지만, 하반기로 갈수록 경기가 나아질 거라고 전망해왔는데요.
한국은행이 이번에 성장률 전망치를 낮추긴 했지만, 이런 전망 자체는 그대로 유지했습니다.
중국 경제활동 재개 효과에 따른 수출 개선이 하반기에는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 겁니다.
다만 회복 속도는 애초 예상보다 완만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이런 전망과 별개로 이창용 총재가 기자간담회에서 개인적인 생각을 밝힌 게 있는데요.
우리나라가 이미 장기 저성장 국면에 와 있다고 언급한 겁니다.
저출산·고령화가 워낙 심해 이미 저성장 구조가 돼 있다며, 재정·통화 같은 단기 정책으로 해결하려는 건 나라가 망가지는 지름길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습니다.
한은 총재가 금융통화 정책을 넘어선 부분에 목소리를 낸 건 굉장히 이례적인 건데요.
그만큼 우리 경제에 대한 우려가 크다는 걸 엿볼 수 있는 대목이었습니다.
[앵커]
그렇게 경제 상황이 녹록지 않다 보니, 한은이 금리를 또 동결했죠?
[기자]
네, 지난 2월과 4월에 이어 세 번째 동결입니다.
기존 3.5% 금리를 그대로 유지하기로 한 건데요.
앞서 말씀드린 대로 우리 경제 상황이 워낙 안 좋다 보니, 경기 침체를 최대한 방어하기 위해 동결 결정을 한 겁니다.
물론 고공행진 했던 물가가 어느 정도 잡힌 부분이 주효했습니다.
소비자물가는 올해 초까지 고공행진 했는데요.
이 상승률이 둔화하면서 지난달에는 3.7%까지 내려왔습니다.
물가 흐름이 한은 예상대로 흘러가면서 금리 인상 부담을 덜 수 있었던 겁니다.
[앵커]
금리 동결이 주는 부담도 있죠?
[기자]
미국과의 금리 차이입니다.
미국이 이번 달 기준금리를 올리면서 1.75%포인트, 역대 최대 격차로 벌어졌는데 이 격차가 그대로 유지된 겁니다.
한은도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는 대목인데요.
더 높은 금리를 좇아 자본이 빠져나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이런 격차에도 현재까지는 다행히 자본 유출 조짐은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물론 앞으로는 장담할 수 없다는 게 문제입니다.
미국이 다음 달 또 한 번 금리를 올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인데요.
동결 전망이 우세하긴 하지만, 연방공개시장위원회, FOMC 위원들 사이에서도 이견이 팽팽해 불확실성이 큰 상황입니다.
[앵커]
이런 점을 고려했겠죠, 한은이 앞으로 금리를 올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고요?
[기자]
이번 3연속 금리 동결로 시장은 이제 인하만 남았다는 분위기인데요.
이런 점을 한은도 모르지 않겠죠.
이 총재도 이 같은 시장 반응을 들었다며, 절대로 못 올린다는 생각은 하지 말라고 당부했습니다.
그러면서 금통위원 6명 모두가 최종 금리를 3.75%까지 올릴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올해 안에 금리 인하를 언급하는 건 시기상조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앵커]
미국과의 금리 격차가 더 벌어지는 데 대한 부담과 함께 국내 물가를 고려한 거죠?
[기자]
네, 한은이 목표로 한 2%대 물가까지는 갈 길이 멀다는 겁니다.
지금 금리를 풀게 되면 물가를 자극할 수 있는 만큼 신중해야 한다고 판단한 건데요.
조금씩 둔화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물가 부담은 여전합니다.
실제로 고물가에 가계 실질소득은 제자리걸음입니다.
물가를 고려한 1분기 실질소득은 1년 전과 비교하면 전혀 늘지 않았습니다.
명목소득, 쉽게 말해 월급은 지난해보다 4.7% 늘었는데, 물가가 그만큼 오르면서 가계의 실질적인 삶은 제자리에 머문 셈입니다.
물론 물가가 한창 오르던 지난해 3·4분기보다는 상황이 나아지긴 했습니다.
당시에는 실질소득이 마이너스를 기록했잖아요.
그나마 물가가 잡히면서 1분기에는 마이너스 신세는 벗어난 겁니다.
한은이 금리를 동결하면서도 물가를 최우선에 두고, 현재의 긴축 기조를 이어간다고 강조한 것도 이런 점을 고려한 건데요.
경기 회복세가 더딘 상황에서 물가라도 잡아야 가계 고충이 덜할 거로 판단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YTN 이형원 (lhw90@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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