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시장에 큰 부담인 미분양 주택 수가 지난달에도 소폭 늘어 10년 만에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다 지은 뒤에도 건설사가 떠안고 있는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이 한 달 만에 10% 넘게 늘어 우려가 큽니다.
안상우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서울 강동구의 한 동짜리 아파트.
전체 96세대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43세대가 여전히 미분양 상태입니다.
[인근 부동산 관계자 : 이 동네는 거의 다 완판이 되는데, 지금 시기가 요즘에 좀 안 좋아서, (분양이) 안 되는 것도 있는 걸로 알아요.]
전국에서 미분양 주택이 가장 많은 대구에서는 전체 600세대 가운데 무려 400여 세대가 준공 이후에도 분양 계약을 맺지 못한 단지도 나왔습니다.
준공 이후에도 분양 계약이 안 돼 '악성 미분양'으로 분류되는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한 달 만에 13% 늘어 8천500호를 넘어섰습니다.
2021년 7월 이후 20개월 만에 가장 많습니다.
악성 미분양이 많은 지방을 중심으로 중소·중견 건설사의 줄도산 우려는 커지고 있습니다.
[윤지해/부동산114 수석연구원 : 최초 (분양) 계약자가 발생하지 않으면 준공 시점까지 공사비를 건설사가 납입해야 합니다. (때문에) 준공 후 미분양이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부실화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지난달 전체 미분양 물량은 7만 5천여 호로 전달보다 0.1% 늘어나는 데 그쳤지만, 이것은 분양 물량 자체가 크게 줄었기 때문입니다.
관심을 기울일 것은 급증하는 악성 미분양.
고금리와 경기 침체 우려에 부실 요소가 잠복해 있는 만큼 선제 관리가 필요합니다.
[김준형/명지대학교 부동산학 교수 : 금융권도 그렇고, 사업체도 그렇고, 지금 언제까지 견딜 수 있을까에 대한 판단들을 지금 많이 하는 상황이라서 어느 시점이 지나면 (미분양) 물량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분명히 있습니다.]
시장에서는 미분양 주택의 증가세를 감안하면 오는 5월부터 주택 건설과 자금시장에 위기가 본격화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김승태, 영상편집 : 최혜란)
안상우 기자(asw@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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