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공능력평가 6위 상장 건설업체인 대우건설이 울산광역시의 주상복합 아파트 시공권을 포기했습니다.
시공권을 반납하는 대신 대출 보증을 섰던 440억 원은 자체 상환했습니다.
최근 미분양이 폭증하면서 거액을 물더라도 현재 사업에서 빠지는 것이 낫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대우건설이 시공사로 선정됐던 사업은 울산 동구에 480가구 규모의 주상복합 아파트를 건설하는 사업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이 사업의 시행사는 토지 매입과 인허가 비용을 위해 증권사와 캐피털 등에서 1,000억 원을 조달했고 대우건설은 여기에 440억 원을 보증했습니다.
사업이 잘 마무리되면 대우건설은 공사비로 1,600억 원을 받기로 돼 있었지만 일단 보증금액 440억 원을 포기하고 시공권을 반납한 겁니다.
최근 부동산 하락세에 따른 미분양 급증 상황을 볼 때 분양 성공 가능성이 적은 만큼 대우건설이 건물을 완공해도 제때 공사비를 받지 못할 위험성이 커졌다고 판단한 겁니다.
지난해 대우건설의 영업이익은 7600억 원.
이번에 포기한 440억은 영업이익의 5.8%에 달하는 금액입니다.
이번 사태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가 있습니다.
지난해 말 레고랜드 사태 여파로 금융시장이 크게 휘청이면서 시장 금리가 폭등해 건설 회사들이 흔들렸습니다.
한마디로 돈줄이 잠시 말라 위기를 맞았다면 이번 상황은 다릅니다.
1군 건설사인 대우건설이 대규모 손해를 감수하고 시공권을 포기하는 건 지금보다 앞으로 벌어질 미분양 상황을 그만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뜻입니다.
이런 손해를 감당할 수 없는 중소건설회사에게는 더 큰 파도가 밀려오고 있다는 경고여서 건설업계가 느낄 위기감은 한층 커질 전망입니다.
고은상 기자(gotostorm@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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