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 8월 7명이 숨지고 12명이 다친 부천 호텔 화재는 관계자들의 허술한 안전 관리로 피해가 더 커졌다는 경찰 수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호텔 직원이 임의로 화재경보기를 끄고, 에어컨 전선과 객실 방화문 등도 평소 부실하게 관리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신귀혜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시뻘건 불길이 치솟고 뿌연 연기가 쉴새 없이 뿜어져 나옵니다.
긴급히 투숙객 구조를 위한 에어 매트로 몸을 던져 탈출합니다.
지난 8월 경기도 부천에 있는 호텔에 불이 나 7명이 숨지고 12명이 다쳤습니다.
화재 40여 일 만에 경찰이 수사 결과를 발표했는데 총체적인 인재로 확인됐습니다.
먼저 불이 난 직후 경보가 울렸지만, 호텔 직원은 되려 경보기를 꺼 인명 피해를 키웠습니다.
직원이 화재를 확인하고 다시 경보기를 켜기까지 걸린 시간은 2분 이상.
사망자 5명이 충분히 대피할 수 있었던 시간이라고 경찰은 보고 있습니다.
[김종민 / 경기남부경찰청 광역수사단장 : 807호에서 에어매트로 뛰어내린 분들하고 802호 두 분은 충분히 8층 골든타임 이전에 비상벨이 정상적으로 작동됐으면 탈출할 수 있었겠다고 보이고…. ]
화재 원인은 평소 부실하게 관리됐던 에어컨의 노후 전선으로 지목됐습니다.
호텔 측은 오래된 전선을 교체하지 않았고, 기존 전선과 연결하는 작업을 절연 테이프로만 허술하게 마감했습니다.
여기서 불꽃이 튀며 불이 난 겁니다.
자동닫힘장치가 없이 열려진 방문은 물론 생수병으로 고정돼 개방돼 있던 방화문을 통해 불길과 연기는 빠른 속도로 번졌습니다.
탈출을 하려 해도 절반이 넘는 객실에는 완강기가 없거나 상태 불량으로 이용할 수 없던 것도 여럿이었습니다.
경찰은 안전 관리 책임을 물어 호텔 소유주와 운영자 등 4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다만 투숙객이 뛰어내리면서 에어 매트가 뒤집혀 2명이 숨진 것에 대해선 명확한 설치 지침이 없었고 구조 상황도 열악했다며 소방 측 책임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김종민 / 경기남부경찰청 광역수사단장 : 807호에서 투숙객들이 뛰어내리는 전후 상황이 가장 불길이 셌을 것으로 판단하고…. 매트 펴고 얼마 안 있다 그냥 뛰어내린단 말이죠. 그만큼 다급했던 겁니다.]
다만 경찰은 소방 장비 운용에 문제점이 확인된 만큼, 향후 관계 기관에 개선점을 전달할 예정입니다.
YTN 신귀혜입니다.
영상편집: 신수영
디자인: 백승민
YTN 신귀혜 (shinkh0619@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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