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정치권에선 윤석열 대통령이 계엄령 선포를 시도할 거란 우려가 석 달 전부터 나왔습니다.
정작 그렇게 부인하던 국방장관의 건의로 불가능한 일은 현실이 됐습니다.
신수아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지난 8월 윤석열 대통령이 충암고 1년 선배인 김용현 대통령 경호처장을 국방부 장관에 내정했습니다.
이때부터 야권 일각에선 이른바 '충암고 라인'을 요직에 배치해 비상계엄을 준비한다는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김민석/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8월 21일)]
"차지철 스타일의 야당 입틀막 국방부 장관으로의 갑작스러운 교체와, 대통령의 뜬금없는 반국가 세력 발언으로 이어지는.. 계엄령 준비 작전이라는 것이 저의 근거 있는 확신입니다."
다음 달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도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와의 여야 회담에서, 이 우려를 공개적으로 언급했습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표 (9월 1일)]
"계엄 해제를 국회가 요구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 '국회의원들 계엄 선포와 동시에 체포·구금하겠다' 라는 그런 계획을 꾸몄다는 얘기도…"
과거 1979년 계엄 선포에 빗대어 '서울의봄'팀까지 꾸린 민주당은 계엄 음모 의혹을 거듭 제기했고, 정부는 날조된 유언비어라고 일축했습니다.
[정혜전/대통령실 대변인 (9월 2일)]
"민주당 의원들의 머릿속에는 계엄이 있을지 몰라도 저희 머릿속에는 계엄이 없습니다. 날조된 유언비어를 대한민국 공당의 대표가 생중계로 유포한 사실에 경악을 금치 못합니다."
계엄 음모의 핵심인물로 지목된 김용현 국방부장관도 인사청문회에서 "계엄을 건의할 생각이 없다"고 단언했습니다.
[김용현/국방부장관 (9월 2일)]
"어떤 국민이 과연 이게 용납을 하겠습니까? 그리고 우리 군에도, 따르겠습니까? 저는 안 따를 것 같아요. 솔직히… 그래서 이런 계엄 문제는 지금 시대적으로 좀 안 맞다…"
하지만, 김용현 장관은 석 달 뒤 자신의 말을 정반대로 뒤집고, 직접 윤석열 대통령에게 계엄을 건의했습니다.
"날조된 유언비어"로 "가능성이 없다"던 비상계엄령 선포는, 석 달 만인 초겨울 밤 서울 한복판에 현실로 나타났습니다.
MBC뉴스 신수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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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수아 기자(newsua@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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