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이 오늘(31일) 아침 군사정찰위성을 실은 우주 발사체를 쏘아올렸습니다. 하지만 2단 엔진에 문제가 생겨 결국 실패했는데요. 그런데 혼란은 정작 우리나라에서 빚어졌습니다. 발사체를 쏘아올리면서 서울시가 내린 경계경보 때문이었는데, 제대로 된 정보를 담지 못한 문자에 시민들은 혼란스러웠습니다. 그런 와중에 행정안전부와 서울시는 경보가 "오발령이었다" "아니다" 설전도 벌였는데요. 관련 내용을 유한울 체커가 정리했습니다.
[기자]
오늘 준비한 소식은요. < 경보 오발령 > 입니다. 오늘 아침 6시 반이 좀 넘어서였습니다. 아직 비몽사몽하고 있던 저 울 체커, 갑자기 휴대전화에서 울리는 귀 따가운 경보 소리에 화들짝 놀라서 잠이 다 깼는데요. 바로 "서울 지역에 경계경보가 발령됐다. 대피할 준비를 하라"는 내용의 문자가 와 있었습니다.
[이순우/경기 김포시 (JTBC '상암동 클라스') : 사이렌 소리가 너무 크게 나니까 저뿐만 아니고 지하철 옆에 타고 있던 승객들도 많이 당황해하는 표정으로 있었습니다.]
[김예현/서울 양평동 (JTBC '상암동 클라스') : 전쟁 나는 것처럼 아무 내용도 없이 이렇게 문자 온 것 때문에 오히려 더 불안하고 어떻게 해야 되지, 혼란이 가중된 것 같습니다.]
김예현 님 이야기처럼 "아무 내용도 없이 온 문자"는 잠시 뒤에 짚어보도록 하고요. 경계경보가 내려진 이유, 북한이 오늘 아침 6시 29분 평안북도 동창리 일대에서 남쪽 방향으로 우주 발사체를 쏘아올렸기 때문입니다. 어제 북한 '군부 2인자' 리병철 부위원장이 6월 발사를 공식화했다는 소식 전해드렸죠. 그런데 사실 좀 이상한 부분이 있었습니다. 6월 발사라면서, 일본과 국제해사기구에는 31일 0시부터 다음달 11일 0시 사이에 발사를 하겠다고 통보했다는 점이었습니다. 그러더니, 6월까지 하루를 못 참고 오늘 아침 바로 발사한 것입니다.
[김동엽/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JTBC '상암동 클라스') : 리병철이나 이런 것을 통해서 나름대로 상대방들이 우리 정보자산들이 그것을 알지 못하도록 약간의 속임수라든가 이런, 어떤 누출되지 않기 위한 그런 것들은 보인 게 아닌가라고 생각이 됩니다.]
하지만 발사는 실패였습니다. 우리 합참은, 전북 군산 어청도 인근 해상에서 '북한 주장 우주 발사체' 일부로 추정되는 물체를 인양했다면서 사진을 공개했고요. 북한도 발사 2시간 반 뒤인 오전 9시 5분쯤 "사고로 서해에 추락했다", 공식 발표했습니다. 군사정찰위성 '만리경-1호'를 신형 위성 운반 로켓인 '천리마-1형'에 실어 발사했지만, 정상 비행 중 2단 엔진 고장으로 추락했다고 했는데요. 극복 대책을 강구해서, 가능한 빠른 기간 내 2차 발사에 나서겠다고도 했습니다. 어디인지 모르게 마음이 급해 보이는데요. 지난 17일에는 김정은 위원장이 현지 지도에도 직접 나선 적이 있습니다.
[조선중앙TV/(지난 17일) : 총 조립 상태 점검과 우주 환경시험을 최종적으로 마치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비상설 위성발사준비위원회의 차후 행동계획을 승인하시었습니다.]
지금쯤 위성 개발을 총괄하는 국가우주개발국에 불호령을 내리고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한데요. 이번 실패가 11년 전 '광명성 3호'를 실은 '은하 3호' 발사 때와 겹쳐 보인다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둘 다 기술적인 완성도를 높이지 못한 상황에서, 2012년에는 '김정은 체제 출범 축하쇼' 성격으로, 또 이번에는 '전승절 70주년 이벤트' 성격으로 급하게 추진하다가 실패했다는 것입니다. 물론 북한의 '트릭'일 수 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김동엽/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JTBC '상암동 클라스') : 북한한테는 가장 중요한 것이 이것이 급하게 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성공을 하는 게 중요한 거거든요. (우리가) 좀 안이하게 생각을 할 수 있도록 그런 어떤 트릭을 쓴 게 아닌가라고 생각이 됩니다.]
북한의 우주 발사체 도전기는, 다정회에서 계속 챙겨 보시는 것으로 하고요. 이제는 다시 서울에 사는 정회원님들이 받아보셨을 오늘 아침 경계경보 문자 이야기로 돌아갑니다. 아까 첫 번째 픽 시작하면서 보여드린 문자, 서울시에서 먼저 보냈고요. 그런데 조금 있다가 행정안전부는 그 경보는 "오발령이었다", 이렇게 문자를 보냅니다. 하지만 서울시는 아침 7시 25분 "경보를 해제한다"는 문자를 또 보내는데요. 서울시는 "경보 미수신 지역은 자체 경보를 내리라"는 행안부 중앙통제센터의 음성 지령에 따랐다는 반면, 행안부는 "서울시가 지령을 잘못 해석했다"고 반박했습니다. 그러자 오세훈 서울시장, "혼선을 빚어서 죄송하다"면서도 "오발령은 아니다", 직접 기자회견까지 했습니다.
[오세훈/서울시장 : 이번 긴급 문자는 현장 실무자의 과잉대응이었을 수는 있지만 오발령은 아니었다고 판단됩니다. 안전에는 타협이 있을 수 없고 과잉이다 싶을 정도로 대응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서울시는 시민 혼선을 막고 신속 정확한 안내를 위해 경보 체계, 안내 문구, 대피 방법 등에 대해서 더욱 다듬고 정부와 협조해서 발전시켜 나아가겠습니다.]
여기에 대해서는 정회원님들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도 궁금한데요. 우리 백다혜 반장한테 많은 의견, 댓글로 남겨주시고요. 오 시장이 언급한 것처럼, 우리가 또 짚고 지나야 할 문제는 경계경보 문자의 내용입니다. 문자에는 왜 대피해야 하는지, 어디로 대피해야 하는지 구체적인 정보가 없었습니다. 그러면 궁금해서 들여다보는 것이 포털 사이트겠죠. 그런데 네이버도 먹통, 거기에 행안부 안전디딤돌 앱도 먹통이었습니다. 해프닝이기에 망정이지, 실제였으면 어떠했을까요. 우리 문자는 일본의 'J-ALERT'와도 비교됩니다. 여기에는 적어도 "북한 미사일 발사로, 건물 안이나 지하로 대피하라"는 내용은 나와 있었던 것입니다.
그렇다면 오늘처럼 경계경보나 공습경보가 내려졌을 때는 어떻게 행동해야 할까요. '한울스쿨 안전편', 잠시 가동해보면요. 낮에는 지하대피소로 이동하고, 운전 중일 때는 천천히 운행하면서 고가도로나 도심 진입을 피해야 합니다. 또 밤에는 실내외 전등을 모두 끈 다음 대피하고요. 운전자도 도로 우측에 차를 세우고 모든 등을 다 꺼야 합니다. 하지만 이 역시도 정부의 제대로 된 대응이 뒷받침돼야 가능하다는 사실, 잊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표 : 위기일수록 정부는 냉정하고, 또 침착하게 대응해야 합니다. 정부기관끼리도 허둥지둥하면서 손발이 맞지 않아서야 되겠습니까? 국민의 불안과 혼란을 야기할 수 있는 행동을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오늘의 두 번째 픽, < 최루액 재등장? > 입니다. 민주노총이 오늘 서울 도심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었습니다. 오후 1시 용산 대통령실 앞 집회를 시작으로 지금은 광화문에서 주최 측 추산 조합원 2만명이 모여 총력투쟁대회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노조 탄압을 규탄하기 위해서입니다.
[민주노총 관계자 (유튜브 '민주노총') : (저희가 거리로 나온 것은) 노동자 시민의 권리를 억압하고 우리 노동자들을 죽음으로 내모는 윤석열 정권을 더이상 두고 볼 수가 없어서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 일성으로 공정과 자유를 외치더니 노동시간을 주 69시간제로 추진하면서 결국은 과로사를 조장하였고 노동조합을 폭력 집단, 불법 집단으로 매도하며 노동자 죽이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잠시 뒤 저녁 7시부터는 야간 문화제도 진행합니다. 지난 1일 분신해서 숨진 건설노조 간부 고 양회동 씨를 추모하는 행사입니다. 원래 야간 문화제 같은 경우에는 집회·시위법, 즉 집시법상 신고 대상은 아니지만 경찰은 문화제를 빙자한 불법 집회로 볼 수 있다는 입장인데요. 여기에 따라서 지난 25일에는 대법원 앞 금속노조와 비정규직 노동 단체의 야간 문화제도 강제 해산해버렸죠.
[집회 참가자 (JTBC '뉴스룸' / 지난 26일) : 이건 인권침해입니다. 해산할 수 없습니다. 무슨 불법행위를 했다고 잡아가는 거예요?]
경찰은 오늘 야간 문화제에도 같은 잣대를 들이겠다는 입장입니다. 한술 더 떠 캡사이신 분사기까지 준비했습니다. 윤희근 경찰청장, 어제 상황점검회의에서 "해산 과정에서 캡사이신, 즉 최루액 분사기 사용도 준비하라"고 지시했고요. 오늘은 직접 관할서인 남대문경찰서에 회의 참석차 기동복을 입고 와서는 "캡사이신 사용이 강경 진압이라는 주장에 동의할 수 없다", 강조했습니다. 며칠 전 불법 집회·시위 해산 훈련을 하면서 예행 연습까지 했다고 하는데요. 이번에 실제 최루액을 쓴다면 2017년 이후 6년 만입니다. 그런데 이것도 모자라서, 국민의힘에서는 '물 대포'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박대출/국민의힘 정책위의장 (지난 19일) : 추모제를 벗어난 불법집회 양상으로 변질됐을 때 강제해산 했어야, 시켰어야 온당할 것입니다. 물대포 없애고 수수방관하는 물대응으로는 난장 집회 못 막습니다.]
이 발언에 대한 비판이 나오자, 박대출 의장은 전 정권 이야기를 했을 뿐이라고 했지만요. 물 대포 이야기를 꺼내는 것만으로도, 사실 너무나 아픈 과거가 떠오릅니다. 바로 2016년 물 대포에 맞아 결국 숨진 백남기 농민 때문인데요. 2018년 헌재는 최루액을 섞은 물 대포 발사를 위헌이라고 판단도 했습니다. 그러자, 이번에 최루액 '분사기'를 들고 나온 경찰인데요. 이러한 변화, 생각해보면 너무 순식간에 벌어졌습니다. 불과 1주일 전 나온 대통령의 이 발언 때문입니다.
[제21회 국무회의 (지난 23일) : 국민의 자유와 기본권을 침해하고 공공질서를 무너뜨린 민노총의 집회 행태는 국민들께서 용납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우리 정부는 그 어떤 불법행위도 이를 방치·외면하거나 용납하지 않을 것입니다.]
물론 불법 행위가 맞다면, 당연히 거기에 상응하는 조치는 이뤄져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노조 자체를 불법 집단, 더 나아가 무찔러야 하는 적으로 보는 행위는 지양해야 하지 않을까요.
다음 픽은 < 결론 보류 > 입니다.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현장을 살피고 온 시찰단이, 오늘 주요 활동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유국희 단장은 알프스와 K4 탱크 등 방류와 관련한 핵심 주요 설비를 집중 점검하고 왔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유국희/원자력안전위원장·시찰단 단장 : 따라서 현장 직접 확인과 구체적인 자료 확보를 통해서 저희들이 진행해 오고 있는 과학·기술적 검토 과정에서는 의미 있는 진전이 있으나, 보다 정밀한 판단을 위해서는 추가적인 분석·확인 작업이 필요하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다만, 지금 들으신 것처럼 그래서 "오염수 방류는 어떻게?"에 대한 최종 결론은 아직 내리지 못한 상태인데요. 추가 분석 및 확인 작업을 통해 일본의 방류 계획을 종합적으로 평가한 뒤 결과를 공개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오늘 그동안 꽁꽁 숨겨왔던 시찰단 명단도 공개했습니다.
네 번째 픽, < 고맙습니다 > 로 가봅니다. 한때 문을 잠시 닫기도 했지만 서울역 앞을 무려 2년 반 동안 지켜왔던 코로나 임시선별검사소가 잠시 뒤면 문을 닫습니다. 그동안 다른 사람들은 쉬는 날에도 의료진들이 자리를 지키며 고생해주셨는데요. 저도 재작년 추석 연휴 때는 직접 그 현장을 취재하고 오기도 했습니다.
[JTBC '뉴스룸' (2021년 9월 20일) : 휴일도 반납한 채 하루에 7시간씩 좁은 컨테이너를 지키는 의료진들 덕분입니다. 간호사 8명이 조를 짜서 연휴 내내 검사를 합니다.]
[길도원/간호사 (JTBC '뉴스룸' / 2021년 9월 20일) : 저희가 의료인이고 지금 코로나 방역을 위해서 일하는 입장이다 보니까 나와서 일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을 하고…]
모든 의료진들께 다시 한번 감사 인사를 드리면서요. 이렇게 임시검사소가 문을 닫는 이유, 정부가 예고한 대로 내일부터는 코로나가 사실상 '엔데믹'으로 전환되기 때문이죠. 격리는 더 이상 의무가 아니고, 의원과 약국에서도 마스크를 안 써도 됩니다.
마지막 픽은 < 미리 팔았다 > 입니다. 지난해 6월 14일이었습니다. 방탄소년단이 군 입대 등으로 단체 활동을 잠정 중단한다고 직접 밝힌 날이었는데요. 아미인 저도 울고, 제 주식도 울었습니다. 그런데 이 정보를 먼저 접한 소속사 하이브 직원 3명이 미리 보유하고 있던 주식을 매각해 수억원의 손실을 피한 혐의로 검찰에 넘겨졌습니다. 자본시장법상 이렇게 내부자의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투자는 형사 처벌 대상이기 때문인데요. 금감원 측은 "아티스트의 활동 계획 역시 주요 경영 사항으로, 정보가 적시에 올바른 방법을 통해 투명하게 공개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오늘의 뉴스픽은 여기까지입니다. 들어가서 원픽 뽑겠습니다. 뉴스픽5였습니다.
유한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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