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경찰 박스에 물고기떼가 그려졌고, 동물원 문엔 새를 풀어주는 고릴라가 있습니다. '얼굴 없는 예술가' 뱅크시의 신작, 동물 벽화 내용입니다. 자고 나면 하나씩 나타나는 작품에, 영국 런던이 술렁였습니다.
김주영 기자입니다.
[리포트]
붙잡힌 동물을 자유롭게 풀어주는 고릴라. 런던 동물원의 닫힌 셔터에 깜짝 등장했습니다.
얼굴을 공개하지 않고 활동하는 세계적 예술가, 뱅크시의 '동물 벽화' 연작 9번째 작품입니다.
동물원 관계자
"뱅크시가 런던 동물원을 선택한 것은 정말 영광입니다. 작품도 정말 놀랍습니다."
뱅크시는 지난 5일부터 매일 한 편씩 9편의 벽화를 런던 곳곳에 그리고, SNS를 통해 알렸습니다.
절벽에 위태롭게 서있는 염소를 시작으로, 코를 맞댄 코끼리 두 마리, 다리 그네를 타는 원숭이들이 차례차례 세상에 나왔습니다.
위성 안테나엔 늑대가, 식당 벽면엔 펠리컨이, 광고판엔 고양이가 그려졌고, 경찰 박스는 물고기떼의 수족관으로 변신했습니다.
주차된 자동차 위로는 기어오르는 듯한 코뿔소가 나타났습니다.
시민들은 예상치 못한 즐거움에 들썩였습니다.
제라드 듀크 / 런던 시민
"예술 전시가 문화와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와 연결되는 것을 보는 것은 놀라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거리에 전시된 만큼 훼손 우려도 제기됐습니다. 공개 1시간 만에 도둑 맞거나 페인트 테러를 당하기도 했습니다.
가자지구 전쟁을 비판하는 것이란 정치적 분석부터 환경과 자유를 표현했단 의미 부여까지, 뱅크시의 의도를 두고도 여러 해석이 나왔습니다.
뱅크시 측은 "그림자가 빛을 가리는 시대에 대중을 응원하려는 단순한 메시지를 담았다"고 설명했습니다.
TV조선 김주영입니다.
김주영 기자(chu0@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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