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우리 국민연금 기금이 파산한 미국 은행에 투자한 것이 있다고 전해드렸는데, 유동성 위기로 UBS에 인수되는 크레디트스위스 채권도 1천억 원 넘게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국민연금 측은 회수가 불가능한 상황은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신용식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파산 위기에 몰린 투자 은행 크레디트스위스를 스위스 최대 은행인 UBS가 전격 인수에 나서며 급한 불은 껐지만, 인수 조건으로 내건 조항 중 하나가 일부 투자자들의 발목을 잡았습니다.
크레디트스위스가 발행했던 약 24조 원 규모의 'AT1 채권'을 전액 상각, 즉 회수 불가 처리하기로 했기 때문입니다.
후순위 채권의 하나인 AT1 채권은 회사가 위기 상황에 빠지면 아예 상환하지 않는 조건이 붙은 채권으로, 이번 사태로 휴지 조각이 된 것입니다.
이런 가운데 국민연금 기금이 크레디트스위스 은행이 발행한 채권을 보유한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지난해 말 기준, 1천359억 원 규모로, 기금이 보유한 전체 해외 채권의 0.21%에 해당합니다.
다만 국민연금은 이 가운데 회수가 불가능한 AT1 채권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황세운/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선순위 채권이니까 우선 변제의 대상이 된다는 얘기인 거고요. 채권 자금으로서 상환받을 수 있는 자금이라는 의미입니다.]
국민연금은 이 밖에도 앞서 파산한 실리콘밸리은행그룹 주식과 채권 1천389억 원, 시그니처은행의 주식 35억 원과 연일 주가가 폭락하고 있는 퍼스트리퍼블릭은행의 주식에도 400억 원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국민연금 측은 리스크 관리에 신경 쓰겠다고 밝혔지만, 잇단 글로벌 은행 유동성 위기에 일부 손실은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영상편집 : 원형희, 그래픽 : 홍성용·김한길)
신용식 기자(dinosik@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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