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진 서시천 제방
(구례=연합뉴스) 박철홍 기자 = 9일 오전 전남 구례군 구례읍 섬진강 지류인 서시천의 제방이 전날 내린 폭우에 무너져 있다. 2020.8.9 pch80@yna.co.kr
(구례=연합뉴스) 천정인 기자 = "섬진강 하류에 사는 사람들은 다 죽어도 괜찮은 건가요."
기록적인 폭우로 수해를 입은 전남 구례군 구례읍 양정마을 이장 전용주 씨는 "전문가가 아닌 우리들은 홍수위 조절에 대해선 잘 알지 못한다"며 "전문가들이 계획을 세우고 국민들의 피해가 없게끔 방류를 해야 하지 않겠냐"고 지적했다.
섬진강이 갑자기 불어나 서시천 제방이 무너지며 양정마을을 포함해 구례읍 오일시장 등은 순식간에 막대한 침수 피해를 보았다.
특히 양정마을의 경우 소를 키우는 축산농가가 많아 피해가 더 컸다.
전씨는 "침수로 인해 키우던 소들의 50%가 폐사했고, 살아남은 소들도 언제 죽을지 모르는 상황"이라며 "계획도 없이 무작정 댐을 방류한다면 댐 아래에 사는 사람들은 다 죽으라는 말과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구례읍에 살며 침수 피해를 본 김모(43) 씨는 "얼마나 급하게 대피했던지 옷 하나 제대로 가지고 나오지 못했다"며 "댐 방류량을 늘린다는 소식을 방류 직전에 알려주면 지자체와 주민들은 어떻게 대비하라는 것이냐"고 분통을 터트렸다.
또 "댐 관리소 측은 절차에 따라 방류했다고 하지만 절차보다 사람이 먼저 아니냐"며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리까지 잠긴 물
(구례=연합뉴스) 천정인 기자 = 8일 오후 전남 구례군 구례읍 도심이 폭우로 잠기자 구조대가 고무보트를 타고 고립된 주민을 구조하고 있다. 2020.8.8 iny@yna.co.kr
주민들은 섬진강 댐 관리사무소 측이 수위 조절을 제대로 못 했다거나 방류 사실을 제때 알리지 않았다는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특히 방류 시작 3시간 전에 지자체에 통보해야 하는 관련 규정을 제대로 지키지 않았다고 지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