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오늘(7일)은 가을에 접어든다는 '입추'인데, 푹푹 찌는 더위는 여전합니다. 폭염과 열대야를 온몸으로 버텨야 하는 노숙인들은 쪽방에서도, 거리에서도 편히 쉬지 못하는데요. 몸을 지키기 위해 겨울 패딩을 입기도 합니다.
정인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오후 2시, 체감온도는 35도를 훌쩍 넘겼습니다.
노숙인 한 명이 펄펄 끓는 돌 바닥 위에 상자 하나를 깔고 앉아 있습니다.
털 모자가 달린 겨울용 패딩을 입고 있습니다.
다른 노숙인으로부터 몸을 보호하고, 물건을 보관하기 위해 어쩔 수 없습니다.
[사회복지사 : 땀 많이 나면 이거 식용 포도당 하나 먹으면 조금 낫거든요. 더우니까 너무 더우면 그늘로 좀 가요.]
지자체 지원으로 쪽방을 얻었지만 바깥보다 더 더우니 어쩔 수 없이 다시 거리로 나옵니다.
[노숙인 : 창문도 없어요, 거기 안에는. 공기 썩어가지고 방에 공기도 썩어있어요. (쪽방에는) 낮에 들어가고 (밤에는) 바닥에서 자요, 박스 깔고. 내가 그렇게 해요. 더워서 못 살아.]
그나마 유일한 휴식처는 노숙인 쉼터입니다.
[노숙인 : 여기서 자고. 샤워 시설도 다 잘 돼있잖아요.]
더위가 계속되면서 온열질환을 호소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민규/옹달샘 드롭인센터 관계자 : 따뜻하게 달궈져 있던 돌에 오랜 시간 장기간 노출됐을 때 발생하는 온열 화상 같은 것도, 저온 화상 같은 것도 좀 있어서 저희가 꾸준히 교육을 하고 선생님들께 안내를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먹고 자는 건 길어야 한 두달만 가능해 결국 다시 거리로 나가야 합니다.
[노숙인 : 갈 곳이 없잖아요. 그리고 이제 가장 불편한 점이 씻는 것, 빨래 같은 것, 빨래해서 어떻게 뭐 말려야 되는 입장인데 장소가 없으니까…]
이들에겐 길어지는 폭염이 가혹하기만 합니다.
[취재지원 태수경]
정인아 기자 , 유연경, 정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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