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31일) 대량살상무기확산방지구상(PSI) 해양차단훈련이 제주도 동남방 공해상에서 시작합니다.
우리나라 해군이 주관하는 다국적 훈련으로 미국과 일본, 호주 등 6개국이 참가합니다.
일본 해상자위대 호위함 하마기리함이 지난 29일 부산항으로 들어오면서 욱일기 논란이 가열하고 있습니다.
'욱일기' 게양한 일본 함정 부산 입항(지난 29일).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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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선에 내걸린 '욱일' 문양의 자위함기가 일본 제국주의 침략전쟁의 상징인 욱일기와 원의 위치와 조금 다를뿐 사실상 똑같다는 해석이 많기 때문입니다.
욱일기는 1870년 일본 제국주의 육군이 공식적으로 채택했고, 1889년 해군이 받아들였습니다.
이후 2차 세계대전 패망 이후 공식 사용을 않다 1954년 자위대법 시행령과 함께 슬그머니 다시 등장합니다.
해상자위대는 제국주의 해군의 깃발을 그대로 계승했고 육상자위대는 모양을 다소 수정해 현재 사용 중입니다.
욱일기 논란의 핵심은 전범기라는 것입니다.
독일 나치의 상징인 하켄크로이츠와 같이 군국주의와 침략전쟁의 상징물로 꼽혔는데 법적으로 사용을 금지한 독일과 달리 일본의 활용법은 크게 다른 모습을 보였습니다.
일본 우익 등 일각에서는 수백년 동안 군사부문과 일상에서 사용된 깃발과 1920~40년대 한시적으로 채택된 나치당의 하켄크로이츠는 다르다고 강변하기도 합니다.
일본의 역사 왜곡에 지속적으로 목소리를 내온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이번 해상훈련에 참여하는 4개국 군대에 메일을 보내 '자위함기'는 실제 '욱일기'로 나치의 하켄크로이츠와 같은 '전범기'라고 상세히 밝혔습니다.
서 교수는 [담박인터뷰]에서 "일본은 욱일기가 제국주의 침략전쟁에 사용됐다는 역사적 사실만 쏙 빼고 홍보하고 있다"며 다국적 훈련이나 국제스포츠, 문화 행사 등 "세계가 주목하는 자리를 도리어 욱일기의 실체를 알리는 기회로 삼아야한다"고 주문했습니다.
"일본 정부가 자위함기는 욱일기라고 사실상 인정했다"며 "우리 정부가 이제라도 이 문제를 짚어나가야 할 것"이라고도 강조했습니다. 민간 차원의 바로잡기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정부 등 공적 영역에서 적극적으로 나서줬으면 좋겠다는 주문입니다.
담박인터뷰
진행 - 전용우 선임기자
대담 - 서경덕 교수 / 성신여대
일시 - 2023.5. 29
▷'하켄크로이츠'는 종전 이후 법적 금지...'욱일기'는 50년대 초반 재등장
▷"일, 전쟁 때 사용한 역사적 사실 쏙 뺀 홍보가 가장 큰 문제점"
▷"일 정부, 자위함기는 욱일기 사실상 인정...우리 정부, 이제라도 이 문제 짚어 나가야"
▷반일정서 차원 문제 제기?..."역사 왜곡의 한 부분으로서 일본에 항의해야"
▷정부 대응에 아쉬운 점?..."역사 왜곡 증거들 자료 만드는데 정부도 힘 모아야"
인터뷰 전문
Q 일본 욱일기는 독일 나치당의 '하켄크로이츠'랑 같은 전범기다 이렇게 의견을 내셨잖아요. 근거는요
A “다른 나라를 침공했을 때 전면에 내세웠던 깃발이었다라는 거죠. 전쟁 깃발로 사용돼 왔고요. 독일의 하켄크로이츠 같은 경우에는 2차 세계대전 이후에 법적으로 금지됐던 것과 달리 일본에서는 종전 이후 잠시 동안만 사용하지 않았을 뿐이었습니다. 하지만 1950년대 초반 해상자위대와 육상자위대를 창설하면서 다시금 사용을 하게 됐다라는 것이죠. 아시아인들에게 어떤 전쟁의 공포를 다시금 상기시킬 수 있는 그러한 깃발이기 때문에 이런 부분을 사용하지 말아야 된다는 부분을 국내외에 널리 좀 알리고 싶었습니다.“
Q 1998년, 2008년에도 우리나라 관함식에 욱일기(자위함기)가 왔었는데, 우리나라에서도 교수님 같이 주장을 펴시는 분들 목소리가 크지 않은 게 아니냐 이런 진단도 있습니다.
A “일본에서는 지금까지 계속해서 어떤 상품의 로고라든지 응원 깃발로 대중 문화에 계속적으로 자유롭게 사용을 해왔던 건 사실입니다. 일본에서는 그러한 (비군사적) 부분들만 전면에 내세우고 있는 상황인데요. 일본 외무성의 홍보 자료에도 자위함에 게양된 깃발 사진과 함께요 1954년에 제정된 자위대법 시행령에 따라 자위함기는 욱일 모양을 사용했다라는 걸 명확하게 지금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일본 정부도 공식적으로 자위함기가 곧 욱일기임을 인정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이제는 우리(정부)도 정확하게 예전에 잘 짚고 넘어가지 못했던 부분을 이제라도 강하게 어필을 해서 사용하지 못하도록 막는 부분이 저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 "욱일기 수백년 동안 폭넓게 사용...하켄크로이츠와 달라"...반박은
A “일본에서 보편적으로 사용해 왔던 것은 사실입니다. 문화적인 생활에서(도) 사용돼 왔지만 일본에서 가장 큰 문제점은 뭐냐면 전쟁 때 사용했던 그런 역사적 사실만 쏙 빼고 홍보를 하고 있다는 거죠. 그게 가장 큰 문제점이고요. 일본 정부가 공식적으로 자위함기가 욱일기라는 부분을 인정하고 있는 상황을 우리는 세계인들에게 홍보하는 것이 중요한 포인트라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Q '욱일기'...반일정서 측면 문제 제기라는 지적은
A “반일 정서에 대한 그런 부분은 아니라고 생각하고요. 역사적으로 분명히 있었던 일들에 관련된 부분을 이제는 미래지향적으로 한일 관계가 가기 위해서는 또 이런 역사에 관련된 정립이 분명히 필요하지 않겠습니까. 욱일기 문제도 일본의 어떤 역사 왜곡의 한 부분으로서 그들에게 지적해서 반드시 바꿔 나가야 될 부분을 얘기를 하고요. 전략이 무엇보다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Q 우리나라에서 욱일기 문제 주장을 펼 때 그 주장이 허술하거나 하면 일본 우익 등에 반격의 빌미가 된다는 지적도 있어요
A “맞습니다. 어떤 역사적인 부분 관련해 우리가 가지고 있는 자료 부분도 잘 정리를 하는 것도 굉장히 중요하고요. 팩트 체크를 통해서 그들이 주장하는 부분에 있어서 잘못된 부분을 우리도 언제든지 치고 들어갈 수 있는 그러한 상황들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 정부 대응에 대한 평가는
A “가장 답답한 부분은 이런 부분과 관련해 역사적으로 전쟁 범죄, 태평양 전쟁이라든지 이런 부분에 증거들이 다 있지 않습니까. 일본 쪽에서 역사 왜곡을 할 수 없도록 하는 그러한 자료들을 좀 만들면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좀 많이 갖고 있었고요. 민간뿐만 아니라 정부에서도 함께 힘을 모은다면 욱일기를 지구상에서 퇴치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만들어낼 수 있을 거라고 확신합니다.
전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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