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비상계엄 해제를 요구하는 국회 표결에는 여야 의원들이 모두 동참했지만, 여의도에 모인 국민의힘 의원 중 상당수는 본회의장에 없었습니다.
여당 내에선 추경호 원내대표가 비상 의원총회 공지를 여러 번 바꿔 의원들을 당사로 몰아놓고, 일부러 훼방을 놓았다는 비판이 이어지는데요.
당시, 정작 자신은 국회본청에 머물고 있던 추 원내대표는, 한동훈 대표가 단체대화방에서 표결 참석을 호소했는데도 이같이 행동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손하늘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지난 3일 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40분 뒤, 추경호 원내대표가 "비상의원총회를 개최하니 국회로 모여달라"고 공지했습니다.
그런데 불과 10분 뒤, 장소가 국민의힘 중앙당사 3층으로 바뀌었습니다.
당사에 도착한 한동훈 대표는, 비상계엄 해제 요구안 표결에 참여하자며, 도착한 의원들을 모아 추경호 원내대표와 함께 국회로 향했습니다.
[박상수/국민의힘 대변인(MBC '뉴스외전')]
"한 대표께서 '국회로 가자' 해서 그분들과 같이 갈 때 갔습니다. 우리 당 의원도 한 십수 명이 있었고."
오락가락하는 공지에 일부 의원들은 계속 당사로 모여들었는데, 추 원내대표가 "국회로 모여달라"고 공지를 고치면서, 혼선은 일단락되는 듯했습니다.
그런데, 한 대표와 함께 본회의에 참석한 건 친한계 중심의 18명이 전부였습니다.
추 원내대표와 친윤계 의원들이 국회 본청에 와서도 원내대표실에 머물며, 본회의장에 가지 않은 겁니다.
계엄군이 국회 본청 진입에 나선 상황.
추 원내대표는 "국회가 통제돼 비상의총을 중앙당사 3층에서 개최한다"며 공지를 다시 바꿨습니다.
현역 의원이 아니라 단체대화방에선 빠져있던 한동훈 대표가 한 영남권 의원의 휴대전화를 빌렸고, "당대표 한동훈"이라며 "본회의장에 와 달라"고 공지했지만, 추 원내대표는 원내대표실에 머물렀고 당사에서 열린다던 의원총회도 시작되지 않았습니다.
[김종혁/국민의힘 최고위원(어제, CBS '김현정의 뉴스쇼')]
"계속 원내대표한테 오라고, 오시라고…부대표단과 함께 오시라고 전화를 했는데, 연락을 했는데 안 오셨어요. 그러면서 거꾸로 '당사로 다시 가자'고…"
추 원내대표는 여러 의원들, 또 국회의장과 소통하느라 분주했다고 해명했습니다.
하지만 "추 원내대표가 일부러 훼방을 놓았다는 의혹이 나온다", "표결에 참여하고 싶었는데 못 갔다", "남들한테 당사로 가라고 해놓고 국회에 있던 원내대표는 도대체 뭘 한 거냐"는 등 뒷말은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급기야 원내지도부 사퇴론까지 거론되면서, 여당 내 비상계엄 표결 후폭풍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습니다.
MBC뉴스 손하늘입니다.
영상취재: 김해동·이지호 / 영상편집: 조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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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하늘 기자(sonar@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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