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연합뉴스) 형민우 기자 = 전남 여수에서 보호자 없이 오랜 기간 방치됐던 아동들의 피해 사실은 이웃 주민의 신고로 세상에 알려졌다.
피해 아동 가운데 쌍둥이 남자아이가 태어난 지 2개월 만에 숨져 냉장고에 2년간 있었던 엽기적인 사건도 주민의 신고가 아니었으면 자칫 묻힐 뻔했다.
냉장고 사체 유기·아동 학대…주민 신고로 밝혀졌다 (PG)
[제작 정연주, 최자윤] 일러스트
1일 여수시에 따르면 지난달 6일 오후 동사무소에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
신고한 주민은 "아래층에서 악취가 나고 어린아이가 밥을 먹지 않은 것 같아 밥을 줬다"고 말했다.
이 주민은 나흘 뒤인 10일에도 같은 내용으로 동사무소에 신고했다.
여수시는 10일 피해 아동의 어머니 A(43)씨를 만났으나 문을 열어주지 않아 현장 확인을 하지 못했다.
아동 학대를 의심한 여수시는 12일 아동보호전문기관에 조사를 의뢰했고 13일 가정을 방문했으나 A씨는 집안을 공개하지 않았다.
20일에야 집 내부를 확인한 전남아동보호전문기관은 아동 학대로 판단하고 경찰에 고발했다.
A씨의 아들(7)과 딸(2)은 쓰레기 더미 속에서 오랫동안 방치된 것으로 드러났다.
아동보호기관은 20일 아동들을 A씨와 분리 조치하고 아동쉼터에 보냈지만, 그때까지도 쌍둥이 남자아이의 존재를 알지 못했다.
처음 아동 학대 사실을 신고한 주민은 26일 다시 동사무소에 "쌍둥이 남동생이 있는 것 같다"고 신고했다.
이 주민은 아들에게서 "동생이 둘 있다"는 얘기를 들었으나 동사무소 조사에서 아이가 둘밖에 없는 것을 보고 수상히 여긴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27일 A씨의 집을 수색했으며 냉장고에서 생후 2개월 된 남자아기의 사체를 발견할 수 있었다.
아동 학대 의심 신고를 한 지 20여일 만에 엽기적인 사건이 세상에 드러난 것이다.
여수시는 25일 집안에 쌓인 쓰레기 5t가량을 청소했으나 냉장고에 보관된 아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