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행 : 김영수 앵커, 윤보리 앵커
■ 출연 :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 시 [YTN 뉴스와이드]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세계적인 영화 축제 중 하나인 칸 영화제가 우리 시간으로 오늘 새벽 폐막했습니다. 전 세계적인 영화 산업의 고전 속에 관심도 떨어진 걸로 보이는데우리나라에선 영화 티켓 가격 논란도불거지고 있습니다.
관련 내용 김헌식 문화평론가와함께 짚어 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칸 영화제가 폐막했는데요. 수상작 그리고 올해의 특징은 어떻게 돼요?
[김헌식]
수상작 중에서도 가장 주목되는 것이 바로 황금종려상인데 이 황금종려상은 아나토미 오브 어 폴, 그래서 우리 말로 하면 추락의 해부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대체적인 내용은 남편 살해 혐의를 받고 있는 여성이 그것을 벗어나기 위해서 고군분투하는 작품이라고 보시면 되겠고요. 쥐스틴 트리에 감독은 여성감독입니다.
중요한 것은 이번 칸 영화제에서 무려 7편의 경쟁작이 여성 감독의 작품이었습니다. 그러니까 21편 중에 7편이니까 3분의 1이었는데요. 예전에 칸 영화제를 비롯해서 저희가 3대 영화제 여성 감독의 작품이 잘 볼 수 없었다. 그리고 황금종려상에는 상대적으로 남성감독들이 많았다라는 평가를 받았는데 이번에 후보작들도 많았고 또 최종 수상작도 여성 감독의 작품이 받았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칸 영화제가 여성, 다양성, 세대 조화, 통합 그리고 영화의 미래를 지향하겠다는 인식들을 보여줬었는데 그런 점에서 눈길을 끌었고요. 그리고 참고로 원래 칸 영화제를 비롯해서 3대 영화제에서는 기존에 받은 감독들이 수상 가능성이 높은 경향성이 있어요. 그러다 보니까 이번에도 황금종려상 수상 경험을 갖고 있는 켄 로치 감독이 다시 신작을 들고 나왔고, 그래서 기존에 수상했던 감독들이 5편이나 출품했는데 그렇지만 기존 작품상을 받았던 분들보다는 다른 감독들한테 수상을 했던 그런 특징이 있겠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이번에 황금종려상을 받은 작품은 어떤 점을 높이 평가받은 겁니까?
[김헌식]
아무래도 여성주의가 지금 현재 매우 강화되고 있는 그런 상황이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남편 살해 혐의를 받았기 때문에 그것을 그 여성이 굉장히 불리한 위치에서 어떻게 극복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죠. 그래서 이런 사법적 범죄의 용의자로 당했을 때 어떻게 현실들이 여성들에게 펼쳐지는가. 이 점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기 때문에 그런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앵커]
올해는 우리 영화가 경쟁 부문에 초대받지 못 했잖아요.
[김헌식]
그런 부분이 처음에 약간 우리 입장에서는 K무비 활약상을 이 시간에도 많이 말씀드렸었는데 그런 부분에서 경쟁 부문이 아무래도 좀 더 후보 초청을 받게 되면 높은 평가를 받는 측면에서 약간 김이 빠졌다라는 생각은 들었었습니다. 그렇지만 비경쟁 부문이라 하더라도 굉장히 다양한 작품들이 초청이 됐기 때문에 그런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그래서 한국영화 신작 7편이 초청이 됐었습니다. 비경쟁 부문에 김지운 감독의 거미집이 있었고요. 감독주간에 홍상수 감독의 우리의 하루. 또 미드나잇 스크린의 김태곤 감독의 탈출 프로젝트 등이 있었는데요. 그런데 여기서 우리가 흔히 익히 들었던 감독 이름 나오지 않습니까? 그래서 김지운 감독의 거미집 같은 경우는 현지에서 호불호가 갈린 측면이 있습니다.
그 이유는 우리가 유신시대 때 영화 검열이 있었던 상황. 그 상황 속에서 명작을 만들려고 하는 감독과 그 검역 속에서 바뀐 대본을 가지고 잘 이해를 하지 못하는 배우들 사이의 이야기인데 이게 극중곡이라고 해서 우리가 영화를 찍게 되면 영화의 스토리, 그러니까 제작하는 스토리와 그것을 제작하는 가운데서 벌어지는 스토리. 이게 이중적으로 있거든요.
그런 부분에 있어서 설명을 많이 하다 보니까 현지에서는 호불호가 많이 갈리고 심지어 관객이 퇴장하는 그런 일도 있었습니다마는 관객석에 남아 있는 사람들은 굉장히 오랫동안 박수를 치는 그런 극단적인 대비를 보여줘서 어쨌든 실험적인 내용이 많이 있었기 때문에 그렇지 않았나라는 생각이 들고요. 또 홍상수 감독은 감독주간에 초청이 됐는데 우리의 하루는 사실 홍상수 감독의 특징이 굉장히 별것 아닌 상황, 혹은 별것 아닌 소재를 가지고 잘 보여주고 있는 그런 작품들이 보이는데 이번 작품에서도 고양이를 키우고 있는 집에 40대 여성과 고양이가 죽은 70대 노인이 와서 라면을 먹으면서 겪게 되는 굉장히 짧은 이야기를 한편의 작품으로 만들어서 또 폐막작에서 눈길을 끌었고요.
특히 김태곤 감독의 탈출 같은 경우는 유명한 배우들이 나오게 되는데 우리에게는 익숙합니다. 그러니까 공항대교로 일컬어지는 영종대교에서 갑자기 안개 때문에 수십 대의 차량이 충돌하게 돼요. 그러다 보니까 안개가 있는 상황 속에서 갇히게 되고 여기에서 폐기처분될 군견이 풀어지는 상황이 벌어지게 되고 구조하는 헬기가 출동을 했는데 이것이 추락하게 되면서 다리가 끊어지게 되는 그런 상황 속에서 탈출하는 그런 이야기를 가지고 있는데 그런 면에서 미드나이트 스크리닝 같은 경우는 약간 오락성이 강한 작품들을 초청을 하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탈출 프로젝트라고 하는 작품이 있었고요. 특히 비평가 주간에는 잠이라고 하는 작품이 선보였는데 이게 이선균 씨가 출연을 해요. 이선균 씨가 21일에는 두 작품이 동시에 상영돼서 이선균 데이다, 이런 평가를 들었거든요. 탈출하고 잠이 그날 공개가 됐기 때문인데 잠 같은 경우에는 남편이 잠만 들면 깨어나서 이상한 행동들을 합니다. 긁기도 하고 뭔가 갑자기 웃으면서 요리도 해 주고. 그런데 예고편만 보면 굉장히 미스터리 공포 스릴러처럼 보이지만 후반부에는 미신이 들렸다라고 하면서 그걸 퇴치하기 위한 등장인물들의 코믹한 내용들이 들어 있기 때문에 이 점이 색다르게 현지에서 평가받은 것 같고요.
인상적인 것은 시네파운데이션, 그러니까 예전 용어인데 지금은 라시네프로 바뀌었습니다. 이 부분은 학생 부문이에요. 황혜인 감독의 홀이 2등상을 받았거든요. 저는 이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앞에서 우리가 흔히 듣기로는 유명한 감독들, 배우들이 많이 나왔습니다마는 우리 영화의 미래를 위해서는 황혜인 감독의 작품이 수생했다는 점이 이런 점이 굉장히 인상적이고. 그다음에 송중기 씨가 출연했던 김창훈 감독의 화란 같은 경우는 굉장히 밑바닥 인생을 사는 주인공이 이복동생을 보호하기 위해서 강렬한 액션을 보여주면서 그런 메시지를 보여주고 있거든요. 이 작품은 실제로 140여 개 국가에 판매되는 등 대중적으로도 굉장히 주목을 받았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앵커]
평론가님 설명을 들어보니까 영화 한 편, 한 편이 다 궁금해지는데요. 그중에서도 거미집, 김지운 감독과 송강호 감독의 6번째 호흡인데요. 김지운 감독의 초창기 작품이 떠오른다, 이런 평가도 있더라고요.
[김헌식]
그렇습니다. 사실 김지운 같은 경우에는 놈놈놈 시리즈 같이 대중적인 액션 장르를 표방하는 그런 감독으로 유명한 측면이 있습니다. 그런 대중적인 감독이라는 인상이 있었습니다마는 일랑이라는 작품에서도 굉장히 일본 애니메이션을 사실적으로 보여줬습니다마는 실험적인 작업들을 많이 했어요.
그러니까 그때부터 이미 실험적인 작업을 하고 도발적인 작품들을 했는데 이번에 거미집 같은 경우 마찬가지로 시대적 암울한 상황 속에서 감독과 배우들의 고군분투를 통해서 영화 제작인의 고민들 이런 것을 내밀하게 보여주려고 했던 게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들고요.
그런 점에서 영화인들은 굉장히 공감을 많이 하는데, 다만 일반 관객들은 약간 공감을 못할 수도 있습니다. 대개 우리가 명장 같은 경우는 후기로 갈수록 자신들의 실제 삶을 다룬 영화 이야기를 많이 하거든요. 그런데 작품성의 평가와는 상관없이 일반 관객들이 공감할 수 없는 부분들이 좀 있기 때문에 대중적 간극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 부분들을 약간 넘어야 될 과제가 있지 않을까 생각을 해봅니다.
[앵커]
칸 영화제 소식 정리해 봤고요. 우리 영화계 소식도 알아보겠습니다. 우리 극장이 요새 큰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는 이유 중의 하나가 여러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마는 영화표 값이 너무 올랐다는 이야기도 있고요. 먼저 우리 국내 박스오피스 성적이 어떻게 됩니까?
[김헌식]
일단 지금 현재 외화가 많이 점령을 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래서 지금 통계를 보게 되면 외화가 73% 이렇게 차지하고 있고요. 73, 74 정도. 그다음에 우리 영화가 한 25~26 정도 이렇게 포진하고 있는데. 지금 현재 박스오피스 같은 경우도 분노의 질주라고 하는 해외 영화가 포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2위가 범죄도시인데 이 범죄도시는 다음 주에 개봉하는데 워낙 전작 1, 2가 흥행을 했기 때문에 지금 많은 분들이 기다리고 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지금 사전 예약 부분 때문에 2위로 랭크돼 있다고 보시면 되겠고요. 그다음에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같은 경우도 3편이 지금 현재 점유율 8%로 3위를 차지하고 있고 또 지난주에 개봉한 인어공주가 약진을 하고 있어서 4위로. 그리고 그전에 개봉했던 슈퍼마리오 브라더스 같은 경우도 랭킹하고 있는데 전반적으로 보시면 아시겠지만 지금 현재 개봉한 영화 중에는 우리 영화가 한 편도 없는 상황인 것을 확인할 수가 있겠습니다.
[앵커]
아쉬운 상황인데요. 지금 박스오피스 순위를 봤을 때 애니메이션이나 게임의 실사화 영화들이 강세인 것 같습니다. 이 중에 우리나라 만화영화 아기공룡 둘리도 극장판으로 지금 새로 나와서 선방하고 있다고 하던데 어떻습니까?
[김헌식]
지금 애니메이션이 전반적으로 강세인 상황이거든요. 이건 여러 가지로 분석할 수 있는데요. 작년에 우리가 슬램덩크 시리즈도 있었고 그다음에 스즈메의 문단속도 애니메이션이었습니다. 그리고 슈퍼마리오도 그런 축에 속한다고 보시면 되겠고, 또 인어공주도 넓게 보면 애니메이션 장르라고 볼 수 있겠는데요. 한편으로는 이 애니메이션의 특징이 있습니다. 애니메이션은 어떻게 보면 동심을 표방하고 있거든요.
이게 어린이냐 아니냐, 이게 중요한 게 아니고 동심이라는 거고, 그걸 영어로 얘기하면 키덜트라고 볼 수 있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어린아이와 어른이 같이 볼 수 있는 측면이라는 것이고. 그래서 이 아기공룡둘리 같은 경우도 지금 마흔 살이 돼버렸어요. 그렇기 때문에 저 만화영화를 즐겨봤던 분들이 지금 현재 40~50대 이상 포진하고 있다는 걸 뜻하기 때문에 그런 점에서 결국 세대 공감을 할 수 있는 그런 영화나 콘텐츠가 극장에서도 호응을 받을 수 있다라는 점에서 애니메이션 아기공룡둘리의 귀환은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앵커]
아기공룡둘리, 이번에 개봉하는 영화 스토리가 어떻게 돼요?
[김헌식]
그러니까 얼음별 대모험이라고 하는 제목을 가지고 있는데 원래 우리가 아기공룡둘리라고 하면 흔히 아시는 분들은 아기공룡둘리가 어느 날 갑자기 서울에 와서 고길동의 집에서, 외계에서도 오고 탈출한 동물들과 같이 어울려서 집에서 사는 것으로 보여지잖아요. 그런데 우주공간으로 이동하는 약간 초현실적인 측면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 큰 특징이라고 볼 수가 있겠습니다.
이때는 약간은 앞서가는 내용이었기 때문에 그런 점에서 약간 생소하다, 이렇게 생각할 수 있죠. 왜냐하면 서울의 모습이 아니었기 때문에. 지금 화면도 보시면 저렇게 우주 공간으로 4차원적으로 이동하는 모습들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굉장히 시대적으로 앞서갔다. 그리고 저 물고기 캐릭터도 보이시지만 굉장히 지금 세대에 오히려 더 맞는 초현실적인 캐릭터들이 많이 있고요. 그리고 그때 당시에 많은 관객들이 인상적이었던 것이 공룡들을 실제로 많이 등장시켰어요. 그래서 우리가 보편적으로 공룡에 대해서 어린이들이 굉장히 많은 호응을 보내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얼음별이라고 하는 공간 속에서 이렇게 다양한 캐릭터들을 등장시켰기 때문에 앞서간 작품이었다는 점을 말씀드릴 수가 있겠습니다.
[앵커]
이게 둘리가 엄마 찾아가는 그런 내용이죠?
[김헌식]
그렇습니다. 원래 엄마하고 떨어져서 서울에 왔는데. 그래서 결국 엄마를 찾아서 얼음별로 떠난다고 하는 가상공간의 4차원적인 시간여행이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그래서 엄마 찾아 삼만리라고 하는 이야기 스토리가 있지 않습니까. 그래서 엄마를 찾아서 떠나는 모험이라는 것도 동심이고 인류보편적이기 때문에 그런 점에서 여전히 유효하다고 생각이 듭니다.
[앵커]
제가 어렸을 때 이거 보면서 굉장히 펑펑 울었던 기억이 있거든요.
[김헌식]
아마 다시 보셔도...
[앵커]
그럴 것 같아요. 그런 의미에서 성인들의 추억을 소환하는 영화가 되고 있는 것 같은데요. 지금 가족의 의미가 굉장히 많다고 하더라고요.
[김헌식]
앞서서 말씀드린 것처럼 둘리가 마흔 살이 됐기 때문에 그런 점에서 특히 우리가 주목해야 될 점이 무엇이냐면 코로나19 전에도 아마 다 인식하셨을 거예요. 혼자 가서 보시는 분도 있겠지만 다 같이, 가족이 모여서 가시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가족끼리 즐길 만한 콘텐츠가 굉장히 중요하다. 예를 들면 겨울왕국 같은 경우에도 이미 그때 흥행을 월등하게 했던 이유가 가족끼리 같이 볼 수 있는 영화이기 때문에 흥행을 했었거든요. 마찬가지로 1986년에 이 영화가 나왔을 때는 대개 아이들을 보여주기 위해서 억지로 간 측면이 있습니다.
부모님 노릇을 하기 위해서 억지로 갔었는데 지금은 저 영화를 보러 갈 때 아이들 손잡고 가시는 분들이 아기공룡둘리의 팬들인 경우가 상당히 많은 거죠. 그렇기 때문에 단순히 보여주기 위해서 가는 것이 아니고 진짜 좋아했던 팬들이 아기공룡둘리를 보러 가는 건데 이게 사실 저는 굉장히 중요한 의미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디즈니랜드라는 곳은 대개 할아버지와 그 자녀와 손자, 손녀까지도 같이 가기 때문에 수익이 엄청나게 발생을 합니다. 그래서 저는 아기공룡둘리도 우리나라의 디즈니랜드와 같은 킬러 콘텐츠로써의 가능성을 지금 현재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말씀하신 것처럼 가족끼리 예매를 해서 가신다는 것은 디즈니랜드와 같은 수익 비즈니스 모델이 형성되고 있다.
그래서 지난번에 검정고무신 사례도 있었습니다마는 세대가 모두 다 공감할 수 있는 그런 콘텐츠가 무엇보다 중요해졌고 우리가 어려워진 극장, 혹은 영화의 타깃책으로서도 온 가족이 저렇게 즐겨볼 수 있는 콘텐츠가 많아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잘 들었습니다. 성인들의 추억을 소환하는 또 하나의 영화, 디즈니신작이죠. 인어공주 이야기해보겠습니다. 개봉 5일차인데 지금 성적은 어떻습니까?
[김헌식]
일단 지금 국내 개봉 첫날 4만 7000여 명이 돼 있어서 박스오피스 2위에 랭크된 상황입니다. 아직은 지켜봐야 될 입장이기 때문에 누적 관객수는 22만 정도밖에 안 되는 상황이지만 결국 말씀하신 것처럼 가족들이 모두 다 추억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점에서 눈여겨봐야 될 것 같고요. 어쨌든 디즈니 100주년 기념 실사 뮤지컬 영화입니다.
그래서 실사 영화라는 것은 애니메이션 만화영화가 아니고 실제 사람이 등장하는데 여기에 컴퓨터 그래픽을 입혀서 보여주는 영화라고 볼 수 있겠고 뮤지컬 영화의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극중에 배우들이 실제로 노래를 부르는 장면이 나오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뮤지컬 방식들이 낯설었습니다마는 지금 공연계에서는 뮤지컬 시장이 폭발하고 있어서 어쨌든 뮤지컬도 보시고 또 디즈니의 원형적인 것도 보시고 또 실사 배우들의 연기도 컴퓨터 그래픽을 통해서 보실 수 있는 작품이 되겠습니다.
[앵커]
그런데 인어공주의 인어공주 역이 사실 우리가 동화 속에서 보던 인어공주와는 다르지 않습니까? 흑인으로 변한 걸 두고 굉장히 영화 개봉 전부터 설왕설래가 많았는데요. 이 부분은 어떻게 보십니까?
[김헌식]
그렇습니다. 사실 작년부터 할리 베일리가 캐스팅 됐을 때부터 인터넷 상에서는 논쟁이 뜨겁게 달아올랐습니다. 그래서 원작과 다르다. 그 다른 부분이 무슨 부분이냐면 원작에서는 백인 여성이 캐릭터로서 등장하게 되는데 왜 흑인 캐릭터를 등장시키느냐라고 지적을 했었던 거거든요. 이게 사실은 팬덤하고 창작자의 의견이 충돌하는 거 아니냐는 지적도 있어요.
뭐냐 하면 사실 우리가 콘텐츠라는 것은 제작자가 잘 만든 것도 있습니다마는 팬들이 성원을 보냈기 때문이거든요. 그런데 팬들 입장에서는 기존의 인어공주 이미지가 굉장히 강하고 그 캐릭터를 사랑했는데 왜 그걸 갑자기 바꾸느냐라고 지적을 하는 부분이 있어서 결국 충돌했던 지점이 있다고 생각이 들고. 그래서 정치적 문제까지도 있었습니다.
찬성하는 쪽에서는 왜 인어공주를 백인만 해야 되느냐. 흑인도 충분히 할 수 있는 거 아니냐. 그렇기 때문에 정치적 올바름이라고 하는 관점에서 봤을 때 주장을 했는데, 이게 정치적 올바름이라는 것이 인종, 민족, 언어, 종교상의 차별을 수정하는, 교정하는 차원에서 접근하는 것을 이야기하는 거거든요.
그런데 반대로 비판하시는 분들은 블랙워싱 아니냐. 그러니까 블랙워싱이라는 게 화이트워싱에서 나온 것인데 기존에 유색인종이 담당했던 캐릭터를 백인들이 담당했을 때는 화이트워싱, 그러니까 씻어서 다른 캐릭터로 교체한다는 뜻이거든요. 그리고 블랙워싱은 원래 백인이 적합한 캐릭터인데 그걸 흑인으로 왜 인위적으로, 좋은 일 한다는 뜻으로 왜 인위적으로 바꾸느냐. 그래서 블랙워싱이라고 얘기를 하는데, 그런 부분들이 지금 개봉 전에 굉장히 충돌을 해서 본편보다도 훨씬 더 논쟁이 많이 일어났었습니다.
[앵커]
이번 인어공주 영화뿐만 아니라 앞서 개봉했었던 뮬란도 비슷한 전례로 비교가 많이 되더라고요.
[김헌식]
뮬란 같은 경우는 사실 이것과는 같으면서도 약간 다르죠. 그래서 정치적 올바름과 인종의 다양성 문제를 이야기하는 건데 그때는 아시안 계통의 캐릭터였다는 점이었지만 이번에는 백인과 흑인의 관점에서 봤던 측면이 있는데요.
그런데 중요한 것은 현재 그 영화를 보시면 알려진 것과는 많이 다르다라는 것을 생각할 수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실제로 뮬란 같은 경우에는 아시아 계통에 초점을 맞춰서 약간 공간적 배경 같은 경우도 아시아 쪽에 초점을 맞춰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인어공주 같은 경우에는 아예 어떤 특정 공간에서 많이 벗어나 있어요. 시대와 역사와 많이 벗어나 있어요.
그러니까 예를 들면 공간적 배경 같은 경우는 유럽도 아니고 약간 복합적인 공간이거든요. 약간 카리브해 같으면서도 유럽 같으면서도. 이런 측면들이 있고요. 그다음에 뮬란 같은 경우는 하나의 인종만 나오지 않습니까. 그런데 이 인어공주에는 사실은 확인해보시면 아시겠지만 흑인 인어공주만 나오는 게 아니에요. 아시아 인어공주도 나오고 히스패닉도 나오고. 다양한 인종이 나오거든요.
이게 아마 디즈니의 작전이었을 거다, 이렇게 생각이 들어요. 흑인만 내세우면 왜 흑인만 내세우냐라고 해서 논쟁을 부르는데 막상 확인해보면 다양한 인어가 등장한다. 그러니까 우리가 지구 상에 다양한 인종이 있듯이 인어도, 물고기가 다양하듯이 다양한 인종이 있을 것이라는 건데 다만 좀 약간 아쉬운 것은 다양한 인어가 등장함에도 불구하고 그 인어들이 제대로 부각이 안 돼요.
심지어는 제가 세 봤는데 아시아 계통의 인어는 딱 세 장면만 등장합니다. 그것도 한 1초, 2초. 그렇기 때문에 다양한 인어 혹은 인종의 다양성을 보여주는 것을 내재하고는 있습니다마는 그런 부분들을 전면적으로 내세우지 못한 점은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앵커]
이번에는 영화 산업 부문을 짚어보죠. 지금 관객들이 굉장히 많이 줄어서 평년 기준 절반 정도로 떨어졌다, 이런 분석이 나오던데 지금 왜 이렇게 줄어든 겁니까?
[김헌식]
사실 원래는 코로나19라는 것이 굉장히 컸고,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극장에 많이 안 가셨잖아요. 많이 안 가신 상황에서 사실 영화계에서도 예측은 했었어요. 그런데 미국이나 중국 같은 경우는 미국이 한 90%, 중국이 100% 정도 회복했다는 지적이 있었는데 우리 같은 경우는 잘하면 80, 못해도 한 70 정도는 회복하지 않겠는가라고 했는데 60%밖에 회복을 안 했습니다. 그만큼 안 가시는 거죠.
그런데 가신다고 하더라도 거의 74%가 외화를 많이 보시는 그런 상황이고 한국 영화는 25%니까 결국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했을 때 절반밖에 관객들이 안 드시는 그런 상황 속에서 한국 영화 같은 경우는 4분의 1밖에 안 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그런 점이 좀 위기라고 볼 수가 있는데요. 지금 현재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공개되지 못한 영화들이 독립영화를 합해서 120편이나 쌓여 있어요.
120편이나 쌓여 있는 상황에서 지금 극장에서는 어떤 영화를 주로 많이 공개하냐면 할리우드 영화, 대작 영화, 익숙한 영화, 될만한 영화, 그리고 한국 영화 중에서도 뭔가 이건 캐스팅이 좋아서 흥행하지 않겠느냐, 이런 작품들만 선별하고 있기 때문에 다른 쌓여 있는 영화들은 공개가 안 되고 있어요. 이게 왜 문제가 되냐 하면 한국 같은 경우는 작품을 제작해서 공개해서 거기서 수익이 나오게 되면 그걸 가지고 다시 재투자를 해야 되거든요. 그런데 그 재투자의 선순환이 지금 끊어진 겁니다.
그래서 지금 현재 한국 영화가 점유율이 적은 것은 현재도 문제지만 앞으로 몇 년간 우리 작품들이 선순환을 이루지 못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그런 점에서 코로나19 때문에 타격을 받은 한국 영화의 미개봉 사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이냐가 굉장히 중요하다.
그렇지만 외화 중에서도 프랜차이즈 영화, 그러니까 전작이 있는 작품들은 또 흥행 호조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라서 멀티플랙스 영화관 구조에서 우리 작품들을 어떻게 다양하게 선보일 것인가, 이게 지금 여전히 과제가 되겠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우리 영화계가 더 성장하기 위해서는 선순환 구조가 잘 마련돼야 한다는 말씀을 해 주신 건데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다시 관객들을 불러모을 수 있을까요? 어떤 여론조사 같은 게 있습니까?
[김헌식]
사실 우리가 흔히 생각을 했을 때 여러 가지 원인 분석이 있습니다마는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비대면 콘텐츠 소비 현상으로 OTT가 많이 약진했습니다. 약진한 상황에서 가격대와 이런 것을 비교했을 때 영화 가격이 많이 올랐거든요. 그래서 약간 아쉬웠던 게 뭐냐 하면 세 차례 이상 올렸어요. 그런데 관객 입장에서 봤을 때는 코로나19 전에 1만 원대 정도 이렇게 생각을 하셨거든요.
그런데 지금 딱 가보니까 5000원 이상 오른 거예요. 그러니까 굉장히 부담감을 느끼는 그런 상황이 돼버렸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영화 가격에 있어서 조정이 필요하지 않나, 이런 생각이 들고요. 그다음에 멀리플랙스 체제하에서 이제는 인기 있는 배우나 감독을 캐스팅하는 일종의 티켓 파워는 조금 버려야 될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중소형 영화들을 통해서 굉장히 순발력 있게 OTT에서 다루지 못하는 작품들을 선보여야 되는데 사실 아시다시피 OTT 같은 경우도 새로운 시도를 하는 것 같지만 기존 유명한 작가, 유명한 감독 또 확실한 팬층이 있는 작품들만 제작하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할리우드는 시각적 효과로 굉장히 많이 현란하게 관객들을 모으고, OTT는 굉장히 감각적이고 굉장히 직접적인 내용들을 많이 다룬다라고 했을 때 결국 저는 앞서서 황혜인 감독도 말씀드렸습니다마는 신예 감독들한테 손익분기점이 그렇게 높지 않은 작품들을 만들 때 기회를 많이 줘야 된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아까 몇 번 말씀드렸습니다마는 지금 적체되어 있는 120편의 영화들을 저는 어떻게든지 국가정책적으로 지원을 해서 그것이 선을 보이게 되고 수익으로 돌아갈 수 있게 해서 선순환이 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렇게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앵커]
우리가 비영화인들은 그만큼 체감을 못하고 있는 게 사실인데요. 영화계 쪽에서는 지금 너무나 심각하다. 제2의 스크린쿼터 제도를 도입해야 된다, 이런 목소리도 나오더라고요.
[김헌식]
사실 제2의 스크린쿼터라는 것은 앞서서 말씀드렸듯이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같은 경우 아바타도 그렇고 탑건도 그렇고. 그리고 이번에 선을 보였던 분노의 질주도 다 마찬가지로 시리즈 영화들입니다. 그리고 두 번째는 대형 제작비를 들여서 시각적으로 소비를 견인하고 있는 효과죠. 그러니까 예를 들면 굉장히 화려한 그런 차량신을 보려면 4D 영화, 아이맥스 영화이런 걸 볼 수 있는 형태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래서 문제의식은 그럴 수 있습니다.
외화가 너무 많이 점령했기 때문에 스크린쿼터가 필요하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결국에는 우리의 자생력을 키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그다음에 우리 영화가 그동안 멀티플랙스를 중심으로 규모를 많이 키워서 시도를 많이 했었어요.
그런데 작년에 400억, 500억, 거의 600억 가까이 들인 작품들이 다 흥행 참패를 했거든요. 그런데 거꾸로 예를 들면 손익분기점이 160만이었던 육사오라든지 그리고 230만 정도였던 올빼미 같은 경우에는 성공을 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손익분기점을 적절하게 구축하면서 새로운 신예 감독들한테 기회를 주고 그다음에 OTT에서 다루지 못했던 흥행코드들을 접합시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래서 기계적으로 스크린 관련돼서 쿼터량을 제한하기보다는 그동안 우리가 많이 지적했던 원론적인 우리 영화의 다양성이라든지 그리고 새로운 시도들을 주목을 해야 된다는 겁니다. 그래서 사실 언론매체에서는 아직도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을 많이 언급하거든요. 그런데 기생충은 이미 4년 전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나오기까지 이미 거의 10여 년 동안 봉준호 감독 관련된 지원과 또 비슷한 영화들에 대한 지원들이 많이 있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길게 보고 제2의 봉준호를 만들기 위한 수순에 나서야 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칸 영화제를 비롯해서 K영화 산업, 우리 지금 영화 산업의 현주소, 또 방안까지 짚어봤습니다.
김헌식 문화평론가와 짚어봤습니다. 잘 들었습니다.
YTN 김정회 (junghkim@ytn.co.kr)
※ '당신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카카오톡] YTN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02-398-8585
[메일] social@ytn.c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대한민국 24시간 뉴스채널 [YTN LIVE] 보기 〉
뉴스 속 생생한 현장 스케치 [뉴스케치] 보기 〉
'한방'에 핫한 '이슈' 정리 [한방이슈]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