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대표팀 평가전 날, 축구협회가 월드컵 16강을 명분 삼아 승부조작으로 제명된 선수들을 사면하겠다고 기습 발표해 비난이 쏟아지고 있는데요. 그러자 협회가 내일(31일) 이 문제를 다시 심의하기로 했습니다. 사실상 '사면 철회' 수순에 들어간 분위기입니다.
이정찬 기자입니다.
<기자>
과거 승부조작 가담자들을 사면하겠다는 축구협회의 어이없는 행태에 팬들도 등을 돌렸습니다.
붉은악마 응원단은 "전면 철회"를 요구하며 "사면을 강행할 경우에는 향후 대표팀 경기 응원을 거부하겠다"는 성명을 냈습니다.
축구협회 앞에서 1인 시위에 나선 한 팬은 월드컵 16강을 명분으로 삼은 데 분노했습니다.
[권대현/대전하나시티즌 팬 : 카타르 월드컵의 결과가 이런 방향일 줄 알았다면 저는 카타르 월드컵을 응원하지 않았을 겁니다. 승부조작이 2011년에 끝난 사건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거센 역풍을 맞은 협회는 사면 발표 이틀 만에 사실상 철회 수순에 들어갔습니다.
협회는 "이번 결의에 대해 많은 우려가 제기되고 있어 내일 오후 임시 이사회를 열고 이 문제를 재심의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는데, 이런 상황에서 사면을 강행할 가능성은 희박합니다.
앞서 협회가 어젯밤 낸 해명 자료도 설득력이 없다는 지적입니다.
정몽규 회장이 협회 공정위원회 규정에 따라 사면권을 행사했다는 건데, '승부조작의 경우, 징계 수위를 결정할 때 감경이 불가능'하도록 하라고 명문화 한, 2020년 10월 대한체육회의 개정안 취지를 전혀 반영하지 않은 겁니다.
다른 경기단체들이 개정안을 반영해 승부조작에 '무관용 원칙'을 지키고 있는 것과 대조적입니다.
또 프로축구연맹이 사면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음에도 불구하고 이사회에서 충분한 토론과 찬반 표결도 없이 의결된 것으로 알려져, 정몽규 회장을 비롯한 협회 집행부가 도대체 왜, 누구를 위해 이런 사면을 강행한 건지, 비판과 의문이 나오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장운석·박승원, 영상편집 : 소지혜, CG : 이준호·김문성)
이정찬 기자(jaycee@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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