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지난 12월에 시작된 정부부처들의 신년 업무보고가 어제 마무리됐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한 달간 보고한 부처들에게 했던 말을 MBC가 모아 보니, 가장 많이 쓴 단어가 '시장', '산업', 그리고 '기업'이었습니다.
뭐든 산업으로 육성해야 경제가 성장한다는 인식이 두드러지는데요.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이정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어제저녁 늦게 끝난 금융위원회 업무보고.
윤석열 대통령은 또 "모든 정부 부처가 산업부가 돼라"고 주문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어제, 금융위 업무보고)]
"'모든 정부 부처는 산업부화 해야 된다'는 제 판단 하에…"
작년 말부터 한 달여 동안 이어진 정부 부처의 새해 업무보고.
보고가 끝날 때마다 윤 대통령은 길게는 30분이나 되는 긴 발언을 쏟아냈습니다.
모두발언과 마무리발언을 다 모아 봤더니 깨알같은 글씨로 A4 용지 53쪽이나 됐습니다.
가장 많이 등장한 단어는 '시장'.
153번 말했습니다.
'산업'은 130번, '기업'은 123번 등장했습니다.
철저하게 시장, 산업, 기업을 강조한 겁니다.
산업 논리로부터 국민을 보호하는, 규제 부처들도 예외가 아닙니다.
환경오염을 막는 환경부도,
[윤석열 대통령(1월 3일, 환경부 업무보고)]
"기술로서 풀어나갈 수 있도록 이 분야를 산업화, 시장화해주시기를…"
복지부도,
[윤석열 대통령(1월 9일, 복지부 업무보고)]
"민간과 기업을 참여시켜 준시장화해 어떻게 잘 관리할지…"
교육부에도 시장 논리를 주문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1월 5일, 교육부 업무보고)]
"수요자와 공급자가 자유로운 선택을 할 수 있는 것이 제도상 보장돼야만…"
심지어 정부와 기업이 한몸이 되라는 말도 여러 번 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1월 16일, UAE 순방 중)]
"정부와 기업은 한 몸이고 원팀입니다."
[윤석열 대통령(1월 11일, 외교·국방부 업무보고)]
"정부라고 생각하기보다 우리도 기업의 한 전략부서라는 그런 마음으로…"
대통령의 이런 인식은, 무엇이든 산업으로 육성해야 경제가 성장한다는 생각에서 나온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있습니다.
정부가 기업 편만 들면, 사회적 약자에 대한 보호막 역할은 누가 하냐는 비판입니다.
[우석진 교수/명지대 경제학]
"예컨대 환경이라든가 아니면 노동의 보호라든가 이런 것들을 너무 산업의 논리를 강조하게 되면 국민들이 큰 피해를 입게 되고 우리 전체 국민의 후생이 굉장히 악화될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기 때문에 좀 신중하게 발언하시고 결정하셔야 된다…"
실제로 법인세와 상속세 감세, 노동시간 유연화, 중대재해처벌법 개정 등 윤석열 정부의 주요 정책들은 모두 친기업 편향 논란에 부딪혀 있습니다.
MBC뉴스 이정은입니다.
영상취재: 박종일, 김희건 / 편집: 우성호
MBC 뉴스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전화 02-784-4000
▷ 이메일 mbcjebo@mbc.co.kr
▷ 카카오톡 @mbc제보
영상취재: 박종일, 김희건 / 편집: 우성호
이정은 기자(hoho0131@mbc.co.kr)
[저작권자(c) MBC (https://imnews.imbc.com) 무단복제-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