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새벽, 강원 강릉시 금학동 전통시장 인근 상가에서 불이 났습니다.
불길이 쉽게 잡히지 않는 상황이었는데요, 이때 한 할머니가 눈물을 흘리며 소방관들에게 다가왔습니다.
[ 문덕기 소방위/강원도소방본부 환동해특수대응단 : 장시간 화재 진압하다 보면 공기 소모량이 많아지거든요. 그 상황에 이제 공기통을 교환하러 갔는데 할머니를 만나게 됐습니다. 할머니가 그 상황에서 이제 좀 애원하듯이 본인에게는 아주 소중하고 중요한 물건이 저 화재 현장 안에 있다. 화재 현장 어디에 있냐 할머니 그러니까 쭉 들어가면 냉장고가 있는데 냉장고 하단 부위에 아주 중요한 물건이 있다는 겁니다. 상황이 사실 그때 너무 좀 위험한 상황이었거든요. 그래서 할머니한테 저희도 해드리고 싶지만 너무 위험한 상황이라서 지금은 들어갈 수 없습니다라고 말씀드렸고요. 최성기 상황이라고 말하는데 불이 거의 최고조에 달했을 상황이기 때문에 거의 불구덩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할머니는 계속 부탁을 하셨거든요. 그런데 상황을 보니까 저희가 안 하면 할머니가 혹시나 돌발 상황으로 뛰어 들어갈 수도 있다는 생각이 문득 들더라고요. (다른) 직원하고도 이제 그런 얘기를 나눴었고 그러면 이제 최대한 좀 안정화되면 종합적으로 판단해서 안정화되면 한번 시도해보자 그런 상황에 좀 불길이 잦아들었고 할머니가 말씀하셨던 부위는 일부 저희가 화재 진압을 해서 위에도 천장도 많이 무너졌지만 진압이 종합적으로 좀 가능할 것 같다는 판단을 세워서 그렇게 좀 도움을 드릴 수 있었던 상황인 것 같습니다. ]
소방관들은 냉장고에서 5만 원권 지폐 다발이 든 검은 비닐봉지 3개를 찾았습니다. 돈을 받은 할머니는 고개를 숙이며 고맙다는 말을 계속 반복했다고 하네요. 70대인 할머니는 그동안 건강식품을 팔며 한 푼 두 푼 모은 돈을 냉장고에 보관해왔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 문덕기 소방위/강원도소방본부 환동해특수대응단 : 좀 부끄럽기는 하지만 모든 소방관들이 아마 저 같은 생각을 했을 거고요. 종합적으로 좀 진입할 수 있겠다. 위험성이 좀 덜해졌기 때문에 그렇게 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 또 저희가 안 했을 경우에 할머니가 직접 들어갈 수 있다는 그런 위험성이 항상 존재했었거든요. 완전히 소방관이 불구덩이에 생각 없이 막 들어간 것처럼, 할머니를 비하하는 이렇게 말도 댓글도 달리고 이런 거 보니까 마음이 아파서... ]
( 기획 : 김도균, 취재 : 전형우, 편집 : 김복형, 화면제공 : 강원소방청, 제작 : D콘텐츠기획부 )
김도균, 전형우 기자(getset@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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