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역대 최대 금액인 3천89억 원을 횡령한 BNK경남은행 부장급 직원이 1심에서 징역 35년의 중형을 선고받았습니다.
허위 대출로 돈을 빼돌리며 14년이나 범행을 이어갔는데, 재판부는 이 사건으로 전체 금융시스템의 신뢰가 무너졌다며 강하게 꾸짖었습니다.
구나연 기자입니다.
◀ 리포트 ▶
곳곳에서 돈다발과 골드바가 나옵니다.
김치통에서는 비닐봉지에 넣은 수표가 발견됐습니다.
BNK경남은행 이 모 부장은 빼돌린 회삿돈을 차명으로 사들인 오피스텔 3곳에 이런 식으로 숨겼습니다.
횡령액이 3천억 원이 넘습니다.
금융권 역대 최대 규모입니다.
수법은 허위 대출이었습니다.
가짜 대출 서류에 위조 직인을 찍어 시행사가 요청한 척 대출을 일으키고 이 돈을 빼돌렸습니다.
시행사가 실제로 갚은 돈은 가족과 지인 계좌로 또 빼돌렸습니다.
빼돌린 돈을 또다시 빼돌려 막는 '돌려막기'로 범행을 14년간 이어갔습니다.
법원은 올해 52살인 이 씨에게 징역 35년과 추징금 159억여 원을 선고했습니다.
양형기준상 권고형인 '7년에서 16년6개월'을 훨씬 뛰어넘는 중형입니다.
재판부는 "천문학적인 거액을 횡령하였을 뿐만 아니라 시장경제 질서에 끼친 악영향을 고려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장기간 범행을 반복적으로 저지르고, 차명계좌를 사용하고 부하직원을 동원하는 등 수법과 죄질도 극히 불량하다"고 꾸짖었습니다.
이 씨는 빼돌린 돈으로 부동산도 사고, 주식투자도 하고, 자녀 해외유학비로도 썼습니다.
그러는 사이 경남은행은 실제로 500억 넘는 피해를 봤습니다.
이 씨를 도와 범행한 한국투자증권 전 직원은 징역 10년을 선고받았습니다.
빼돌린 돈을 숨기고 자금세탁을 도운 이 씨의 아내와 친형에게는 앞서 각각 징역 1년 6개월이 선고됐습니다.
MBC뉴스 구나연입니다.
영상편집 : 이정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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