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구단 후원 업체에서 뒷돈을 챙긴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기아 타이거즈 김종국 전 감독과 장정석 전 단장이 1심에서 무죄를 받았습니다.
법원은 돈이 오간 건 맞지만 부정한 청탁으로 보긴 어렵다고 봤는데요.
권준수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후원 업체로부터 뒷돈 1억6천만 원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종국 기아 타이거즈 전 감독과 장정석 전 단장.
검찰은 이들에게 징역 4년을 구형했지만, 법원은 모든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김 전 감독과 장 전 단장에게 커피 업체를 운영하는 김 모 씨가 건넨 돈은 구단 팬으로서 선수 격려금을 낸 거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돈을 건넨 김 씨가 이전에도 구단이나 관중들에게 수억 원 상당의 커피 세트 등을 선물로 나누어준 적이 있다는 점을 고려했습니다.
법원은 또 후원인인 김 씨가 김 전 감독을 만나 돈을 지급한 곳이 감독실, 즉 공개된 장소였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부정한 청탁이었다면 여러 사람이 드나드는 곳에서 돈을 건넬 수 없었다는 겁니다.
또 김 씨가 이후에 구단과 계약한 광고료도 통상적인 비용보다 더 많았는데, 더 적은 금액으로 광고를 따낸 것도 아니라며,
오히려 김 전 감독이 시즌이 지난 시점에서 광고를 부탁한 거라고 설명했습니다.
장 전 단장의 경우 FA를 앞두고 있던 박동원 선수의 연봉 협상과 관련해 뒷돈을 요구한 혐의도 추가로 받았는데, 이 또한 무죄가 내려졌습니다.
박 선수에게 연봉을 더 많이 받게 해주겠다며 2억 원을 달라고 한 건 맞지만,
법원은 박 선수가 청탁한 것도 아니고, 장 전 단장의 요구에 박 선수가 동의하거나 합의하지 않았으니 죄가 성립될 수 없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법원은 무죄를 선고하면서도, 피고인 모두 잘한 게 없다며 도덕적으로 지탄받아야 하지만, 유죄로 직결될 수 있는 요소가 없었던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YTN 권준수입니다.
촬영기자 : 온승원
영상편집 : 강은지
디자인 : 박유동
YTN 권준수 (kjs819@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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