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병사들이 휴대전화를 쓸 수 있게 되면서, 샤워장에서 동료들을 불법 촬영하거나 규정을 어기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국방부는 휴대전화 사용 시간을 일과 중으로 확대하는 방안까지 검토했지만, 부작용이 많다며 결국 안 하기로 했습니다.
김재현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해 7월 해군 병사 A씨는 휴대전화로 불법 촬영을 한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부대 샤워장에서 동료들이 씻거나 옷을 갈아입는 모습을 찍었는데 최대 70명가량이 피해를 입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군에서 휴대전화 사용과 관련한 규정 위반과 범죄가 잇따르는 가운데 국방부가 병사들의 휴대전화 사용 시간을 늘리지 않고 지금처럼 '일과 후' 사용을 유지하기로 했습니다.
병사들은 평일 오후 6시부터 9시까지, 휴일 오전 8시 반부터 오후 9시까지 쓸 수 있습니다.
지난해 병사 6만여 명을 대상으로 일과 중에도 쓸 수 있게 시범 운영을 해봤는데 부작용이 많았다는 겁니다.
처벌을 강화해도 규정 위반은 1,000여 건으로 전과 비교해 크게 줄지 않았고, 보안 위반, 불법 도박, 디지털 성폭력 사례가 계속 나왔습니다.
[전하규/국방부 대변인 : 세 차례 시범 운영을 거쳐 이번 '병 휴대전화 사용 정책'을 결정하였으며, 군이 본연의 임무 수행에 전념할 수 있도록 정책을 시행해 나가겠습니다.]
병사 휴대전화 사용 확대는 외부 소통을 늘려 고립감을 줄이고 병영 부조리를 개선한다는 효과가 부각돼 왔습니다.
윤석열 정부의 국정 과제에도 들어갔는데, 결국 본격 시행되지는 못하게 됐습니다.
이에 대해 군인권센터는 "취임 전 병사들의 휴대전화 사용에 부정적이던 장관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며 "몇몇 사례를 부각해 대통령 공약을 뒤집었다"고 비판했습니다.
[영상디자인 신재훈]
김재현 기자 , 유규열, 박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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