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내각 62년 만에 붕괴…정부 셧다운되나
[앵커]
프랑스 하원이 예산안을 둘러싼 대치 끝에 62년 만에 내각 불신임안을 통과시키며 정국이 소용돌이에 빠졌습니다.
마크롱 대통령은 후임 총리를 신속히 임명할 계획이지만 혼란이 거듭될 경우 비상 권한을 발동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윤석이 기자입니다.
[기자]
프랑스 하원이 내년도 예산안 처리를 둘러싼 갈등 끝에 미셸 바르니에 내각에 대한 불신임안을 통과시켰습니다.
"투표 결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불신임안 채택에 필요한 과반수는 288표. 채택 찬성 331표."
프랑스 내각이 하원의 불신임 가결로 붕괴된 것은 1962년 조르주 퐁피두 정부 이후 62년 만입니다.
지난 9월 5일 취임한 바르니에 총리는 프랑스 제5공화국 역사상 최단명 총리로 기록됐습니다.
"이 임무가 곧 끝날 때, 저는 프랑스에 품위 있게 봉사한 것이 저에게는 영광으로 남을 것이라고 말씀드립니다."
앞서 바르니에 정부는 국가 재정 적자를 줄이기 위해 공공지출 감축과 증세를 골자로 한 예산안을 제출했습니다.
하지만 야당은 거세게 반대했고, 이에 정부가 하원 표결 없이 법안을 처리하는 헌법 권한을 발동하겠다고 밝히자 야권은 좌파와 극우 등 이념 차이를 넘어 불신임에 찬성표를 던졌습니다.
"저는 에마뉘엘 마크롱의 사임을 요구하는 것이 아닙니다. 저는 유권자에 대한 존중, 정치 세력에 대한 존중, 선거에 대한 존중의 길을 취하지 않는다면…."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오는 7일로 예정된 노트르담 대성당 재개관 기념식 이전에 후임 총리를 인선한다는 계획입니다.
하지만 진통 끝에 선출된 바르니에 총리가 약 3개월 만에 물러난 상황에서 적임자를 찾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새 총리가 임명되더라도 예산안이 올해 처리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관측입니다.
예산 처리 지연으로 정부 운영이 마비되는 '셧다운' 위기가 현실화할 경우 마크롱 대통령은 헌법 16조에 규정된 비상 권한을 발동해 예산을 처리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다만 비상 권한 발동을 위해서는 헌법위원회, 상·하원 의장과 협의를 거쳐야 하는 등 요건이 까다롭고, 정치적 후폭풍도 감내해야 한다는 부담이 적지 않습니다.
연합뉴스TV 윤석이입니다. (seokyee@yna.co.kr)
#프랑스 #내각_붕괴 #마크롱 #우파
연합뉴스TV 기사문의 및 제보 : 카톡/라인 jebo23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TV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