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대통령실이 그동안 폐지됐던 민정수석실을 다시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여권의 총선 참패를 계기로 민심 청취 기능을 강화하겠다는 건데, 과거 논란이 됐던 사정 기능은 최대한 덜어낸다는 방침으로 전해졌습니다.
강희경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총선 이후 대통령실 조직개편 논의가 이어지는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의 회담에서 '민정수석' 화두를 던졌습니다.
국정운영을 하다 보니 민심과 정책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것 같다며, 김대중 정부에서 민정수석을 왜 부활시켰는지 이해가 간다고 언급한 겁니다.
옛 민정수석실은 공직 비리 감시와 사정 총괄, 여론 파악 등을 담당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부터 민정수석실이 사정 기관을 장악해왔다며 폐지 의사를 밝혀왔고, 당선 후 실행에 옮겼습니다.
[윤석열 / 대통령 (22년 8월 17일) : (민정수석실은) 대통령 권력을 헌법과 법 위에 올려놓았단 평가를 받아왔습니다. 저는 민정수석실을 폐지해 사정 컨트롤타워 권한을 포기했습니다.]
그러나 취임 후 2년, '민심 청취' 기능이 어느 때보다 절실해진 상황에서 민정수석실 부활을 검토한다고 윤 대통령이 직접 공식화한 셈입니다.
이에 따라 조직 개편도 조만간 이뤄질 것으로 보입니다.
민정수석실은 무엇보다 국정 기조에 대한 민심 등을 현장에서 파악해 윤 대통령에게 전달하는 역할을 맡을 전망입니다.
현재 비서실장 산하에 있는 법률비서관실과 공직기강비서관실이 옮겨 가고, 민정비서관실이 신설되는 방안 등이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윤 대통령이 직접 폐지했던 자리인 만큼 과거 논란이 된 '사정' 기능은 뺀다는 방침으로, 대안 명칭으로 법률수석실 등도 거론되고 있습니다.
다만 야당에서 사정기관을 통제하려는 의도라며 일찍이 반발하고 있다는 점은 변수입니다.
[박주민 / 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 (지난 16일) : 사정 기관을 강하게, 흔들림 없이 통제하려고 하는 게 아닌가…. 법률수석실이 그런 의도로 만들어진 게 아닌가 강한 의혹을 갖고 있고….]
여당의 총선 참패로 각종 특검법이 줄줄이 예고된 상황에서, '사정기능 강화'라는 의구심을 피하며 실제 민심에 얼마나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을지가 민정수석실 부활의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보입니다.
YTN 강희경입니다.
영상편집: 마영후
디자인: 이원희
YTN 강희경 (kanghk@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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