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지도부에서 얼마 전 매각된 김대중 전 대통령(DJ) 사저를 사들여 역사 공간으로 조성하자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김 전 대통령의 3남 김홍걸 전 민주당 의원은 상속세 부담을 이유로 사저를 지난달 100억 원에 매각했습니다. 하지만 매입자는 "사저를 되팔 생각이 없다"며 전시관 형태로 리모델링 하겠다는 의향을 전했습니다.
민주당 정청래 의원은 최고위원회의에서 DJ 사저 매각에 각계의 걱정이 크다고 지적했습니다.
"DJ 정신을 계승해야 한다며 국비와 서울시비를 투입해 사저를 문화유산으로 만들자고 제안했습니다.
과거에도 사저 인근을 국비와 시비를 투입해 평화공원으로 조성한 사례도 들었습니다.
[정청래/더불어민주당 의원]
“동교동 사저도 국비와 서울시비, 필요하면 마포구비도 보태서 매입하고, 이 공간을 공공 공간으로 만들어 문화 유산화할 것을 제안합니다. 김대중 대통령은 한국 현대사, 대한민국의 자산이고 그 정신이 대한민국의 공익과 국익에도 맞닿아있는 만큼, 김대중 대통령 사저를 대한민국 공공자산 문화역사의 산실로 만드는 것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당 지도부가 나선 건 DJ 사저 매각을 두고 야권 내 논란이 커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앞서 김대중 전 대통령의 3남 김홍걸 전 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상속세를 이유로 한 사업가에게 사저를 100억원에 매각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DJ 사저는 김 전 대통령이 정치 인생의 대부분을 보낸 곳으로 군사독재 시절 이곳에서 55차례나 가택 연금을 당했습니다.
김대중 정부 청와대에서 일한 전병헌 새로운미래 대표는 지난 5일 "김홍걸 전 의원이 사저를 상속세 부담을 이유로 민간인에게 팔아넘긴 건 국민의 지탄을 받을 만행"이라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민주당을 향해서도 "김대중·노무현 정신 지우기에 나섰다는 의구심을 갖기 충분하다"고 비판해 왔습니다.
[전병헌/새로운미래 대표]
"이재명 후보 방탄에는 전 당력을 쏟는 모습과는 너무도 다릅니다. 동교동 사저를 국가 문화유산으로 지정하고, 지원해줄 것을 다시 한번 공식 요청합니다."
논란이 커지자 민주당에선 김민석 의원이 나서 추미애, 박지원, 정동영 의원과 함께 긴급모임을 갖고 문제를 풀어가겠다고 했습니다.
박지원 의원은 “백방으로 노력했다지만 결과적으로 죄송하다”며 전 재산을 사저 회수에 내놓겠단 뜻도 밝혔습니다.
결국 이재명 전 대표도 사저 문제에 대해 책임감을 갖고 풀어나갈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사업가로 알려진 매입자 A씨는 DJ 사저를 되팔 생각이 없는 걸로 알려졌습니다.
A씨는 언론 인터뷰에서 "지난달 사들인 DJ 자택 1층과 2층 모두 이미 전시관이나 박물관 형태로 유지할 것"이라며
"이미 보존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A씨는 사저 구입 경위에 대해 "김 전 대통령의 삼남인 김홍걸 전 의원과 연이 있었고, 부동산에 매물이 나와 매입한 것뿐"이라며
"김 전 대통령을 존경해 최대한 상업적 목적을 배제하되, 사저는 보존하는 방향을 세웠다"고도 했습니다.
(영상취재:김영묵 / 영상편집: 류효정)
최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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