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해 문화재나 미술품으로 상속세를 대신 내는 제도가 시작된 이후 처음으로 그림으로 상속세를 낸 사례가 나왔습니다.
개인이 그림으로 상속세를 대신 내겠다고 신청했고 정부가 심의를 거쳐 물납을 허용했습니다.
박순표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지난 2020년 간송 미술관이 경매로 내놓은 보물 불상 2점입니다.
간송 전형필 선생의 장남이 별세하자 후손들이 상속세를 마련하기 위해 보유 중인 불상을 경매에 내놓은 겁니다.
보물이 일반인에게 넘어갈 상황이 되자 국가가 상속세로 문화재나 미술품을 대신 받는 제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이건희 삼성 회장이 남긴 작품을 국가에 기증했을 때도 상속세의 물납을 허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거셌습니다.
결국, 2023년 이후 상속 개시분에 대해 일정 요건을 갖추면 미술품이나 문화재로 상속세를 낼 수 있다는 세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습니다.
제도 시행 이후 처음으로 미술품 4건에 대해 상속세 물납이 허용됐습니다.
올해 1월 서울 서초세무서에 개인이 미술품 10점으로 상속세를 대신 내겠다고 신청했고, 문화체육관광부가 전문가 7명으로 심의위원회를 꾸려 4점에 대해 상속세 물납을 허용했습니다.
[이관표 / 문화체육관광부 문화기반과장 : 프랑스, 영국, 일본 등에서도 이미 물납제를 시행하고 있으며 피카소 박물관, 루브르 박물관 등 세계 유수의 박물관 소장품도 상당수 물납으로 받은 작품들입니다.]
물납이 허용된 미술품은 중국 작가 쩡판즈의 초상 2점과 한국 작가 이만익의 일출도, 전광영의 한지 조각 작품입니다.
학술적, 예술적 가치는 물론 보관 상태, 향후 활용도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됐습니다.
물납이 허용된 작품은 절차를 거쳐 국립현대미술관 등에 보관 전시됩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이번 상속세 물납 허용을 계기로 문화재나 미술품 등으로 상속세를 대신 내는 제도가 활성화되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YTN 박순표입니다.
영상편집:김희정
디자인:이가은
YTN 박순표 (spark@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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