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 기회에 잡아들여 싹 다 정리해라'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직후에 국가정보원 1차장에게 직접 전화해 했다는 말입니다. 이후 방첩사를 통해 넘어온 '정리 명단'에는 우원식 국회의장, 이재명 민주당 대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포함돼 있었습니다. 계엄 명령으로도 할 수 없는 초헌법적 내란 지휘를 대통령이 직접 한 셈입니다.
먼저 구혜진 기자입니다.
[기자]
홍장원 국정원 1차장이 윤석열 대통령과 통화를 했다고 주장하는 시간은 비상계엄 발표 직후인 10시 53분입니다.
홍 차장이 국회 정보위에 증언한 내용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홍 차장에게 '잡아들이라'는 지시를 내렸습니다.
홍 차장이 전화를 받자 윤석열 대통령이 "봤지"라 물었고, "비상계엄을 발표하는 것을 봤다"고 대답하자 윤 대통령이 "이번 기회에 다 잡아들여 싹 다 정리하라"고 말했단 겁니다.
윤 대통령이 계엄 상황을 직접 지휘했다는 겁니다.
이후 홍 차장은 육사 후배이기도 한 여인형 방첩사령관과 전화 통화를 했습니다.
여 사령관이 불러줬다는 체포 대상자 명단엔 이재명 대표와 한동훈 대표 등을 비롯한 여야 유력 인사와 법조계 인사, 선관위 관계자 등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김병기/국회 정보위원회 간사 : 이재명, 우원식, 한동훈, 김민석, 박찬대, 정청래, 조국, 김어준, 김명수 전 대법관, 김민웅… 그리고 권순일 전 선관위원과 또 한 명의 선관위원을 불러주었는데 기억을 못 한답니다.]
이 증언이 사실이라면, 국회의장과 여야 대표, 국회의원들을 체포하란 지시에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적으로 연루됐을 정황이 드러난 겁니다.
홍 차장은 당시 조태용 국정원장에 "한동훈 대표와 이재명 대표를 잡으라 한다"고 보고했지만 계엄에 개입하지 않고 피하는 분위기라 더 이상의 내용은 알리지/ 않았다고 전했습니다.
다만 조태용 국정원장은 "윤석열 대통령으로부터 정치인을 체포하란 지시를 받은 적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영상취재 김영묵 신승규 / 영상편집 류효정 / 영상디자인 강아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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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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