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서울시 스물 다섯 개 자치구에는 구의회들이 있죠.
구의회 의장들이 매달 모여서 회의를 여는데요,
이걸 어디서 어떻게 하는지 가봤더니, 회의인지 친목 모임인지, 헷갈릴 정도였습니다.
송서영 기자가 현장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지난 17일, 서울 송파구의 4성급 호텔.
정장 차림의 사람들이 하나 둘, 고급 승용차에서 내립니다.
따라가 봤습니다.
누군가 취재진을 막아 섭니다.
[회의 관계자]
"회의는 비공개라서요. 좋은 행사를 망치는 거니까…"
무슨 행사를 망친다는 걸까.
서울시 25개 자치구 의회 의장들로 구성된 의장협의회가 한 달에 한 번씩 여는 '월례회의'라고 합니다.
[최동철 / 서울시 구의회 의장협의회장]
"(의장들이) 각 지역에 이렇게 대화를 통해서 개선할 점들, 앞으로 나아가야 될 방향들 이런 진보적인 얘기를 많이 하고 있습니다."
회의 장소라는 연회장에서 흘러나오는 음악.
얼마 뒤 현악 연주자들이 빠져 나옵니다.
[회의 관계자]
"예."
"저건 사전에... 모르겠습니다. 그냥 3인조 (현악단) 오셔가지고.."
입구에 늘어선 쇼핑봉투들, 카메라가 비추자 황급히 숨깁니다.
참석한 의장들에게 주는 기념품입니다.
[서울 송파구의회 관계자]
"기념품은 (주최) 자치구별로 달라요."
"이번에는 로션 세트..."
회의에 오면 참여수당도 10만원씩 지급됩니다.
매달 각 구의회가 돌아가면서 행사를 여는데, 이번 달은 송파구 의회 차례였습니다.
호텔 대관료와 식비 등으로 쓴 돈이 줄잡아 500만 원을 넘는다고 합니다.
모두 세금입니다.
[최동철 / 서울시 구의회 의장협의회장]
"지역사회 경제도 살려주고… 그렇게 얘기하면 대화가 안 되고.."
지난달 구로구 의회 주최 회의도 역시 호텔에서 진행됐고, 밥값만 450만 원을 썼습니다.
[서울 구로구의회 관계자]
"저희가 (식사 준비를) 한 170명에서 200명인가. 수행원까지 다 하고 저희 직원들도 다 같이 행사를 하니까, 직원들도 나가서 행사 준비랑 의전 하고 하니까…"
확인 결과 지난해 9월부터 이달까지 열린 여섯 차례 회의 중, 한 번만 빼고 호텔과 웨딩홀에서 열렸습니다.
900만원 넘게 쓰기도 했습니다.
반면 '총 비용 200만 원'으로 비교적 검소했던 적도 있었습니다.
작년 9월 중구 의회가 주최한 회의.
관내 구민회관을 공짜로 빌렸습니다.
회의가 열렸던 구민회관입니다.
보시는 것처럼 수십명이 들어와서 회의할 수 있는 시설이 마련돼 있는데요.
구에서 소유한 시설이라 대관료를 따로 내지 않아도 됩니다."
[서울 OO구의회 관계자]
"전에 열렸던 회의가 좋은 데에서 했다 그러면 (구의회끼리) 비교 대상이 되거든요. 말들도 나오고 그러니까 비슷하게 맞추려고 하는…"
취재가 계속되자 구의회의장협의회 측은 “다음달부터 각 구의 소유 시설 이용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송서영입니다.
영상취재: 한지은 강종수/영상편집: 이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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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서영 기자(shu@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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