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무면허 의사와 의료기기 영업사원이 수술한 환자 두 명이 숨진, 파주 마디편한병원사건.
핵심 관계자들이 1심에서 모두 집행유예를 선고받았습니다.
구나연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지난 2018년 4월, 파주 마디편한병원에서 이틀 간격으로 수술을 받은 두 명의 70대 남녀 환자가 잇따라 숨졌습니다.
여성 환자는 수술한 날 밤에, 남성 환자는 뇌사 판정을 받았다가 한 달 뒤 사망했습니다.
두 수술 모두 의사가 한 게 아니었습니다.
여성 환자는 '무면허 의사', 남성 환자는 '의료기기업체 대표'로부터 각각 수술을 받았던 겁니다.
[무면허 의사 (2018년 6월)]
"(여성 환자는) 제가 수술을 했는데, O원장님이 수술한 걸로 돼 있습니다. (남성 환자는) 기구상이 처음부터 끝까지 거의 메인으로‥"
MBC 보도로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진 뒤 4년여 만에, 1심 재판부의 판단이 나왔습니다.
재판부는 이들의 '무면허 의료행위'를 모두 인정하면서, "최대한의 수익을 올리려 한 것이 동기로 보인다"고 판단했습니다.
하지만 법원은 무면허 의료행위에 주도적으로 관여한 병원 관계자들에게 징역 2~3년형을 선고하면서도, 실형이 아닌 집행유예를 선고했습니다.
대리수술을 한 의료기기업체 대표는 특별한 범죄전력이 없고, 무면허 의사는 면허 취소 이전에 다수의 수술경험이 있었다는 겁니다.
두 사람 모두 잘못을 인정하며 반성하고 있다는 이유도 댔습니다.
대리수술에 관여한 병원장 겸 마취의와 간호조무사 등 다른 관계자들도 비슷한 이유로 실형을 선고받지 않았습니다.
유족들은 사건 이후 한 번도 사과받은 적이 없다며, '이들이 잘못을 반성했다'는 재판부의 판단에 분개했습니다.
면허 취소 이전에는 수술 경험이 많은 전문의였다는 재판부 설명에는, 무면허 운전도 전에 면허가 있었으면 괜찮다는 뜻이냐며 어이없어했습니다.
[김모 씨/사망 환자 유족]
"판사 말대로면 음주 취소‥면허 취소돼도 그냥 운전해도 되겠네. 그 전에 운전했으니까?"
마디편한병원은 이번 사건 이후 문을 닫았지만, 피고인들은 지금도 수도권 각지에서 환자들을 보고 있습니다.
MBC뉴스 구나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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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나연 기자(kuna@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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