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유난히 덥고 습한 올여름, 휠체어에 의지해야 하는 장애인들 특히 더 힘들다고 합니다. 저희 취재기자가 함께 외출에 나섰는데, 지하철역까지 가는 동안 휠체어 온도가 50도를 넘어설 정도입니다.
심가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자립생활 센터에 왔던 최윤정 씨가 집으로 가야 할 시간입니다.
땡볕에 나서자마자 숨이 턱턱 막힙니다.
출발하기 전 휠체어는 34도인데요.
얼마나 뜨거워지는지 한번 비교해 보겠습니다.
휠체어를 조종해야 해서 양산은 쓸 수 없었습니다.
모자와 팔토시로 피부를 가렸지만, 내리쬐는 햇빛에 화상을 입은 것처럼 따갑습니다.
[최윤정 : 무릎이 너무 뜨거워요. 무릎이랑 머리가.]
등을 대고 있기도 힘듭니다.
[최윤정 : {잠깐 쉬었다가 갈까요?} 등허리가 뜨거워가지고…]
열기 때문에 손이 경직돼 전동 휠체어를 조종하기도 어렵습니다.
머리엔 43도까지 열이 올랐습니다.
30분 정도 걸려 지하철역에 도착했습니다.
휠체어 온도를 재보니, 51도까지 치솟았습니다.
폭염 취약계층들을 위해 곳곳에 만들어진 무더위 쉼터가 있긴 합니다.
휠체어가 올라갈 수 있는 경사로가 없는 곳도 태반이고, 있다고 해도 문이 좁아 들어가지 못하는 곳도 많습니다.
[이경윤 : 무더위 쉼터 같은 경우는 휠체어가 접근하기가 쉽지 않아요.]
이렇게 땡볕에 수십 분을 있다 보면 전동 휠체어가 고장 나지 않는 게 이상할 정도입니다.
[김정선 : (여름엔) 배터리나 모터 쪽으로 과열이 좀 많이 돼요. 오르막길을 올라가다가 멈춰서, 뒤로 좀 밀려서 위험했던 적이 있었거든요.]
장애인 이동 수단 확대 등 근본적인 대책까진 갈 길이 멀다 해도 무더위 쉼터에는 문제없이 들어갈 수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서울시와 일부 자치구는 2,200여 개의 무더위 쉼터 중 휠체어가 못 들어가는 곳이 몇 개인지 파악도 하지 못하고 있고, 진입로 추가 설치 등의 계획도 없다고 밝혔습니다.
[취재지원 권현서]
심가은 기자 , 황현우, 배송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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