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9명의 희생자가 발생한 제주항공 참사.
사고와 관련해 여러 의문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항공기 기체에 생긴 문제 뿐 아니라, 무안공항의 구조물이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제주항공 여객기는 공항에 동체 착륙하다 활주로 끝 둔덕에 충돌하며 폭발했습니다.
바로 이 '둔덕'이 문제라는 지적입니다.
무안공항의 경우, 2~3미터 높이의 흙더미 위에 콘크리트 구조물을 설치하고 그 위에 로컬라이저 즉 '방위각 시설'을 설치했습니다.
'로컬라이저'라 불리는 방위각 시설은 항공기가 활주로 중앙에 맞춰 착륙하도록 돕는 장치로, 보통 활주로 끝쪽에 세워집니다.
항공기가 비상상황에 충돌하더라도 항공기에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쉽게 파손되도록 설치하는 게 국제 규정입니다.
공항안전운영기준 제 42조에 따르면 '기초구조물은 지반보다 7.5cm이상 높지 않고 부러지기 쉬운 구조로 세워져야 한다'고 돼 있습니다.
이번 참사 이후 무안공항의 둔덕이 문제로 지적되는 이윱니다.
[CNN 앵커: 그런데 활주로 끝 쪽에 구조물이 있었습니다. 비행기가 동체착륙을 하다 방위각 시설에 부딪혀 화염에 휩싸였는데요, 왜 이런 구조물이 활주로에 있는 건가요?]
[데이빗 수시/CNN 항공 안전 분석가: 그것이 저의 가장 큰 의문입니다. 공항은 비행기가 랜딩 기어 없이도 착륙할 수 있도록 설계됩니다. 활주로 양 끝쪽에 장애물이 없어야 하지요. 이번의 경우, 왜 콘크리트 구조물이 바로 그 위치에 있어야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제가 갖는 다음 의문은 해당 공항의 설계가 국제 기준을 충족했느냐입니다. 이 부분에 대해 당국의 철저한 조사가 이뤄져야 합니다.]
국토부는 콘크리트 재질의 방위각 시설은 국내 다른 공항에도 설치된 것이라며 사고와 연관성이 있는지 조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무안공항은 활주로가 끝나는 지점을 넘어서면 아래로 낮아지는 지형이라, 둔덕을 쌓아 로컬라이저의 높이를 높인 것이고, 이는 규정 위반이 아니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럴 경우에도 비행기 기체에 큰 피해를 주지 않고 비행기가 쉽게 뚫고 지나갈 수 있는 철골 구조물을 올려 로컬라이저의 높이를 맞추는 게 일반적이라고 항공업계 관계자들은 지적합니다.
(취재: 조지현 / 영상편집: 이승희 / 제작: 디지털뉴스편집부)
조지현 기자 fortun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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