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진을 겪은 우리 교민들은 두려움과 걱정 속에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저희 특파원이 간간히 전화로만 겨우 연결됐던 피해 교민의 집을 찾아가서 당시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이 내용, 곽상은 특파원이 전해왔습니다.
<기자>
지진 피해가 가장 심한 곳 중 하나인 하타이 지역에 사는 교민 오지현 씨의 집을 찾았습니다.
넘어져 부서진 가구 잔해들이 어지럽게 널려 있고, 벽은 여기저기 갈라져 구멍이 숭숭 뚫렸습니다.
[오지현/튀르키예 하타이 거주 교민 : (지진 순간) 여기서 남편 자고, 저 여기서 자고, 아기 여기 있었거든요. 보니까 이게 갈라지고 넘어가는 게 보여요. 비바람 소리 들리면서 같이.]
지진 당시 부부는 갓 돌이 지난 딸을 안고 베란다를 통해 황급히 집을 빠져나왔습니다.
[오지현/튀르키예 하타이 거주 교민 : 이리 와서 빨리 아기 주라고. 넘겨주고, 저는 들어가서 아기 것 필요한 거 챙겨서 바로 나갔어요.]
하지만 근처에 살던 시어머니는 내려앉은 천장과 바닥 사이 비좁은 틈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오지현/튀르키예 하타이 거주 교민 : 관 같은 것도 지금 아무것도 없으니까 그냥 천, 흰 천으로 다 감싸서 묶어서 그냥 (매장했어요.)]
지진으로 파괴된 도시에서 당장은 먹을 것조차 구하기 어렵습니다.
[오지현/튀르키예 하타이 거주 교민 : (문 닫은 가게 중) 그나마 괜찮았던 가게들이 있었거든요. 다 털렸어요. 어쩔 수가 없어요. (사람들이) 살기 위해서.]
삶의 터전이 폐허가 돼버렸지만, 부부는 희망의 끈을 놓지 않습니다.
[오정현 씨 남편 : 우리 모두 지금은 슬픔에 빠져 있지만, 강한 사람들이고 이겨 낼 겁니다.]
긴박한 상황에서 겨우 몸만 빠져나온 지진 피해 지역 교민들은 다른 교민들의 도움으로 피난 생활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지옥 같은 순간을 벗어났지만, 두고 온 이웃들을 돕겠다며 여진의 공포에도 하나 둘 돌아갈 채비를 하고 있습니다.
[김영근/튀르키예 아다나 탈출 교민 : 저희가 이제 20년 돼가는데, 가족 같은 분들인데 너무 아파하고 힘들어하고 머물 데가 없어서 (도우러 돌아갑니다.)]
(영상취재 : 신동환·김시내, 영상편집 : 이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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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상은 기자(2bwithu@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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