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지난 3일 밤 무장한 계엄군이 국회의사당에 난입했던 장면은 여전히 생생한데요.
계엄군의 지휘를 맡았던 계엄사령관이 바로 그 국회 본청에 출석했습니다.
그런데, 국방위에 불려나온 계엄사령관은 황당하게도 자신은 국회 진입을 명령한 적이 없다고 증언했습니다.
그리고 전해드린 대로 자기 이름으로 발표된 계엄사 포고령 내용조차 몰랐다면서, 모든 책임을 자신의 상관, 즉 김용현 전 장관에게 돌렸습니다.
신수아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지난 3일 밤 윤석열 대통령은 비상계엄 선포와 동시에, 계엄사령관으로 박안수 육군참모총장을 임명했습니다.
30분 뒤 박 사령관은 포고령 1호를 발표했고, 곧 국회에 무장한 계엄군이 들이닥쳤습니다.
단 6시간 계엄사령관을 맡았던 박 총장에게, 왜 국회에 계엄군을 보냈냐고 물었습니다.
[추미애/더불어민주당 의원 - 박안수/계엄사령관]
" 목표라는 것은 제가 몰랐습니다. 명령 하달할 기회가 없었습니다."
계엄군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도 점거했는데, 박 총장은 선관위에 병력이 간 사실 자체를 몰랐다고 말했습니다.
사실상 아무 실권이 없었던 셈인데, 심지어 비상계엄 선포는 대통령 담화를 보면서 알았고, 자신의 임명 사실도 김용현 전 장관에게 들었다고 말했습니다.
[박안수/계엄사령관]
"계엄 사실은 갑작스러운 지휘 통제실을 이동하게 되었고 이 때 대통령께서 담화하시는 걸 보고 알았고..."
정치활동과 언론을 광범위하게 통제하는 포고령 1호는, 계엄사령관 명의로 발표됐는데, 정작 자신은 내용을 몰랐다고 말했습니다.
[조국/조국혁신당 의원 - 박안수/계엄사령관]
"순간적이었지만 읽어보고... 동의하는 과정이 제가 정확하게 그 분야 전문성이 없어서... "
"법률검토가 필요하다"고 건의했지만 김 전 장관이 "이미 검토했다"고 일축했고, 계엄상황실에서 "어떡하냐"고 고민하는데, 포고령을 선포해야 한다는 얘기를 듣고, 발표 시각만 고쳐서 그대로 발표했다는 겁니다.
지금이 계엄을 선포할 비상사태냐는 질의에 "아니"라고 생각한다면서도, "군인은 상관의 명령을 따른다"고 항변했습니다.
[박안수/계엄사령관]
"그래도 군인은 또 명령이 오면 정상적으로 수행하는 준비가 늘 되어 있습니다."
박 총장의 말이 맞다면 사실상 허수아비 계엄사령관이었던 셈인데, 윤석열 대통령은 김용현 전 장관과는 달리 박 총장에 대해 '안정적인 군 운영이 필요하다'며 사의를 반려했습니다.
MBC뉴스 신수아입니다.
영상취재: 이지호 / 영상편집: 조민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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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이지호 / 영상편집: 조민우
신수아 기자(newsua@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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