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기둥 위에 위태롭게 서 있는 염소, 막힌 창문 밖으로 머리를 내밀고 있는 두 마리 코끼리, 다리에 매달린 원숭이들, 그리고 하늘을 향해 울부짖는 늑대.
얼굴없는 예술가 뱅크시가 이번 주 공개한 새로운 벽화들입니다.
지난 5일부터 한 작품씩 나흘 연속으로 런던 시내의 건물 외벽에 등장했습니다.
뱅크시는 SNS를 통해 자신의 작품임을 인증했습니다.
하지만, 의미에 대해선 별다른 설명을 남기지 않았습니다.
최근 뱅크시가 전쟁과 난민 문제 등에 비판적 메시지를 담은 작품을 잇따라 내놨던 터라, 이번 연작 벽화의 의미에도 큰 관심이 쏠렸습니다.
첫날 등장한 염소는 가자 전쟁에 고통받는 팔레스타인인을 상징한 것이다, 동물이 차례로 등장한 건 최근 영국을 혼란에 빠뜨린 극우파들을 조롱한 거라는 등 여러 해석이 나왔습니다.
그런데, 제일 마지막 늑대 그림이 공개 한 시간여 만에 도난당한 걸로 확인됐습니다.
복면 4인조 절도범이 사다리를 이용해 그림이 그려진 위성 안테나를 떼어가 버린 겁니다.
[톰 켈로우/목격자 : 그들은 오른쪽 측면으로 올라갔는데 한 사람은 건물 위에 올라가서 작품을 나머지 세 명에게 넘겨주었고, 그들은 모퉁이까지 달려 작품을 차량에 넣었어요. 그들이 시야에서 사라지기까지 90초 정도 걸렸을 거예요. 효율적으로 일하는 사람들이었어요.]
런던 경찰은 도난 신고를 받고 수사에 나섰지만 아직 범인은 잡지 못했습니다.
뱅크시의 작품은 전시나 경매에서 고가에 거래되고 있어서 벽면이 아닌 시설물에 그려진 작품은 도난 사고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취재 : 김경희, 영상편집 : 김호진, 제작 : 디지털뉴스편집부)
김경희 기자 kyung@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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