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기 사고 원인을 규명할 때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게 바로 '블랙박스'죠.
그런데 해군 소유 헬기 가운데 90%는 블랙박스가 설치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지난달 추락한 링스헬기에도 블랙박스는 없었습니다. 노은지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리포트]
군 당국을 향한 원망 대신 아들의 시신을 찾아준 데 고마움을 나타내 국민들의 가슴을 먹먹하게 했던 링스 헬기 사고 유가족.
재발 방지를 위한 명확한 원인 규명을 당부했습니다.
[김재호 / 고 김경민 소령 아버지]
"철저히 규명해서 앞으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해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지난달 26일 사고 이후 보름이 지났지만 당시 상황이 담긴 디지털음성장치가 분실된데다 블랙박스는 설치조차 돼있지 않아 원인 규명에 애를 먹는 상황.
해군이 보유한 헬기는 사고기와 같은 기종인 링스 헬기를 포함해 47대. 이 중 블랙박스가 장착된 건 최신기종 4대 뿐입니다.
공군 역시 38대 중 9대에만 블랙박스가 달려 있습니다.
음성장치는 파손이나 분실 가능성이 커 충격이나 화재에 강한 블랙박스 장착을 의무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김학용 / 새누리당 의원]
"이런 사고가 재발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안전장치인 블랙박스 설치 의무화가 시급한 실정입니다."
해군 고위 관계자는 채널A와의 통화에서 "20여년 전 헬기를 도입할 당시에는 설치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며 앞으로 장착을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채널A뉴스 노은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