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자 ▶
바로간다, 사회팀 송재원 기자입니다.
어제 새벽 화재로 나이지리아 출신 어린 4남매가 비극을 맞은 곳입니다.
멀티탭에서 불이 시작됐다니까, 전기 사용에 서툴렀던 게 화근이었던 걸로 보입니다.
더욱이 30년이 다 된 낡은 건물, 소화기 하나 안 보일 정도로 화재에 큰 취약성을 드러냈죠.
이런 주택들, 이주민들이 많이 사는 이 동네에 한둘이 아니라고 하는데요.
어떻게 전기들을 쓰고 있는지, 화재 대비는 얼마나 취약한지, 바로 가보겠습니다.
◀ 리포트 ▶
나이지리아 4남매가 살던 골목의 다른 다세대 주택입니다.
진입 계단 좌우로 페인트칠이 벗거져 있는, 한 눈에 봐도 낡은 건물이죠.
4층 전체를 꼼꼼히 살펴봤는데, 비치가 의무화 된 소화기 한 대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다른 건물같으면 소화기가 놓였을 자리엔 엉뚱하게도 가스렌지가 버려져 있습니다.
[알렉산드르 장/우즈베키스탄]
"여기는 집이 오래돼서 (소화기는) 아예 애초부터 설치되어 있지 않았고요."
이러니 '불 나면 어쩌나', 이주민들도 무섭긴 합니다.
하지만 형편이 좋은 집으로 옮기자니, 비싼 보증금과 월세에 발목이 잡힙니다.
[알렉산드르 장/우즈베키스탄]
"안전이 그런 장치가 있는 집으로 이사 갈 의향이 있지만‥지금 상황에서는 어렵습니다."
화재 현장 인근의 또 다른 다세대주택에 와봤는데요.
이곳 역시 층마다 비치돼 있어야 할 소화기는 찾아볼 수 없고요.
천장에는 스프링클러도 설치돼 있지 않습니다.
화재 대비 시설이 이렇게 부족한데, 불안하지 않냐고 물어봤습니다.
[아나스타샤/우즈베키스탄]
(소화기나 스프링클러의 중요성에 대해 다른 분들은 좀 인지를 하고 계신지‥)
"아무래도 교육을 받은 게 없다 보니까 잘 모르는 부분 있어요."
동네에서 가끔 눈에 띄는 새 건물들은 사정이 좀 나을까.
불과 2년 된 신축 건물.
소화기와 스프링클러가 규정대로 설치돼 있긴 한데, 정기적인 소방 점검이 잘 안 되는 것 같다는 게 주민들의 걱정입니다.
[인근 주민/우즈베키스탄]
(이 건물에 소방 점검을 나온 적은 있어요?)
"한 번도 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 그런 경험이 없어요."
나이지리아 4남매를 비극으로 몰아간 멀티탭.
낡고 비좁은 집에 여러 사람이 살다보니, 전력 사용에도 과부하가 걸릴 우려가 큰데요.
[공하성/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그 멀티탭에 전류 용량이라든가 이런 것들이 나와 있습니다. 그런데 외국인들은 그 주의사항이 한국말로만 적혀 있으면 전달이 쉽게 잘 안 될 수 있는 것이죠."
가뜩이나 열악한 주거 환경에 화재 대비 정보도 부족한 이주민들, 당국의 관심이 절실해 보입니다.
바로간다, 송재원입니다.
영상취재 : 허원철 한지은 / 영상편집 : 송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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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 허원철 한지은 / 영상편집 : 송지원
송재원 기자(jwon@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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